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석구

충북농협 농촌지원팀장

아주 오래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미술 수업 시간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쌀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라고 하니 아이들이 모두 '쌀나무' 를 그렸다는 웃지못할 일화가 있었다.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은 웬만해선 먹을거리에 대한 교육이나 농업·농촌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요즘도 주변의 도시 어린이들에게 "쌀이 어디에서 나오냐" 하고 물으면 "쌀나무요" 로 대답하는 어린이가 적지 않다.

이는 비단 어린이뿐만이 아니다. 성인들도 우리가 늘상 먹는 음식이나 농산물에 대한 지식에서는 '도시촌놈' 수준을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

쌀밥과 채소 위주였던 우리 식탁은 지난 몇십년간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빵ㆍ햄버거ㆍ피자 같은 패스트푸드로 채워졌다.

이에 따라 먹는 것과 관련한 문제들이 최근들어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대도시의 한 지자체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도시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소아비만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교육부에 따르면 비만 학생 비율은 약 15%가 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초등학생의 경우 3명 가운데 1명꼴로 비만에 해당된다고 밝힌 바 있다.

비만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이제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경제적인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고혈압ㆍ당뇨와 같은 성인병이 크게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매년 수조원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더구나 자라나는 어린이들마저 아토피나 소아당뇨 등 예전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처럼 잘못된 식습관은 국민건강을 해치고 질병 치료를 위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

미국만 하더라도 국민건강을 해치고 국가예산을 좀먹는 비만과 힘겨운 전쟁을 치르고 있을 정도로 '먹거리'와 관련한 문제는 어느 국가에서나 해결해야 할 중요 관심사로 주목받고 있다.

'어릴 때 식생활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아이의 식습관은 영양학적인 차원을 넘어 질병 예방과 마음의 건강까지도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지난 2009년 범국가적 차원의 식생활 교육 전개를 위한 법적 기반인 '식생활교육지원법'이 제정됐지만, 아직까지 식생활 교육이 생활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든다.

잘못된 식습관으로부터 벗어나려면 식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제공되고,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식농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듯 한번 잘못 길들여진 식습관은 여간해서는 고치기 어렵다.

식농교육의 출발은 패스트푸드를 멀리하고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이를 원료로 한 전통음식의 가치에 눈뜨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같은 식농교육은 국민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우리 농축산물과 이를 생산하는 농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새로운 수요 창출로 연계돼 농업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농협이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 '식사랑 농사랑'운동도 식농교육과 그 맥을 같이한다. '식사랑농사랑' 운동은 우리 고유의 먹거리에 대한 도시 소비자들의 이해를 높여 식생활 개선으로 국민건강을 증진하고, 나아가 어려움에 처한 우리 농업과 농업인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한 것이다.이를 위해 농협은 '국민 식생활 개선 캠페인'을 전개하며 올바른 식습관을 전파하고 있다.

국민 식생활 개선 캠페인은 1만명의 어린이회원을 만들어 어린이의 바른 식습관 정착을 유도하고, 주부농산물 체험 구매단을 모집해 가정의 바른 식단 차림법을 제공한다.농협은 또 전국 시ㆍ도교육청과 함께 학교 교과과정과 연계해 2만50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먹거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올바른 식농교육의 또 다른 수혜자는 농업과 농업인이다. 식농교육을 통해 농촌체험학습이 늘면 농외소득이 증가하고, 소비자들과의 풍부한 교류를 통해 농산물 판로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