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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3.23 16:53:19
  • 최종수정2021.03.23 19:50:04
[충북일보] 봄기운이 완연하다. 도로변으로 딸기밭이 즐비하다. 차창 밖에서 들어오는 봄 딸기 냄새가 신선하다. 요즘 대청댐 가는 길에 볼거리, 먹을거리가 쏠쏠하다. 줄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있는 커피·제빵 전문점 등이 생겨났다. 1년 전만 해도 없었던 국밥집, 청국장 집도 눈에 많이 띈다. 논과 밭을 메우고 산을 깎아 만든 음식점들이다.

먹고 살기위한 노력들

청주 상당구 고은 삼거리에서 상대리 방면으로 차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다 보면 농지 한가운데에 비닐하우스로 꾸며진 딸기밭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누가 봐도 찾는 이 없을 것 같은 위치에 있는 딸기밭이다. 차를 세우고 판매장으로 들어선 순간 깜짝 놀랐다. 테이블마다 손님이 꽉 차 있다. "뭐지"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인기 비법을 금방 발견했다. 이렇게 크고 단 딸기를 정말 오랜만에 맛본다. 향도 좋다. 꽃향기가 난다. 1상자에 2만 원, 2상자를 샀다. 상추도 덤으로 얹어주었다.

판매점 옆으로 비닐하우스로 꾸며진 딸기밭이 있다. 탐스러운 딸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옆 하우스에는 상추 등 싱싱한 채소가 자란다. 좀 전에 덤으로 받은 상추였다. 이날 밤 수확해 다음날 판매할 거란다. 주인장에게 하루 판매량을 물어보니 그냥 웃는다. 필자를 데려간 이가 못해도 수십만 원 정도 팔 거라고 귀띔했다.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생산, 판매한다고 할 때 상당한 수익이다. 이런 곳에서 이 정도 수입이면 도심 점포가 전혀 부럽지 않을 게다.

자리를 옮겨 대청호 주변 식당으로 향했다. 허름한 가건물로 지어진 식당이다. 뭐 이런 곳에 고깃집이 있나 싶은 순간 빽빽이 들어찬 차량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이곳에서 일하는 아주머니 한분이 번호표를 쥐어주며 기다리란다. 이곳은 숯불로 구워주는 돼지목살이 주메뉴다. 20분 정도 기다리니 자리가 났다. 자리에 앉자마자 자동으로 목살 2인분이 도착했다. 내 얼굴만 한 목살 세 덩어리가 먹음직스럽다. 그러나 기다리는 줄을 보니 여유 있게 먹을 수 없었다. 후다닥 배를 채우고 대청호가 내려다보이는 커피전문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 역시 명물인가 싶다. 진입로부터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접촉사고로 인한 정체로 착각할 정도였다. 매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으면 주차요원까지 배치돼 있었다. 주차장이 이미 꽉 찼다며 차를 밖에 두고 걸어 들어오란다. 커피숍 안은 인산인해였다. 코로나19 걱정은 이곳에선 사치다. 빈자리가 없어 커피와 빵을 포장해서 나왔다. 이날 찾은 딸기밭, 고깃집, 커피숍의 모습은 주말이나 휴일, 공휴일의 풍경이 아니다. 평일(금요일) 점심시간대 풍경이다. 장담컨대 충북 최대 번화가인 성안길보다 이곳이 더 성업 중이었다.

변화 못 읽는 행정력

대청호는 매력적인 곳이다. 강이 있고 주변으로 수려한 산들이 둘러싸여 있다.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청호 주변은 대부분 상수원보호구역이다. 때문에 대청호 주변으로 음식점이나 주택 등을 함부로 지을 수 없다. 인근 농토도 대부분 농림지역으로 묶여 있어 개발행위가 제한돼 있다. 행정당국이 마음먹고 단속에 나선다면 상당수의 집과 음식점 등은 불법 건축물로 적발돼 원상 복구되거나 벌금을 내야 할 거다. 그러나 이곳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상권을 형성하며 조금씩 발전해 가고 있다. 이날 만난 주민 대부분은 행정력이 시대의 변화를 못 쫓아간다고 지적했다. 자치단체가 개발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 주어야 하는데 입버릇처럼 상위법 때문에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민 각자가 건축사나 변호사 등을 통해 개발 가능한 해법을 찾는다고 했다. 때로는 행정당국이 아닌 주민 개별로 개발이 이뤄지다 보니 난개발이라는 부작용이 생겨난다. 그러나 이곳 주민들은 살기 위해 몸부림쳤다고 하소연한다. 누구 하나 관심 가져주지 않은 세월이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이제 서야 조금 빛을 보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행정당국이 주민의 욕구를 가능한 선에서 해결해 주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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