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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0.06 13:43:31
  • 최종수정2020.10.06 13:43:31
[충북일보] 무소속 박덕흠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바라보면서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다시 한 번 체감한다. 국가계약법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다. 국가를 당사자로 한다는 것은 건설업체와 국가 간 계약을 채결한다는 의미다.

건설업체와 국가 간 계약

개인과 개인 간의 계약이 아니다. 개인 또는 법인과 국가 간 계약은 조금도 허술하게 체결될 수 없다. 만약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국가가 훨씬 더 큰 처벌을 받아야 한다.

과거 15개의 탁구공을 무작위로 돌려 4개의 복수예가를 뽑고, 복수예가에 근접한 투찰가를 써낸 건설업체가 공사를 수주했다. 이때 낙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일부가 담합을 하고, 심지어 탁구공에 풀칠을 해놓고 손맛을 통해 낙찰자가 결정된 사례도 있었다.

지금은 전자입찰이다. 세계가 인정하는 조달청의 G2B(시설공사 입찰 통합시스템)는 국가와 특정업체가 공모해도 경쟁자들에 의해 적발될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컴퓨터를 해킹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어째든 90년대와 달리 지금의 G2B는 공개경쟁에 매우 최적화된 시스템이다.

박덕흠 의원의 가족회사가 수년 간 4천억 원 상당의 건설공사를 수주했다고 난리다. 일부에서는 4천억 원 전부를 특혜로 규정한다.

가령 4천억 원 중 80% 안팎은 실제 공사비로 사용됐을 것이다. 나머지 20%도 각종 경비와 노동자 인건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본다. 건설업체 이득은 공사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대략 10% 안팎으로 보아야 한다. 즉 4천억 원이라면 400억 원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문제는 박 의원 가족회사가 수주한 4천억 원이 특혜라면 공사를 발주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조달청, 각 공기업 등이 공모 또는 조력했다는 얘기가 된다는 점이다. 입찰업무 관련자나 입찰 대행기관인 조달청 등이 박 의원 가족과 유착해야 가능한 일이다. 나아가 경쟁자들의 견제까지 뚫어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그저 궁금할 따름이다.

그런데 해당 국가기관은 야당 소속인 박 의원에게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을 수 있다. 여당 소속이라도 특혜를 거부했을 것이다.

이런 논리가 확산되자 일각에서는 박 의원 가족 회사의 특허공법을 문제 삼았다. 그럴 수 있다. 박 의원 가족 회사만 갖고 있는 특허공법을 적용하면 설령 원도급자가 되지 못한다고 해도 하도급을 통해 공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특허공법도 자산이다. 특허공법을 획득하기 위해 많은 자금을 투입한다. 소위 연구개발(R&D)에 수십억 원을 투입하는 일반 기업체들과 마찬가지다. 당연히 특허공법을 갖고 있으면 입찰에 유리하다.

그렇다고 해당 특허공법만 적용하도록 국회의원이 강요할 수 없다. 설령 강요한다고 해도 국가기관은 최소 2~3개 이상의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개경쟁 입찰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밟고 또 밟는 여의도

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로나19에 확진되자 경쟁자인 바이든은 트럼프를 위로했다. 잠시 선거운동도 중단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우리는 밟고 또 밟고, 때로는 없는 얘기도 만들어 낸다. 우리 편 1명이 희생되면 상대편도 1명 희생돼야 한다. 여의도 정치권에서 부는 어마무시한 살기(殺氣)는 관전자인 기자들마저 주눅 들게 만든다.

특혜를 받았다면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이는 여야 모두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다.

충북의 한 중견 건설업체의 사장은 최근 SNS를 통해 "국토부와 서울시가 앞장서 수천억 원의 공사를 몰아줬다는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집권당 소속 장관과 시장이 국가기관과 지자체의 수장이 있는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인가. 외국에 수출까지 하고 있는 전자입찰 시스템(G2B)에서 도대체 이게 말이나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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