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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1.18 16:12:14
  • 최종수정2021.01.18 16:12:14
[충북일보] 빙동삼척비일일지한(氷凍三尺非一日之寒).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물러나면서 한 말이다. 왜 이런 중국의 고사성어를 인용했을까.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강조한 까닭이 뭘까.

*** 지방선거는 선택지 중 하나

'빙동삼척비일일지한'의 뜻을 헤아리면 대략 이렇다. 삼척(三尺)은 1m 정도다. 1m에 달하는 얼음기둥은 빨리 생길 수 없다. 아주 오랜 추위가 이어져야 가능하다. 얼음기둥이 녹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없다. 뭔가 중요한 일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뜻이다.

노 전 실장이 얼마 전 고향인 청주로 낙향했다. 이미 흥덕구에 전셋집을 마련했다. 원하든 원치 않든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충북지사 후보다. 게다가 내년 지방선거 출마설까지 파다하다. 노 전 실장의 등장이 충북 정치권을 흔드는 가장 큰 이유다. 현 이시종 지사는 3선 연임 제한에 해당된다. 차기 도지사 선거에 나설 수 없다. 노 전 실장을 강력한 후보로 만드는 까닭 중 하나다. 노 전 실장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인용된 고사성어의 의미도 완성된다. 절묘한 타이밍에 적절한 등판이다.

노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2대 대통령비서실장이다. 2020년 1월8일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청와대에 입성했다. 2020년 12월31일까지 2년가량 재임했다. 임명 직후부터 경제 활력 제고에 초점을 맞춰 비서실을 이끌었다. 17대부터 19대까지 청주 흥덕에서 내리 3선을 했다. 2017년 8월 문재인 정부 초대 주중대사에 임명됐다. 비서실장 임명 뒤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등을 3대 신산업 육성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의 충북 오송 유치에도 한몫했다.

하지만 부침도 적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여름 2주택을 정리 과정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서울 반포 아파트가 아닌 충북 청주 아파트를 처분키로 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문제는 민심의 바로미터로 작용한다. 여전히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래서 노 전 실장 퇴진은 사실 여러 가지에 대한 책임이다. 물론 청와대 스스로 분위기 쇄신 차원도 있다. 가장 발목을 잡았던 건 아파트 매각 건이다. 본인이 만든 공직자 아파트 보유 기준을 본인이 제대로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전인수의 결과를 초래했다.

노 전 실장의 퇴임식은 취임식 때보다 강렬하지 않았다. '빙동삼척비일일지한'에 비해 '춘풍추상(春風秋霜)'이 더 떠오르는 이유다. 춘풍추상은 <채근담>에 나오는 지기추상 대인춘풍(知己秋霜 對人春風)의 인용이다. 바깥에는 봄바람처럼 너그럽고 스스로는 가을서리처럼 엄격해야 한다는 뜻이다. 퇴임식에서 이 부분을 한 번 더 언급했으면 좋을 뻔했다. 그랬으면 훨씬 인상적이었을 것 같다. 2022년 지방선거는 노 실장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다. 이력만 본다면 노 실장의 충북지사 도전은 이상할 게 없다.

노 전 실장의 충북도내 민주당 기반은 비교적 튼튼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주택 처분의 오류기 치명적 흠결이다. 언행불일치를 의심하게 할 수 있다. 선거전이 시작되면 민심이반을 불러올 수도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의 세 가지 요소를 강조했다. 즉, 로고스(Logos)와 파토스(Pathos), 에토스(Ethos)다. 말하기 전 이치에 합당한지부터 따져야 한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그 다음 나에게 진정성은 있는 지도 살펴야 한다. 설득은 쌍방향 소통의 산물이다.

*** 상대의 눈에서 나를 찾아라

정치는 생물이다. 노 전 실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바른 삶을 살아야 한다. 상대방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노 전 실장에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단어를 권한다. '눈부처'는 네가 있어야 내가 있는 상생의 개념이다. 상호 배제가 아니라 상호 존중이다. 나를 인정해주는 네가 있어야 비로소 너를 통해 나를 볼 수 있다. 너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로 전환해서 세상을 포용하는 태도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주체가 되는 삶이다. 타자에 대한 이해와 타자와 차이를 수용해야 가능하다. 노 전 실장이 충북도민들의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길 소망한다. 그 때 비로소 모든 게 가능하다. 상대의 눈에서 내 눈부처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걸 잡으려면 쥐고 있는 걸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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