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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4.26 15:13:18
  • 최종수정2016.04.27 13:51:57

조혁연 객원 대기자

문명의 발달이 빨라지기 시작한 고려시대에도 높은 고개를 넘기는 종종 쉽지 않았다. 도둑이 들끓었고 맹수인 호랑이도 자주 출몰했다. 김부식이 지은 《혜음사신창기(惠陰寺新創記)》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보인다.

'호랑이와 불한당으로 인하여 올라오는 사람이나 내려가는 사람이 주저하고 감히 전진하지 못하며, 반드시 많은 동행자가 생기고 무기를 휴대하여야만 지나갈 수 있도록 서로 경계 하였는데도, 오히려 살해를 당하는 자가 1년이면 수백명에 달하게 되었다.'

고려 조정은 그 대책으로 지금의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에 국립숙박시설의 일종인 혜음원((惠陰院)을 세웠다. 혜음원지는 현재 사적 제464호로 지정돼 있고, 이곳을 방문하면 숙박시설 외에 절터와 행궁지를 만날 수 있다.

충북 백두대간에는 제일 북쪽의 단양 영춘면에 여촌령(呂村嶺, 늦은목이), 맨 남쪽의 영동군 상촌면에 우두령(牛頭嶺)이 위치하고 있다. 모두 24개 영로이다. 이들 영로 가운데 충북 백두대간 세번째 고개인 고치령(串赤嶺) 정상에는 산신당이 유일하게 존재하고 있다.

산신령과 단종을 신격화한 그림이 산싱당 내부에 존재하고 있다. 고치령 산신당은 충북 북부와 경북 북부를 넘나들던 보부상들이 무사안녕을 빌던 장소로, 현재는 일부 무속인들이 기도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 문헌을 보면 백두대간 괴산 구간인 조령(새재)에도 산신당이 존재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조선말기의 문신으로 오횡묵(吳宖默, ?~?)이 있다. 그는 정선군수·자인현감·함안군수·고성부사·여수군수 등을 두루 거치는 등 지방행정에 밝았다.

특히 그는 지방 행정의 책임자로서, 관청의 중요한 업무나 사건은 일기체 형식으로 기록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자인현감으로 있을 때 지은《자인총쇄록》이다. 자인은 지금의 경북 경산지역을 말한다.

'월천역, 유주점, 신주막, 수팔리, 수안보, 안보역, 냉정점, 고사리점, 조령관, 문경 초곡을 지났다. 여기서 충주를 통과해 조령을 넘는데 조령을 넘으면서 산봉우리에 제사를 지냈다.'-<자인총쇄록 1888년 9월 10일>

바로 뒤에는 '이것은 읍속이 권한 것으로 그들이 말하기를 "언제나 신연 행차에 이르는 산봉우리입니다. 반드시 술과 과일, 돼지머리로 경건한 정성으로 이곳을 지나야 합니다. 그런 즉 심히 조용하고 편안하게 읍에 도착할 것입니다."라고 하여 허락하고 제사를 지냈던 것이다'라는 내용이 이어진다.

조령 정상에서 충북 연풍쪽을 바라본 모습. 국사편찬위원회 유리필름자료.

인용문의 유주점은 우리고장 충주 달천에 위치했고, '읍속'은 수령 밑의 아전을 일컫는 표현이다. 기록을 보면 오횡묵은 충주-수안보 등의 여로를 따라 조령 정상을 넘었다. 이 도로는 조선시대 최고의 공로(公路)인 '동래로'로, 달리 '영남대로'라고도 불렀다.

그가 술, 과일, 돼지머리 등 제수를 차려놓고 산신령께 고사를 지낸 것은 조령 고개를 무사히 넘게 해달라는 바람 때문이었다. 그만큼 봉건시대에는 큰 고개를 월령(越嶺)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처럼 교통환경이 열악한 탓에 조선시대 처음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주막에서 여로의 고참자에게 이른바 '한턱'을 내곤 하였다.

/ 충북대학교 사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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