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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9.06 15:59:12
  • 최종수정2022.12.27 13:47:45

김정호

세종본부장

[충북일보] 조치원읍은 세종시의 북부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조치원은 통일신라시대 최치원(崔致遠)이 이곳에 와서 상업을 장려하고 저자를 개설하였다 하여 그의 이름과 비슷한 이름으로 불렸다는 설이 있지만 분명치 않다. 조선시대에는 이 곳에 원(院)이 설치됐었다. 과객과 상인을 위한 주막촌으로 발달한 가촌(街村)이 원이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지금도 조치원은 국가의 동맥역할을 하고 있는 경부선이 지나고 산업선 역할을 하고 있는 충북선과 교차하는 철도교통의 중심지다.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청주와는 조천을 사이에 두고 이웃하고 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의 생활권은 오랫동안 청주와 연계돼 왔다.

하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세종시 남부지역에 들어서면서 조치원은 새로운 운명을 맞았다. 계획도시답게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멋진 현대화된 도시로 조성됐다. 자로잰듯한 도로와 거리는 물론 하늘을 찌를 듯이 올라가는 빌딩숲은 완전 새로운 세상이었다. 정부 부처도 속속 입주하면서 세종시는 우리나라의 명실상부한 행정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가 형성된 신도시지역은 하루가 다르게 번창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조치원은 상대적으로 지난 10년간 쇠락을 길을 걸었다. 모든 것이 신도심지역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전체적으로 활기를 잃어갔다. 조치원읍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졌다.

이렇게 한동안 침체됐던 조치원이 최근들어 옛 영화를 되찾고 있다. 민과 관이 합심해 조치원을 중심으로 한 북부지역에 각별히 공을 들인 것이 서서히 결실로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경부선 관통으로 오랜 세월 단절이 됐던 조치원을 하나로 이어주는 동서연결도로가 올 상반기에 개통됐고, 시 산하 상당수 기관·단체가 옛 연기군청사를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이런 하드웨어적인 변화는 조치원 도심 활성화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조치원 변화의 진원지는 바로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재생사업에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조치원에서는 의미있는 장소 2곳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하나는 옛 한림제지 공장이었던 '조치원 1927'이며 또하나는 조치원 사람들의 향수가 깃든 '청자장'이라는 이름의 복합문화공간이다.

'조치원 1927'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한림제지 건물 건립 시기로 추정되는 1927년에서 따서 명명했다. 옛 한림제지 공장은 일제강점기였던 1927년 지어져 누에를 치는 잠사 생산을 위한 제사공장으로 사용되다 한국전쟁 때 조치원여고 임시학사로 사용됐다. 이후 1960년대부터 한림제지 공장으로 40여년 간 가동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운영을 멈춰 10여 년간 방치돼 왔다. 도심의 흉물로 방치되다시피한 이 건물은 도시재생이라는 문화의 새 옷을 갈아입으면서 하루아침에 애물단지에서 보물단지로 탈바꿈했다. 150석 규모의 공연과 전시가 가능한 다목적홀을 비롯해 카페 공간과 외부 정원, 원도심 내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가상현실(VR)체험 공간 등이 들어섰다. 소규모 전시공간으로 활용 예정인 '학사동'의 경우 한 때 이곳이 제지공장이었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목욕탕이었던 청자장의 변신도 놀랍다. 1985년 지어져 30년 넘게 방문객들의 쉼터로 사랑받았던 이 곳은 이용자 급감으로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북카페, 창작공작소, 창작스튜디오·게스트하우스, 공동휴게공간과 옥상정원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이 두 장소의 개관 소식이 전해지면서 요즘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찾는 사람도 있지만 상당수는 그 곳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기억의 저편에 있는 추억의 공간이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하는 자신만의 추억의 편린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이 발걸음을 잡은 것이다. 추억에 문화를 덧대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모아진 셈이다.

거대한 인공구조물은 보는 순간에는 놀라울수 있지만 깊은 울림은 없다. 영혼을 흔들고 발걸음을 부여잡는 것은 문화다. 문화가 살아숨쉬는 조치원의 유쾌한 변화에 마음이 달뜬다. 이번 주말 조치원의 새로운 변신을 만끽하고, 돌아오는 길 조치원 중앙시장에 들러 맛있는 먹거리로 가을을 맞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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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