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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4.05 14:25:07
  • 최종수정2016.04.05 14:25:11

조혁연 대기자

고려와 조선시대 형벌은 태(笞), 장(杖), 도(徒), 유(流), 사(死) 등 대략 5가지가 공통적으로 존재했다. 태형은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리는 비교적 가벼운 형벌로, '笞' 자에 회초리를 의미하는 대죽변(竹)이 들어갔다.

장형은 길고 무거운 몽둥이로 볼기(히프)를 내리치는 형벌로, '杖' 자에 몽둥이를 의미하는 나무목변(木)이 들어갔다. 도형은 지금의 징역형을 말한다. 유형은 유배형이고, 사형은 죄인의 목숨을 빼앗는 형이다. 이 가운데 유배형은 원칙적으로 압송관이 유배지까지 동행했다.

조선시대 벼슬을 한 죄인은 의금부 관원이, 일반 사족은 형조 관할의 역졸(驛卒)이 압송을 담당했다. 그리고 사형 집행인인 망나니[회자수]에게는 '속참행하(速斬行下)', 즉 단칼에 베어달라는 청탁성 뇌물이 건네졌다. 그래야 고통이 짧았다.

유배인 압송관에게도 뇌물을 건네는 관행이 존재했다. 조선 명종대 대신인 묵재 이문건(李文楗, 1494~1567)이 유배형을 받자 압송관이 찾아와 뇌물을 요구했다.

'새벽에 의금부 서리 최세홍이 나를 찾아왔다. 불러들여 만나보니 유배지가 성주로 정해졌다고 한다. 오늘 마패가 나오면 내일 출발할 수 있다고 한다. 술을 대접해 보냈다. 갓모자 1개, 목면 1동, 흰 가죽신 1켤레, 귀마개 1개, 비옷용 베옷 등을 최세홍에게 보내주었다. 그의 요구가 극히 많아서 충족시킬 수 없었다.'-<묵재일기>

현재 이문건은 우리고장 괴산군 문광면 유평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 정도는 악질이 아닌 편으로, 압송관이 호송 도중에 죄인을 살해한 경우도 있었다. 고려 숙종~인종 연간의 인물로 대신 지록연(智祿延, ?∼1126)이 있다.

그는 인종이 이자겸(李資謙) 일파를 미워하는 것을 알고 이들을 제거하려 했다. 그는 이자겸 세력의 일부를 죽이는 등 기선을 잡았으나 나중에는 붙잡혀 심한 고문을 당한 뒤 원지(遠地)로 귀양 가야 했다.

이때 그의 몸은 너무 심한 고문을 당한 탓에 허물어지기 직전이었고, 당시 압송관은 이런 것이 귀찮아졌는지 그를 도중에 살해했다. 그런데 그 방법이 매우 참혹했고, 그 장소가 우리고장 충주 어디였다.

조선시대 참형 모습. 김유보(金允輔, 1865~1938)의 《형정도첩(刑政圖帖)》.

'이지보로 하여금 지녹연을 순천관(順天館)에 포속(抱束) 고문케 하여 참혹하게 거의 죽음에 이르도록 하고는 그 당(黨) 윤한(尹翰)으로 하여금 원지에 압송 유배하였다. 충주에 이르러 병이 들어 능히 일어나지 못하였으나 기맥은 아직 끊어지지 않았는데 윤한이 지체(肢體)를 끊어 노방(路傍)에 묻고 돌아왔다.'-<고려사 열전 지록연>

인용문의 이지보라는 인물은 이자겸을 아들이다. 그리고 '지체를 끊었다'는 것은 팔·다리 모두를 자른 것을 의미한다. 목숨이 경각에 이른 죄인의 팔·다리를 왜 잘랐는지 분명치 않으나 일종의 '확인 사살'로 여겨진다.

지록연의 처자도 의례 그렇듯이 신분이 격하돼 관노가 됐다. 그러나 이자겸이 척준경에 의해 제거되자 흐름은 반전됐다. 고려 인종은 충주에서 참혹하게 죽은 지록연을 잊지 않았고, 묘를 다시 쓰도록 했다.

'이자겸이 패하자 지녹연의 아들과 사위에게 작(爵) 1급을 하사하고 개장(改葬)케 하였다.'-<고려사 열전 지록연>

/ 충북대학교 사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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