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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9.27 17:50:36
  • 최종수정2016.09.27 18:18:56

조혁연

충북대 사학과 초빙교수

1801년(순조 1) 신유박해가 일어났다. 영조의 계비 정순왕후(貞純王后)는 수렴청정 기간 동안 권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천주교를 극심하게 탄압했다. 대대로 노론 집안이었던 그녀(김한구 딸)는 집권 보수세력인 노론과 손을 잡고 천주교를 믿는 사람이 많은 반대세력 남인을 무자비하게 도륙했다.

이 과정에서 남인계열이었던 정약용(丁若鏞, 1762~1836)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약종(若鍾) 이 사형에 처해졌고 약전(若銓)은 흑산도, 약용은 강진으로 유배됐다. 정약용가의 맏사위는 황사영(黃嗣永, 1775~1801)이라는 인물이다. 그는 정약용 맏형인 약현(若鉉)의 딸 명련(命連)과 혼인했다.

그는 신유박해가 발생하자 제천 배론으로 피신, 신학당 뒤편의 토굴에 은거했다. 그는 이 토굴에서 신유박해 참상과 교회재건 방책 등의 내용이 담긴 '황사영 백서'를 써, 중국 북경의 구베아 주교에게 전달하려 했다. 백서는 62×38㎝ 크기의 명주천으로, 그 위에 1만3천300여자의 한자를 적었다.

백서의 내용 중에는 '종주국인 청나라 황제에게 청해 조선도 서양인 선교사를 받아들이도록 강요할 것',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조선을 청나라의 한 성(省)으로 편입시켜 감독하게 할 것', '혹은 서양의 배 수백 척과 군대 5만∼6만 명을 조선에 보내 신앙의 자유를 허용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 등을 제시했다.

지금 봐서는 사대적인 모습이 강하나, 그에게는 더 이상의 순교는 막아야 한다는 절절함이 있었다. 그가 토굴 속에 은거하면서 바깥의 실상을 백서에 상세히 적을 수 있었던 데는 김한빈(金漢彬, 1764~1801)이라는 인물 때문이었다.

김한빈이 드나들었던, 제천 배론신학당 뒷편의 토굴 모습.

충남 보령 태생인 그는 지금의 홍성에서 포수(砲手) 생활을 하다 1800년 상경, 정약종의 집에서 행랑살이는 하면서 천주교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됐다. 그는 이듬해 발생한 신유박해 때 황사영이 제천 배론으로 숨어드는데 길잡이 역할을 했다.

'죄인 김한빈은 충청도 보령현에서 출생하였는데, 본래 정약종의 낭속으로 사술에 빠져 물들었는데, 황사영이 망명할 때에 감히 앞장서서 함께 도망하여 길잡이가 되었고 토굴에 함께 숨어 있으면서 여덟 달에 이르렀으며 황사영의 흉악한 종적과 음모에 관여하여 듣지 않은 것이 없었다.'-<순조실록 1년 10월23일자>

그와 황사영은 배론 토굴에서 8개월가량 생활했다. 그는 이 기간 동안 제천 등 충북지역 뿐만 아니라 과감하게 한양도성 안으로도 잠입, 천주교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경성에 몰래 들어와 옥정(獄情)을 탐문하고는 돌아가 황사영에게 전하였고, 포교에게 붙잡히게 되어서는 중로(中路)에서 도피하여 미련하게 법을 두려워하지 않고 역적을 옹호하는 데에만 마음속으로 생각하였으니(하략).'-<〃>

조선시대 중죄인의 조사·판결서를 모은 책으로 추안급국안(推案及鞫案)이 있다. 여기에는 더 살벌한 추궁이 실려 있다.

'너는 단지 일개 요사스런 역적이 앞잡이이다. 황사영을 섬기면서 종놈처럼 쭉 따라다녔다. (중략) 하는 짓거리가 매우 흉악하고 간사하다. 황사영과 반 발짝도 떨어지지 않았던 자는 너이다. 따라서 황사영의 흉악한 편지의 내력을 하는 자는 네가 아니면 누구이겠느냐.'<추안급국안 순조1>

김한빈은 그해 11월28일 서소문 밖 형장에서 참수형을 받고 순교했다.

/ 충북대 사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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