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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6.21 15:00:18
  • 최종수정2016.06.21 15:00:18

조혁연 객원 대기자

[충북일보] 현존하는 조선시대 고지도 가운데 '1892년 군현지도'(혹은 〃 지방지도)가 있다. 흥선대원군으로 상징되는 19세기말은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기로, 서양 기운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1866년(고종 3) '서세'는 한반도 서해안에도 출현하였다. 미국 제너널셔먼호는 통상을 요구하며 대동강까지 거슬러 올라왔다가 평안 도민들의 장마철 화공(火攻)을 받고 침몰했다. 당시 평안관찰사는 아이러니하게도 후에 개화파의 비조가 되는 박규수(朴珪壽, 1807~1876)였다.

'쇄국'(鎖國)은 나라에 빗장을 지른다는 뜻이다. 흥선대원군 이하응(李昰應, 1820~1898)은 병인양요(1866) 이후 서구 열강의 개항 요구에 맞서기 위해 포수(砲手)들을 집중적으로 양성하기 시작했다.

당시 포수부대는 수도 한양과 병인양요가 일어난 강화도 일대에 집중적으로 배치됐으나 독일인 오페르트의 남연군(南延君, 흥선대원군 아버지) 묘 도굴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는 내륙에도 배치되기 시작했다.

조선시대 황간현은 지금의 충북 영동군 추풍령면과 황간면 일대로, 백두대간 추풍령 이북이 여기에 속한다. 당시 흥선대원군 정부는 추풍령 이북에도 포수부대를 배치하고, 일대를 '포수촌'(砲手村)이라고 명명했다.

<1872년 황간현지도>에 표현된 '新設 砲手村(신설 포수촌)'.

1872년 황간현 지도에는 포수촌의 모습이 비교적 상세하게 그려져 있다. '新設 砲手村'(신설 포수촌)이라는 구절 위에 포 모양이 그림이 정확히 20개 그려져 있다. 이것이 포수 20명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포 20문을 표현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그림은 포수가 '앉아쏴'를 하는 모습 같기도 하고, 포 20문을 배치한 묘사같기도 하다. 다만 20개의 포 모양은 정확히 추풍령 정상을 조준하고 있다.

황간현의 '신설 포수촌'을 지칭한 것은 아니지만, 《고종실록》에 충청도 서해안의 포수청(砲手廳) 설치와 관련된 당시 충청수사 이규안(李奎顔)의 보고 내용이 실려 있다.

"본영은 해안을 방어하는 중요한 곳으로 변경을 튼튼히 지키는 방도로 말하면 포(砲)를 설치하는 것보다 더 긴요한 것이 없습니다. 때문에 도내의 무부(巫夫) 중에서 포에 정통한 사람 300명을 정밀하게 뽑아 난후포수라고 명명하고, 청(廳)을 설치하고 번(番)을 세웠습니다."

인용문에서 보듯 당시 포수는 '무부', 즉 무당들 중에서 긴급 선발해 배치했다. 그러나 당시 포수 모집은 원활하게 진해되지 않았다.

이규안은 "포수들을 장려하는 데 있어서는 포상을 후하게 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며, 그 장려책으로 △4등으로 나누어 포쏘기를 시험하고 △1년간의 점수를 종합하여 우수한 사람 1인을 도시(都試)의 방목(榜目) 끝에 붙인다라는 건의를 했다. '방목에 붙인다'는 것은 무가 합격자 명단에 올린다는 의미다.

<1872년 군현지도>를 보면 추풍령 아래 포수촌이 배치된 것 외에 영동과 옥천현 읍치에는 '포수청'이 설치되었다. 추풍령-영동-옥천-보은을 연결하는 도로는 청주로 이어진다. 추풍령 이북 교통로의 포수촌과 포수청 배치는 청주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적인 고려로도 해석할 수 있다.

/ 충북대학교 사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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