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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초등학교 5학년생인 아들이 내게 물었다. "코로나19로부터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들을 지킨다며 학교와 학원 문을 닫게 하면서 학생들이 자주 찾는 PC방이나 놀이공원, 스키장, 햄버거·아이스크림 가게는 왜 영업을 하게 하는 거야"라고 말이다. 이 질문에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정책 결정은 신중해야

고통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K방역의 효력도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이제 남은 희망은 백신과 치료제뿐. 그러나 전 국민을 상대로 접종이 언제부터 시작될지 알 수 없다. 정부도 콕 집어 얘기하지 못한다. 각자 도생하는 분위기다.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불안하다.

혼란과 고통이 지속될 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누군가에게 이 책임을 지우려 한다. 고통의 전환점을 상대에게서 찾는 것이다. 이 같은 인간의 본성을 잘 알고 있는 정치인들은 그래서 대중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작업에 힘을 쏟는다. 지칠 대로 지쳐있는 지금의 고통스러운 처지를 탓하는 분위기가 사회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소상공인들의 외침이 더욱 쓰라려 온다. 왜 음식점 매장영업은 되고 커피숍은 안 되는지, 사우나는 되고 스포츠시설은 안 되는지 종사자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시내버스 감차 운행에 대한 청주시의 방침에 대해서도 불만이 높다. 이용자들은 오히려 출퇴근 시간대 시내버스를 증차시켜 탑승객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책결정권자들의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란 불만이 나온다.

정부가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게 임대료 지원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여당은 자영업자의 임대료 부담을 임대인이 나누도록 강제하는 이른바 '임대료 멈춤법'을 입법하겠다고 나섰다가 임대인과 임차인의 갈등을 부채질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후 이를 보안한 대책으로 내년 1월 지급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3차 재난지원금에 임대료 지원금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집합금지업종이나 제한업종의 부담이 더욱 더 커진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같은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지금 관계부처 내에서 검토되는 이번 피해 지원 대책 내용에 포함해 함께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 현장 상황을 잘 살피지 않고 한쪽 주장에 귀 기울이다 보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좋은 취지가 자칫 누군가에게는 고통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서 정부가 시행한 '착한 임대인' 운동의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는 임대료를 감면해준 임대인에 대한 세제 혜택이 적었기 때문이다. 건물주, 상가소유자라도 대출 부담이 있거나 임대료 수익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정부도 임대인의 재산세 환급이나 건물 매매시 양도소득세 감면 등으로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본질에 주목해야

조급한 마음에 섣부른 정책 추진은 아니 한만 못한 결과를 낳는다. 가장 좋은 예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다. 정부는 수도권 아파트 가격을 잡겠다며 20여 차례에 걸쳐 각종 규제 정책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집값이 폭등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취지는 좋았지만 시장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무지에서 온 결과다. 더 큰 문제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다주택자는 죄인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국민 여론을 분열시켰다. 이 같은 일을 반복해선 안 된다. 정부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확보다. 여러 선진국들은 이미 백신 개발과 확보에 성공해 접종을 시작했다. 국민을 상대로 이런저런 말로 현실 상황을 회피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백신확보와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본질을 보지 않고 곁가지에 치우쳐 갑론을박으로 소중한 시간을 보내선 안 된다. 정부의 노력을 왜곡 날조하는 무리는 국민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란 믿음을 갖고 근본적인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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