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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희

청주 예원학원 원장

신뢰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개인과 개인 간에도 신뢰가 무너지면 인간관계가 소원해진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가족 구성원들 간의 신뢰가 무너지면 행복한 가정을 영위할 수 없다. 하물며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더욱이 국가와 국가 간의 신뢰는 국제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떤 면에서는 신뢰는 관계의 요체라 할 수 있다. 이를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로 대체할 수 있겠다. 사람에게 믿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미덕은 신뢰라는 말이다.

공자는 식병신(食兵信)이라는 대화를 통해 '신뢰 혹은 믿음'에 대해 제자들을 설득하였다. <논어> 안연편에서, 공자의 제자 자공이 스승인 공자에게 "정치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니 공자는 "먹을 것을 풍족하게 하고(足食), 병사를 충분히 하고(足兵), 백성의 신뢰를 얻는 것(民信)이 정치의 요체다."라고 하였다. 자공은 셋을 다 갖추기가 어려워서 다시 묻기를, '그 중 부득이 하나를 빼자면 무엇을 빼야하겠습니까·" 공자는 "족병(足兵)을 빼겠다." 라고 대답을 했다. 자공이 또 물었다.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리겠습니까·" 하자 공자는 "족식(足食)을 빼겠다."라고 했다. 계속 되는 질문에 마지막 것인 신(信)에 대해서 그 중요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공자는 믿음이 있다면 일시적으로 먹을 것이 부족하고 전란에 시달려도 그것을 참을 수 있지만 믿음을 잃는다면 곧바로 모두 잃게 될 것이다."

일본의 전국시대에도 믿음을 실천한 좋은 예가 있다. 일본 천하를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이야기이다. 이에야스가 6살 때 이마가와 요시모토에게 인질로 잡혀가게 된다. 인질3명 중, 1살 아래와 1살 위인 어린 아이들이 같이 인질로 잡혀가게 된다. 그 인질들은 많은 시련을 겪게 된다. 그런데 아무리 배가 고파도 음식을 먹음에 있어서 주군의 아들인 이에야스가 먼저 먹기 전에는 절대로 다른 인질들은 음식을 먹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린 나이이지만 허기를 신뢰와 바꾸지 않았다. 주군의 아들에 대한 믿음을 철저히 지켰으며, 나중에는 이들이 일본 천하를 평정하는 데 주역이 된 자들이다.

삼국지 이야기를 하나 더 하고 싶다. 천하의 용장인 여포의 이야기이다. 마중적토 인중여포(馬中赤兎 人中呂布)'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말 중에는 적토마가 으뜸이요, 사람 중에는 여포가 으뜸이라고 하였다. 그런 여포가 왜 삼국을 통일하지 못했을까· 그것은 스승에게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포의 스승은 세공도인이라고 한다. 여포가 시원하게 휘두르는 방천화극의 검법에는 72극이 있다고 한다. 그 절반인 36극을 가르친 후 스승이 여포를 시험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종산의 남쪽에 돌굴이 있는데 그곳에 있는 보물을 가져오라면서 여러 개의 주문 사항을 알려 준다. 그런데 여포는 보물은 가져오기는 하지만 스승의 주문 사항을 어기고 스승에게 거짓 보고를 하였기에 스승인 세공도인은 더 이상 나머지 36극을 가르치지 않았다고 한다. 여포에게 더 이상의 믿음을 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삼국을 평정하지 못한 불운의 장수로 전락하게 되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신뢰를 잃어 허덕이는 것을 많이 본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신뢰를얻지 못하고 궤변만 장황하게 늘어놓는다거나, 지방 자치단체의 단체장과 의원들이 신뢰를 잃어 제자리의 위태로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기업을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여서 올바른 경제의 흐름을 왜곡시키거나 신뢰를 저버려서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는 것을 볼 때, '신뢰, 믿음'은 모든 것의 근간이 되는 것이다. 남녀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믿음이 없는데 어찌 사랑을 줄 수 있겠는가. 가족 관계도 더욱더 신뢰가 중요하다. 가족 간에 신뢰가 무너지면 그 동안 가족 구성원간의 상호 의존적이었던 것들이 무너지고 불행을 초래하게 된다. 이제 남북 관계도 신뢰를 근간 삼아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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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