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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자

청록건설(주) 대표

얼마 전, 늦잠을 잔 중학생 아들 녀석의 지각타령에 학교까지 아이를 차로 태워다 준 일이 있다. 그런데 아이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유인즉슨, 학교주변의 혼잡한 도로상황에 등교하는 아이들이 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유동 차량이 많은 곳이라, 차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아이에게 늘상 하곤 하지만, 등교시간대의 학교 앞 상황을 직접 보니 학부모로서 학교안전 문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청주 시내의 외곽에 위치해 있다. 교문 바로 앞은 시외지역으로 연결되는 외곽도로이고, 학교 앞은 횡단보도 없이 긴 육교를 이용하여 길을 건너야만 한다. 출퇴근 시간에는 밀려나오는 차들이 꼬리를 물고 서 있고, 러쉬아워(rush hour)가 아닌 시간에는 교통 신호가 적은 외곽도로의 장점을 발휘하듯 차들이 질주를 하는 곳이다. 이렇듯 교통사고의 위험이 늘 잠재해 있는 곳인데, 학교 방향으로 진입하는 길에 횡단보도만 있고, 교통안전시설이 전혀없어 아이들이 그냥 길을 건너야 하고, 교문 근처에는 차의 속도를 줄여 주는 차량 방지턱도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 주변에서 학생들의 자전거 사고나 자동차와의 접촉 사고가 가끔씩 일어나기도 한다. 매일 등하교 시간에 학교 선생님들께서 교통 지도를 하시지만, 찰나의 순간에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예방하기에는 학교 주변의 상황이 너무나 위험해 보였다.

이 날 이후, 학교 관계자분과 이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학교 측에서도 이 부분이 늘 염려가 되어, 학교 진입로의 교통안전 시설 설치를 위한 공문을 관련 기관에 수차례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전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외곽도로의 기능이 도심의 교통체증을 줄이고 인근 지역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도록 계획된 것이기 때문에 현행 법규상 횡단보도나 차량 방지턱 같은 도로 시설 설치가 어려우며, 관계된 여러 기관이 협력해야 하는데 그 또한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현장 시찰을 왔으나, 아직까지 그 어떤 실질적인 조치는 이루어진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사람의 생명 안전과 관련한 교통법규는 마땅히 지켜져야 하는 사회의 약속이다. 그러나 그 법규의 실행 이면에 아이들의 등굣길이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면, 관련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방책을 강구해서 아이들을 위험한 환경 요인으로부터 보호해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매일 아침 등교를 하는 아이를 보며 마음 졸이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올해부터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학교 출입 방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학교를 방문해 보니 방문증 발급 안내와 함께 전교직원이 모두 신분증을 패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제도가 정착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리겠지만,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학부모로서 반갑고 또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수시로 발표되는 학교안전 대책에서 학교안전의 뜻이 과연 무엇인지, 우리 사회가 말하는 학교안전이 교문을 들어선 '학교 내 안전'을 뜻하는 것인지 말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건사고를 접하는 삶 속에서 부디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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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