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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0.29 18:02:30
  • 최종수정2014.10.29 18:02:30

신순애

TMI 대표

가을이 한창이다. 녹엽은 어느새 단풍으로 변했고 벌써 낙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 충북일보 지면에서 두 가지 황혼 관련 기사를 볼 수 있었다. 한 가지는 행복한 소식이었고 한 가지는 슬펐다.

10월24일(월)자 1면 오른쪽 상자기사 내용은 80대 노부부의 슬픈 연가다. 모두가 잠든 새벽 5시20분께 음성군 대소면 오류리 80세 윤씨 할아버지의 집 부엌 가스렌지에서 불은 시작됐다. 불은 삽시간에 노부부가 잠든 안방을 삼켰다. 이 사고로 금슬 좋던 윤씨 할아버지와 60여년을 함께 한 할머니 모두 변을 당했다. 치매에 걸린 상태에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사고를 당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다른 한 가지 소식은 아주 대조적이다. 노년의 활기찬 삶을 다룬 행복한 이야기다. 충북 노인들이 인생 황혼기에 열정의 꽃 피웠다는 내용이다. 10월 경로의 달을 맞아 충북도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주최하는 '4회 충북노인문화예술제'가 배경이다. 이 행사에 충북도내 16개 복지관 1천여 명의 노인이 참가해 합창·색소폰·하모니카·하프·기타연주 등 다양한 장기를 선보였다. 한 마디로 노인들의 활기찬 삶의 이야기다.

노년의 삶은 어떻게 사느냐가 아주 중요하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며 황혼 이혼을 선택하는 노부부들도 있다. 통계적으로 보면 지난해 황혼 이혼율이 가장 높았다. 해마다 늘고 있다. 황혼 이혼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오죽했으면 했을까 하는 이해도 있다. 하지만 남은 생을 어찌 혼자 보낼까 하는 우려 역시 떨쳐낼 수 없다.

노년은 함께 하는 게 좋다. 굳이 부부가 아니어도 좋다. 친구로 동료로 함께 할 수 있는 이들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 그 속에서 존재감과 행복감을 찾아야 한다. 노년의 삶은 종착역으로 가는 길목이다. 함께 하는 습관이 좋다.

함께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장 쉽게 취미 활동을 들 수 있다. 요즘 흔한 복지관에서 노래하고 춤을 춰도 좋다. 다만 서로가 함께 할 수 있어야 좋다. 위에서 두 번째로 소개한 기사처럼 각종 대회에 참가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황혼은 낙엽과 같다. 시간의 흐름을 담아내는 자연의 얼굴이다. 혹독한 겨울을 견디며 피어난 새순은 푸른 새싹을 통해 봄의 생생함을 담아낸다. 하지만 시간 안에서 새싹은 푸른 나뭇잎으로 변한다. 그런 다음 붉은 단풍잎으로 물들어 생명을 다한다. 청춘의 시간도 시간 앞에선 어느덧 중년이 된다. 중년의 시간도 찰나의 시간에 노년이 된다. 결국 자연의 낙엽처럼 된다.

인생이란 청춘과 중년, 노년이 합쳐서 만들어 내는 하나의 삶의 연결체다. 굳이 철학적으로 말해보면 인생은 나뭇잎이다. 그런데 참으로 빠르다. 청춘인 듯 했는데 노년이다.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면 어느새 황혼이다. 영원할 것 같은 청춘도 시간 앞엔 맥없다. 의미 있게 보내는 게 중요하다.

단순한 나뭇잎 하나에도 삶의 의지와 가치가 있다. 하물며 사람은 가치 없인 살 수 없다. 노년의 인생도 스스로 자신이 가고자 하는 삶의 길을 찾아갈 때 행복할 수 있다. 어제의 낙엽은 사라져 버렸다. 오늘의 낙엽 또한 떨어져 버렸다. 궁극적으로 어제의 나는 시간의 흐름 속에 잠들어 버린 과거다. 지금의 내 정신과 육체만이 나의 전부다. 모두다.

인생의 고독을 스스로 즐길 필요는 없다. 황혼 인생들이여, 자연의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여라. 그리고 극복하는 행복을 찾아라. 함께 하면 극복이 쉽다. 삶의 고독, 외로움, 허무함은 함께 해야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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