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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9.22 19:14:46
  • 최종수정2020.09.22 19:14:46
[충북일보] '나서다'라는 말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어떤 일을) 적극적으로 시작하다. (다른 사람에) 앞장서다. 간섭하다' 등등이 있다. 이처럼 '나서다'라는 말에는 '긍정'과 '부정'이 혼재돼 있다. 말과 행동이 앞섰다가 자칫 잘못하면 '거짓말쟁이'이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반면 코로나19에 앞장선 의료진들처럼 '영웅'이 되기도 한다. '영웅'이라는 의미의 '나서다'라는 말을 듣기 위해서는 신중한 판단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함부로 나서는 사람들

 요즘 함부로 나서는 이들이 많아졌다.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여야 정치인들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공직자들이 함부로 나서 갈등을 키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페이스북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된 이남우 보훈처 차장과 관련해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날 "제가 (차장에게) '다른 일에 신경 쓰지 말고 우리 일에 집중하자'고 이야기했고, 본인(이 차장)도 조직에 대해서 적절하지 못했다고 금방 후회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남우 차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화로 휴가 연장하는 건 특권층에만 허용된 일이 아니다. 부모가 국방부 민원실에 휴가 연장 문의한 게 무슨 문제냐"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이 차장은 국방부에서 인사복지실장을 지내다 지난 8월 보훈처 차장에 임명됐다.

 정경두 전 국방부장관도 공직자로서 현명하지 못했다. 검찰수사 과정에 있는 추 장관 아들 특혜의혹 사건을 단정적으로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잇달아 쏟아냈다. 보수야당의 공세가 있어도 '검찰수사에 협조하겠다. 수사과정에 있는 사건이라 발언 자체가 부적절하다'라는 등의 표현을 썼어야 했다.

 정 전 장관 본인은 떳떳한 발언일지라도 추 장관을 옹호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군이 정치에 개입했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주고 말았다.

 추 장관 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은 검찰수사에서, 법원 판결에서 밝혀질 문제다. 국방부가 국방부장관이, 보훈처 차장이 나설 문제가 아니다. 그들의 의도는 선할지 모르겠지만 공직자가 정치에 관여함으로써 발생하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권이 어지러울수록 공직자는 국민만 바라보고 일을 해야 된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공정하게 맡은바 일을 하면 된다. 공직자가 정치에 개입하거나 이념에 사로잡혀선 안 된다는 말이다. 그 부작용의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공직자 중에는 임명(인사)권자만 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들 역시 국민이 뽑아준 인물인데도 말이다. 자신의 이익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인물이기 때문일 게다.

 그러나 명심할 게 하나 있다. 무슨 의도일지라도 임명권자만 바라보는 공직생활은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에서 주군만 바라보고 일을 했다가 큰 낭패를 보는 일은 아주 비일비재하다. 탄핵으로 물러난 '비운'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그의 말에 토 달지 않고 열심히 받아쓰고 행동했던 참모진 대부분이 감옥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들의 지적 능력이 떨어져서도 아니다. 도덕적 불감증에서 나온 결과도 아니었다. 공직자의 자세를 망각하고, 이념과 패거리 정치에 사로잡힌 결과물이었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등 역대 정권에서 주군만을 바라보고 일했던 공직자들도 똑같은 이유로 고초를 겪었다.

공직자는 국민만 섬겨야

 국민들이 혈세를 내면서까지 공직자의 안정된 삶을 보장하는 이유에는 안전한 세상에서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러한 소중한 바람을 망각하고 특정 인물이나 집단에 호응해 일을 하고, 갈등을 생산한다면 그것은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 정치를 하고 싶으면 정치판에 들어가면 될 일이다. 공직자의 입장에서 정치적 색깔을 내는 것은 주장이나 견해도 아닌 범죄행위다. 표현의 자유와는 또 다른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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