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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9.29 20:39:30
  • 최종수정2024.09.29 20:39:30
[충북일보] 30년 넘게 난항을 거듭한 청주교도소 이전의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본보 보도를 통해 경북 청송군의 교도소 유치 희망 의지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청주시는 보도를 접하자마자 교도소 이전 계획에 전향적으로 반응했다. 도내 다른 지자체에서도 청주교도소 유치를 희망하고 나섰다. 보은군은 직접 청주시에 러브콜을 보냈다. 보은군으로 이전해달라는 의사를 피력했다. 교정시설 이전을 지역발전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다. 보은군의 인구규모는 3만 600여명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도내에서도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보은군은 TF팀을 구성하고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걱정했던 법무부의 답변도 긍정적이다. 청주교도소의 타 지자체 이전에 대해 나름 해법을 제시했다. 청주시가 타 지자체와 합의를 이뤄내고 적절한 부지만 제공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에는 모두 54곳의 교정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대전·충청지역에도 9개 시설이 있다. 대부분의 교정시설들은 일제 강점기부터 생겨났다. 1970~1980년대 경제발전 영향으로 교정시설 주변도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시설 전체가 도심권으로 스며드는 모양이 됐다. 청주교도소 이전 논의가 시작된 것도 이즈음이다. 1990년대부터 교도소 이전 논의가 급부상했다. 전국적으로 보면 대구교도소 이전이 완료됐다. 대전과 경남 창원, 강원도 원주, 경기도 안양은 잘 추진되고 있다. 유독 청주만 부지 마련도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청주시가 나서지 않은 건 아니다. 여러 차례 공청회도 했지만 결국 답을 찾지 못했다. 교정시설 이전은 쉽지 않다. 이전이 추진 중이거나 완료된 타 지역 사례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대부분 수십 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대전의 경우 교도소 이전이 건의된 시점은 1997년이다. 대통령 공약을 거쳐 이전 대상지가 발표된 2017년까지 20년이 걸렸다. 대전교도소 이전은 2027년을 전후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추진 시기부터 완료 시점까지 합하면 30년이 걸리는 셈이다.

청주교도소 이전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다. 교도소 이전 부지에 대한 걱정도 사라졌다. 지역 발전을 선제적으로 내다봐야 한다. 교도소 이전을 새로운 지역의 발전 소재로 삼아야 한다. 당연히 이전 후 부지 활용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법무부의 공식답변을 잘 살펴보면 청주교도소 이전을 위해선 2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이전 가능 지역은 청주지역 인근에 위치한 시·군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은군은 이전지로 적절한 지역이다. 그 다음이 이전 부지를 지자체가 제공하고 비예산 사업으로 제공해야한다. 행정용어로 '기부대양여방식'이다. 다시 말해 청주시가 건물을 지어 이전해주고 이전지역 지자체가 현재의 교도소 자리를 무상으로 양여 받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절대 불가능하지 않은 조건이다. 일단 교도소 이전을 요청한 보은군은 청주시와 인접해 있다. 게다가 청주시도 이전에 따른 재원 마련에 대한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청주교도소 이전은 청주시와 보은군이 모두 원하는 일이다. 한 마디로 윈윈 할 수 있는 사업이다. 청주시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청주시는 모처럼 맞은 호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물 들어올 때 배 띄워야 나가는 데 수월하다. 지금 딱 청주에 어울리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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