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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5.18 17:10:19
  • 최종수정2020.05.18 17:10:19
[충북일보] 미래통합당과 관련한 말들이 쏟아진다. 한 외부 인사는 "뇌가 없다"는 소리까지 했다. 하지만 정작 당 내부에선 자성의 소리가 없다. 길 잃은 보수정당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 '잃어버린 뇌' 되찾아야 할 때

주호영 미래통합당 신임 대표의 활동이 눈에 띈다.·최근 들어 벌이는 행보가 사뭇 비장하다.·진중권 전 교수까지 불러 쓴 소리를 들었다. 미래한국당과 합당 논의도 벌이고 있다. 물론 구체적 합당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보수 재건 대응책과 다짐도 이어가고 있다. 이미지 마케팅도 부산하다. 그런데 본질적인 진짜 지도부 구성 의지가 없다. 한번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 지도체제를 원점에서 다시 고민해야 한다. 그게 훨씬 낫다.

30~40대 수도권 출마자들이 나섰다. '젊은 미래당'을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길 잃은 보수 정치를 되살리는 길은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반성했다. 맞는 말이다. 그렇게 해야 살 수 있다. 그렇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

초선 중심의 신진 그룹으로 지도부를 구성해보는 것도 대안이다. 신진 그룹이 중심이 돼 당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새롭고 젊은 보수를 기치로 당 재건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 중진들은 총선 참패 책임을 져야 한다.

참회 없는 혁신은 허구다. 대안 없는 투쟁은 공허할 뿐이다. 보수도 이제 진보의 가치를 포용해야 한다. 4·15총선의 본능은 보수 정당에 대한 평가·심판이었다. 유권자들의 성향은 분명하게 노출됐다. 기존 정치판 깨뜨리기였다. 보수 해체였다.

보수는 더 이상 다수가 아니다. 통합당은 4·15총선에서 '샤이보수'의 궐기를 외쳤다. 역량을 총결집해 샤이보수의 결집을 독려했다. 하지만 숨은 표는 10%도 없었다. '아스팔트 보수'의 극단적인 외침은 공허했다. 아전인수(我田引水)가 만든 필패다.

보수든 진보든 내일을 위해 변화해야 한다. 그리고 보수정당은 보수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앞으로 어느 선거가 됐든 필패할 수밖에 없다. 통합당은 그동안 국민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시대를 따라 가지도 못했다.

보수 정당의 승리는 2012년 대선이 마지막이었다. 박근혜 대 문재인의 대결에서 박이 이겼다. 12월 강추위 속에서 벌어진 일이다. 당시 60대 이상 노장층은 추위를 무릅쓰고 대거 투표장에 나갔다. 체제 격변의 위기감 때문이었다.

그 후 보수정당은 몇 번의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통합당도 마찬가지였다. 사즉생(死卽生)의 철학이 없었기 때문이다. 야당의 생존방식은 배수진의 집권의지다. 만족스러운 야당으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패배도 버릇이 된다. 정당의 존재이유는 정권창출이다. 2년 뒤면 대통령 선거다. 누군가 중심 잡고 당을 바꿔나가야 한다. 차기 대선을 준비할 지도급 인사부터 키워야 한다. 당을 이끌 진정한 리더를 찾아내야 한다. 지금의 인사들론 어림없다.

정치의 구성 요소와 정서가 달라졌다. 실리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지피지기(知彼知己)는 투지와 지혜를 생산한다. 상대를 알아야 한다. 그 상대에 익숙해야 한다. 그래야 역전할 수 있다. 그런 인물을 찾아 역습의 결정타를 날려야 한다.

전환점이다. 통합당은 '잃어버린 뇌' 되찾아야 한다. 보수를 버려 보수를 살려야 한다. 낡은 가치를 버려야 한다. 떨쳐내지 못한 과거의 그림자 속에서 미래는 희미해진다. 과거로 회귀는 비극이다.

*** 미래 창조 위해 파괴가 먼저다

위기의 시대다. 이순신 장군을 떠올린다. 그의 상징은 위기 극복이다. 시작은 언제나 정보 수집이었다. 준비는 치밀했다. 방책(方策)은 용의주도했다. <난중일기>에 결정적 구절이 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己知彼百戰不殆).

"나를 알고 적을 알아야만 백번 싸워도 위태함이 없다." 이순신은 조선수군과 왜군을 비교·해부했다. 거기에 균형감과 냉정함을 투사했다. 현재는 과거의 퇴적 위에 서 있다. 과거의 시행착오가 쌓여 현재의 자산이 된다.

김세연 의원(당시 자유한국당)의 21대 국회 불출마 선언문 내용을 떠올린다. "창조를 위해서는 먼저 파괴가 필요합니다. 깨끗하게 해체해야 합니다." 생존의 이치는 언제나 같다. 새로워져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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