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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9.26 16:36:41
  • 최종수정2022.09.26 20:20:32
[충북일보] 올 들어 물가 폭등세가 줄기차다. 하지만 쌀값은 폭락세다. 산지 창고마다 쌀 재고량이 산더미다. 쌀값이 오를 리 없다. 농민 심정은 착잡하다. '풍년의 역설'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 시장격리 더 적극적이어야

전국 각지에서 쌀 풍년 소식이 들려온다. 하지만 벼농사 농민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가 없다.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근심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모두 쌀값 하락 때문이다.

농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쌀값이다. 그런데 여전히 하락세다. 지난해 수확기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정부가 며칠 전 37만t 시장격리를 결정했다. 하지만 약발이 거의 없다. 처방 시기가 늦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재고 쌀에 대한 신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햅쌀가격 하락을 막을 선제적 대책도 호소했다.

정부는 쌀 과잉생산 탓으로 돌렸다. 농민들은 잘못된 변명이라고 질타했다. 1년에 40만 t가량의 쌀 수입 국가가 할 말이 아니라고 했다. 쌀 농가와 농협미곡종합처리장(RPC)은 쌀 처리가 걱정이다. 이미 수확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풍년 전망이다. 농민들 걱정은 자꾸만 더 커진다. 풍년에 되레 쌀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시장논리로만 보면 과잉이 부른 참사다. 하지만 쌀은 시장경제 논리로만 접근하기 어렵다. 그만큼 우리의 식생활을 지배한다. 정부 주도 양곡정책이 시행된 까닭도 여기 있다. 풍년의 역설이 양곡정책의 실패인 이유다. 정부는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해 시장격리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언제나 때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소극행정의 결과다. 이번에도 그랬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뒤 행해졌다. 대책 마련 촉구 시위에 겨우 반응했다. 풍년의 역설이 올해로 끝날 것 같지 않다. 쌀값 문제는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에도 쌀 정책은 없다. 불안감이 엄습하는 쌀값 정국이다.

쌀은 우리 농업의 근간이다. 근간이 흔들리면 전체가 위태롭다. 농민 스스로 해결할 선은 이미 넘어섰다. 고도의 예측시스템부터 마련해야 한다. 풍년의 역설 방지는 오롯이 정부의 몫이다. 농민들에게 전가해서 될 일이 아니다. 소비자들도 힘을 보태야 한다. 공급과잉에 대한 당장의 해결 방안은 소비촉진밖에 없다.

한 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시기다. 풍년의 기쁨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농민의 한숨은 점점 더 깊어진다. 쌀 수급이 근본적으로 왜곡된 상황이다. 생존의 차원에서 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농민들은 평생 농사만을 업으로 살았다. 그런 농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해선 안 된다. 손해를 감내하라고도 해서도 안 된다.

풍년은 농사가 잘 된 해다. 마음을 넉넉하게 한다. 물심양면으로 삶을 윤택하게 한다. 농부의 입장에서 보면 풍년보다 더 좋은 게 없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풍년이 돼도 그다지 반갑지 않다. 오히려 더 걱정스러운 해도 있다. 올해가 그렇다. 흉년보다 더 고통스러운 해다. 풍부해진 만큼 쌀값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 국가적 컨트롤타워 있어야

고질적인 쌀 수급 불균형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농민들이 땀 흘려 지은 농사의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과잉생산이 해마다 농민들을 울리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농민들이 수요 예측을 못한 탓이다. 국가적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일부 농산물에 대한 과잉생산 전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 조치로는 미흡하다. 정보 제공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언론 보도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고령 농민이나 소규모 재배농 등에 큰 효과가 없다.

정보를 알아도 대체할 작목도 만만치 않다. 그게 현실이다. 근본적인 처방을 찾아야 한다. 농가소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그래야만 한다. 마땅히 작황이 좋으면 소득이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정확한 재배 의향 조사와 함께 계약재배, 적정생산을 유도하는 게 일차적 과제다. 그런 일을 정부의 컨트롤타워에서 해야 한다. 남은 쌀은 내년 쌀값에 다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당장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부가 나서 찾아줘야 한다. 그래야 풍년의 역설로 인한 농민의 눈물을 닦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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