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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2.10 14:13:58
  • 최종수정2019.12.10 14:13:58
[충북일보] 갈등은 쌍방향에서 시작된다. 자신의 관점에서 일방의 문제라고 확신하지만, 전후 사정을 돌이켜 보면 대부분 쌍방의 문제를 찾을 수 있다.

선진국 문화와 달리 우리 민족은 갈등을 쉽게 해결하는 방법에 익숙하지 못하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 일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민낯 드러낸 진보

노무현 재단 유시민 이사장의 '조국 감싸기'를 지켜보면서 실소(失笑)를 멈출 수 없었다. 도덕적 문제는 있지만 법적인 책임은 없지 않느냐고 주장하는 대목에서 다른 사람도 아닌 조국 전 장관에게 도덕적 책임은 법적 책임보다 무겁다고 소리쳐 알려주고 싶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춘천시장이 관용차에 깔았다는 1천480만 원짜리 안마의자 사건도 국민들의 가슴을 아리게 만들고 있다. 춘천시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곧바로 청와대에서 선임행정관(2급)을 역임한 사람이다.

이 역시 법적인 책임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관용차에 고급 안마의자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이 어떨지 서둘러 헤아려 필요한 조치를 보여줘야 한다. 물론 그 조치는 단호해야 한다.

집권 여당 또는 친여 인사의 사례만 언급한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 전 정권의 무도한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민적 지지를 얻은 문재인 정부가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은 대통령과 함께 권력을 지탱하고 있는 이너 서클(Inner circle)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주변의 협조, 국민들의 응원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이 모아져야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집권 여당은 사과(謝過)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사람들이 국민의 뜻에 반한 행동을 했다면 신속히 사과해야 한다.

사과를 한다고 해서 위신이 깎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과를 하지 않아 작은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사과를 하고 저두평신(低頭平身)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머리를 숙이고 몸을 낮춰야 한다는 얘기다. 저두평신을 해야 할 사람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기싸움이나 벌이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국민들은 집권 여당을 지지하거나 심판하는 형태의 의사를 표시한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강력한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야당에 대한 관심은 한참 떨어진다.

야당에 대한 심판이 아닌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이 핵심 쟁점일 수 있다는 얘기다. 역대 선거가 모두 그랬고, 내년 총선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단순한 논리를 정치인들은 잘 알지 못한다. 사과 또는 저두평신의 의미를 잊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자신들은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생각에 빠져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수년 전 충북에서 싹쓸이 패배를 예상했던 지금의 민주당 소속 선출직들은 청주 중앙공원에서 시민들에게 '석고대죄(席藁待罪)'를 했다. 그런 사람들을 본 반대 정당 관계자들은 코웃음을 쳤다. 곧바로 치러진 선거에서 석고대죄를 한 사람들은 기사회생했다.

사과 또는 화해를 하는 법

가족 또는 회사 동료 등 일상에서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소소한 이견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면 오늘 당장 사과를 해보자. 사과를 하지 못해 몇 날 며칠 마음이 상했다면 오늘 당장 훌훌 털어버려라. 먼저 사과하는 것이 자존심이 상한다고 버티는 것 보다 먼저 사과해서 얻는 행복이 훨씬 더 내게 이롭다는 사실을 경험해야 한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가 아니라 적당한 거리를 두고 함께 달리는 기차가 돼야 한다.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논쟁할 것은 논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집권 여당부터 변해야 한다. 여당을 지탱하는 세력들도 변해야 한다. 그런 날을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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