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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9.14 15:51:40
  • 최종수정2021.09.14 15:51:40
[충북일보] 우리는 공직사회에서의 예산낭비 행태나 각종 비위행위를 볼 때마다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당신 가족의 일이라면, 당신의 재산이라면 그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하겠냐고 말이다.

공직비리의 피해는 더 커

그러나 공직자들의 비위행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사욕을 이겨내지 못하고 다수를 불행하게 만드는 우를 범한다. 문제는 불법행위도 세습되고 발전된다는 점이다. 철저한 수사와 처벌만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충북도교육청에 '소고기이력추적제'(모든 소에 12자리 개체식별번호를 부여해 생산, 도축, 가공, 유통 등 단계별로 정보를 기록·관리하는 제도로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위한 것이다)가 도입된 계기는 10여 년 전 아주 작은 제보에서 비롯됐다. 청주 모고등학교 동문체육대회에 통돼지 바비큐가 뇌물로 제공됐다는 내용이었다. 통돼지 바비큐를 제공한 이는 학교급식 식재료를 납품하는 청주 A육가공업체 대표였다. 경쟁관계에 있는 동종업체에서 비위 사실을 제보한 것이다. 이 학교에 육류를 납품하기 위해 동문체육대회에 마리당 100여만 원 상당의 통돼지 바비큐 2마리를 제공했다는 내용이었다.

본격 취재가 진행되면서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문제의 이 업체는 청주지역 상당수의 초·중·고등학교의 급식 식자재 납품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경쟁업체에서 화가 날만도 한 상황이었다. 경쟁업체들은 공개입찰인데도 이 업체를 당해내지 못했다. 이 금액으로는 도저히 납품할 수 없는데도 문제의 업체는 매번 최저가격을 적어내 입찰을 따냈다. 동종업계에서는 문제의 업체가 적어낸 가격으로는 단 1원도 수익을 얻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 이유는 얼마가지 않아 만천하에 드러났다.

문제의 업체는 등록(HACCP)된 육가공시설 외에 무허가 시설을 차려놓고 병든 소나 폐사된, 정상적인 방법으로 도축되지 않은 소를 축산농가나 중개상인으로부터 헐값에 사들여 마치 정상적인 육류인 것처럼 가공해 학교급식으로 납품했다. 교육당국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오랜시간 제공됐다는 점에서 전국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사건으로 기록됐다. 본격적인 경찰수사가 시작됐고 문제의 업체 대표는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가공업체도 폐쇄 조치됐다. 공무원과의 유착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교육당국은 이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관리, 감독의 책임이 뒤따랐다. 교육청은 입찰방식을 개선하는 한편 소고기이력추적제를 도입했다.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업체에 대한 감독이 강화됐다. 학부모 차원의 감시기능도 이 사건을 계기로 생겨났다. 당시 교육위원이었던 김병호 교육감은 감독의 책임을 물어 이기용 교육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이와 유사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답

그러나 최근 10여 년 전과 유사한 사건이 충북교육계에서 발생했다. 납품비리사건으로 교육당국이 연일 시끄럽다. 지난 10일 납품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A씨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 안팎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건설업체를 운영해 온 A씨가 김 교육감 선거캠프 관계자 B씨에게 납품업체를 소개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지난해 2월 이재수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 대표 등 3명이 김 교육감을 배임과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고발인들은 김 교육감이 당선 이후 6년간 2천억 원 이상 교육청 예산을 집행하면서 특정업자에게 납품이 용이하도록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건의 진상이 소상히 밝혀져야 알겠지만 문제가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어 보인다. 공공의 영역에서 벌어진 사건인 만큼 한 점 의혹 없이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야 할 것이다. 결국 피해는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당사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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