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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0.05 14:29:55
  • 최종수정2020.10.05 14:29:55
[충북일보] 찬바람이 불어온다. 가을이 스산하다. 추석민심이 불안한 가을정치를 예고했다. 이래저래 평등과 공정, 정의가 걱정이다. 그래도 진실(眞實)의 힘을 믿는다. 거짓은 짧고 진실은 영원하다.

*** 정치와 진실을 다시 생각하자

정치와 진실을 다시 생각한다. 진실은 언제나 사실을 받쳐주는 근본이다. 거짓은 언제나 진실의 적(敵)이다. 가장 큰 적은 진실을 포장하는 신화(神話)다. 거짓으로 종종 진실을 비틀어놓기 때문이다.

조국과 윤미향, 추미애 사태는 잘못 흘렀다. 바람직하지 않은 신화로 그려지고 있다. 우선 진실의 실체가 뒤틀렸다. 어느새 대중 속에 감성적 선입관으로 축적됐다. 말이 생산하는 확대 재생산의 힘 때문이다. 처음부터 합리적 의심을 했어야 했다. 의혹이 만든 괴담의 실체를 파악했어야 했다. 하지만 당사자들도 권력도 그러지 못했다. 과감히 예단에 의존해야할 때를 놓쳤다. 위기관리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권력은 종종 경륜과 직관에서 나온 승부사적 판단을 해야 한다. 그래야 의혹을 보내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대한민국의 정치 소용돌이는 그칠 날이 없었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경제의 격동역시 만만치 않았다. 국민들은 그 속에서 집단 지혜와 경험을 축적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셈이다. 권력의 어설픈 설명을 싫어하는 이유다. 가르치려는 어투에 질색하는 까닭도 같다. 그리고 거짓말엔 분노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는 강렬했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절묘한 단문의 설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유효하지 않다. 중심 어휘가 침몰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활력을 잃고 있다. 권력 참여자들이 일으킨 탐욕 때문이다. 조국, 윤미향, 추미애 사태는 국민적 실망감을 키웠다. 평등과 공정, 정의의 언어를 타락시켰다. 말의 모순으로 국정 난조를 불렀다.

문 대통령의 절묘한 어휘는 국민이 아닌 권력 중심부의 말이 됐다. 개인권력의 언사(言辭)가 됐다. 반칙과 특권을 대변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궤변이 됐다.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되지 못했다.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말로 비유된다. 말로는 여전히 평등과 공정, 정의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자기편의 불공정과 비리, 편파에 눈감았다. 조국에서 윤미향, 추미애로 이어졌다. 모두 국민들을 우롱하는 행위일 뿐이다. 왜 변했을까.

국민들이 분노할 때는 비교적 이유가 분명하다. 작은 일에 밝고 큰일에 어두운 정치인들 때문이다. 편협성과 작별해야 한다. 상황 대처 능력이 곧 실력이다. '내 생각과 내 편이 곧 진리'라는 진영 논리부터 버려야 한다. 정치의 가장 큰 자산은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국민들에게 박수를 받는 행동이다. 잘못된 방향을 바르다고 하는 건 억지다. 국민 신뢰를 잃는 지름길이다.

국민이 정치를 부끄럽게 여기는 나라가 돼선 안 된다. 권력의 중심부부터 각성해야 한다. 선의(善意)와 같은 도덕적 용어로 잘못을 감추려 해선 안 된다. 솔직해져야 한다. 그래야 지금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진짜 실력은 위기 때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어려울수록 기량차이가 분명해진다. 높은 실력을 갖춘 골퍼의 선택과 비슷하다. 실력자일수록 신속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기 전에 손을 내민다.

*** 옳고 그름을 제대로 가리자

옳고 그름을 가리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분명하지 않을 경우가 많다. 전적으로 옳은 건 없기 때문이다. 정치 문제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정치권은 자기 시각에서 모든 걸 예단하곤 한다. 주로 도덕의 잣대를 도구로 이용한다. 권력 주변부의 '내로남불'은 이제 지겹다. 국회의원 배지만 달았다고 다 정치인이 아니다. 책임 전가는 비루(鄙陋)하다. 대개 '남' 이상의 허물을 감춘 행위다.

바람이 불고 가을이 스산하다. 추석민심이 불안한 가을정치를 예고하고 있다. 조지 오웰의 말을 떠올린다. "기만이 보편적인 시기에는 진실을 말하는 게 혁명적 행위다." 그렇다. 진짜 정치인은 짠맛 잃은 소금처럼 침묵하지 않는다. 진실의 한 행을 향해 달려간다. 그렇게 정치인의 언품(言品)을 가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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