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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3.05 13:19:29
  • 최종수정2014.03.06 23:22:19
얼마 전 사석에서 만난 한의사가 고민을 털어놨다. 돈벌이가 영 시원찮다는 것이다.

지난 설에는 적자가 나는 바람에 세 명 있는 직원 월급을 간신히 맞췄다고 한다.

직원들 떡값은 고사하고 건물 월세가 밀려 한동안 허리띠를 졸라맸었다고도 했다.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믿을 수 없었다. 한의사는 점잖고 돈 많이 버는 전문직이 아니었던가.

그저 그의 푸념이 '밑지고 판다'는 장사꾼의 말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언제부터 한의사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던 걸까.

그의 말을 빌리자면, 1980년대 한의원에서는 침·뜸·부항치료보다 한약이 주된 치료법이었다. 용한 한의원에서 약을 지으려면 몇 시간씩 기다려 진찰을 받고 처방전을 받았다고 한다.

1990년대 초반에는 레토르트 파우치를 이용한 포장법이 개발돼 한약을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게 됐다.

당시 방영됐던 드라마 허준도 한의(韓醫)의 르네상스를 이룩하는 데 한몫했다. 매스컴 덕분에 한약을 찾는 환자는 늘어났고 '한의원은 돈이 된다'는 수식이 따라붙었다.

행복도 잠시, 한의사의 몰락은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팽창, 발기부전치료제의 개발, 그리고 과학적 사고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등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한의학의 입지가 좁아졌다.

게다가 '한의학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폄훼하는 양방 의사들의 세(勢)가 거세지면서 '한의사는 사이비'라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의사들은 한약의 부작용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의료일원화를 주장했다.

사실 의료일원화는 오래전부터 의료계에서 꾸준히 논의돼오던 의제다. 의사와 한의사 간 역할의 공집합이 부각될수록 의료일원화를 지지하는 측이 힘을 얻었다.

하지만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의사와 한의사 간 갈등의 씨앗이 되며 오랜 시간 합리적 논의나 협의 없이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의사들의 주장대로 한방-양방간 의료일원화가 능사일까. 의료일원화는 의사와 한의사 영역의 파괴다. 이는 한의학이 더는 학문으로 자리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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