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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미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어느덧 계사년 새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조직 개편으로 정신없었던 시간이었다. 지난 해 청주교육지원청으로 발령을 받아 '교육복지'업무를 맡게 되었다. 그 중 조손가정 대상으로 진행했던 '오순도순 패밀리' 사업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다.

이 사업은 급속한 사회변화와 IMF 이후 심각해진 경제난으로 인해 생겨난 조손가정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통계에 의하면 매년 조손가정은 증가한다고 한다.

조손가족의 문제는 조부모와 손자녀라는 개별 구성원의 문제이기 보다는 가족단위의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사회의 관심이 필요했다.

조손가정의 어르신들은 대부분 고령의 나이로 기본적으로 몇가지 질병을 가지고 생활하신다. 본인의 노후생활도 불안한데 손자녀까지 책임져야 하는 조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 안타까웠다.

불의의 사고, 부모의 이혼, 경제 파탄으로 부모 가출 등 손자녀를 책임져야 할 사연들은 구구절절하였다. 나에게도 나이가 90세가 된 친정어머니가 계신다. 어르신들과 대화를 하면서 마치 친정어머니를 대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갑자기 손자녀를 책임져야 하는 조부모들은 양육하는 것 자체도 힘든 일이다. 손자녀를 어떻게 교육하여야 하는지 특히나 세대차이로 인해 의사소통에 문제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오순도순 패밀리' 사업을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올바른 대화 방법의 교육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열어 주었다. 가족 나들이 야외 행사 활동에서는 서로 부둥켜안으며 즐거워하였다. 가족 영화 관람을 보면서 문화체험도 하면서 가족애도 느낄 수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한 할머니는 "이런 음식은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다."하면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하였다.

지금도 조손가족들의 행복해 하는 모습들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나 또한 행복했었다. 늘 행사 때마다 손을 꼭 잡아주시며 반겨주셨던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해 본다.

지난해에는 초등학교 공동사업으로 아동 재능기부 프로그램 '사랑나누미'와 조손가정 기능 강화를 위한 '오순도순 패밀리', 중학교, 지역사회 복지관과 협력하여 추진하였던 '캡틴 스쿨' 사업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사랑나누미' 사업을 위해 어느 기관을 방문했던 적이 있었다. 그 기관에 계셨던 어르신들은 대부분 장애가 있으신 분들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손을 어루만지며 인사를 하다가 뺨을 맞은 적이 있었다. 주위 분들은 내가 놀란 것과는 상관없이 재미있다는 듯이 한바탕 웃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어르신은 반가운 마음을 뺨 때리는 것으로 표현한다는 것이었다. 뺨을 맞고도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핸드폰 광고에 '빠름'이라는 단어를 강조해 기능의 우수성을 알리는 내용이 있었다. 그만큼 현대 사회는 빠르고 바빠야 남들보다 출세할 수 있고 앞서갈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대 사회에 소외된 사람들은 더욱 외로워진다. 우리 사회 변화가 아무리 '빠름'일지라도 이웃을 생각하는 우리 마음은 '느림'의 마음으로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보살펴 보면 어떨까·

전문직으로 근무하면서 제일 보람을 느꼈던 업무가 '교육복지' 사업이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은 가정 형편이나 환경 등의 문제로 꿈을 포기했던 학생들에게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고 새로운 참여 혜택과 도전할 있는 희망을 안겨주는 아주 의미 있는 사업이다.

'오순도순 패밀리' 사업을 하면서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껴보았다. 가정이 건강해야 사회도 밝아지리라 생각한다. 가족 간에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을 가지고 건강한 가정을 이루도록 서로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올 한해에도 교육복지우선사업을 통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이를 통해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도록 알찬 설계를 해 본다.

늘 새로운 생각과 도전 정신으로 주말도 반납한 채 사업을 열정적으로 운영해 주신 우리 교육지원청 프로젝트조정자와 지역사회교육전문가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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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