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당국의 토착비리 수사에 전국이 뒤숭숭하다. 충북지역 정가도 마찬가지다. 몇몇 자치단체장은 내사를 받거나 받고 있다. 이 중 한 명은 이미 구체적 혐의가 포착돼 구속됐다. 관련 공무원 몇 명은 아직도 조사 중이다. 사정당국의 칼날은 여전히 공무원을 향하고 있다. 급기야 검찰 수사를 받던 공무원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비리의 악순환은 불탈법에서비리 연루 공직자들을 그냥 내버려둬선 안 된다. 두발 뻗고 잠을 자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 공직선거가 코앞인 지금 시점에선 더욱 그렇다. 자칫 비리 공직자를 다시 뽑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사정정국은 정치적 꼼수로 비판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원칙적으론 비판을 정당화하기 어렵다. 비리를 척결하는데 때와 장소를 가릴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떳떳하면 두려울 수 없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보은군청 사무관은 승진 대가로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검찰에 소환예정인 군수의 인사비리와 연관돼 있다. 지난달 26일 1차 조사를 받았다. 숨진 날 2차로 검찰에 소환예정이었다. 보은군청 공무원들의 비리는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됐다. C 사무관 검찰수사, 대추비가림시설 보조금 문제로
무심천은 청주의 어머니이다. 수천 년 동안 청주사람들이 그 젖꼭지를 빨아대어 말라 비틀어졌을 법도 한데, 피곤한 기색도 별로 보이지 않고 사시사철 생명의 물을 내륙의 분지로 흘러 보낸다. 청주사람이라면 그 포근한 어머니의 품을 결코 잊을 수 없다. 한여름이면 서문대교나 꽃 다리 아래에서 멱을 감았고 피라미 떼나 각시붕어를 쫓으며 무더위를 잊었다. 겨울이 오면 서문대교와 모충교 아래에 스케이트장이 들어서 하루해가 가는 줄 모르고 얼음을 지쳤다. 쓰리에스(3S), 세이버, 전승현 등이 당시에 유행하던 스케이트 메이커다. 그 스케이트를 자랑하기 위해 어깨에 메고 다녔다. 스케이트장 입구에는 날갈이 장수가 으레 있었고 생선묵(오뎅)이나 홍합, 꼬막 등을 파는 포장마차가 겨울언덕에 진을 쳤다. 꽁꽁 언 손발을 녹이는 데에는 연탄불에 데운 생선묵 꼬치와 국물이 최고였다. 1960년대까지 계속된 무심천의 낭만과 풍경은 1970년대로 들어서며 없어지기 시작했다. 이상 난동(暖冬)과 오염으로 무심천은 얼지 않았고 더 이상 멱을 감을 수 없게 됐다. 뿐만 아니라 무심천 둑은 가난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였다. 당시에는 속칭 '재건 데이트'라는 것이 유행했다. 남녀가 데이트를 하
제4회 지방선거전이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났다. 그런데 선거 분위기는 실종됐다. 유권자들의 관심은 딴 곳에 쏠려 있다. 오직 후보자들과 정당들만이 바쁠 뿐이다. 천안함 비극과 구제역 발생 등으로 온 나라가 어수선하기 때문이다. 불과 5주 남았다. 이번 '6·2 지방선거'의 중요성과 지방자치의 현실을 생각하면 몹시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비리의 시작은 유권자 무관심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다. 선거 때 주인은 유권자다. 유권자는 투표를 통해 국가의 주인 권리를 표시하게 돼 있다. 그 권리를 포기하면 현대 민주주의는 존재할 수 없다. 권리 위에 잠 자는 권익은 보호받지 못한다. 당연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는 유권자들이 갖고 있는 가장 신성한 권리이다. 또한 의무다. 주인이 권리 위에서 잠만 자는데 누가 그의 권익을 지켜주겠는가. 유권자들은 더 늦기 전에 후보자들의 면면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에게 돌아간다. 필연적 결과로 남게 된다. 후회해도 소용없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저조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해군 장병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침몰 사건 영향이 크다. 충북의 경우 10
청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가로수 길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고교시절,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이 시작되는 사창동 간선도로 변에서 하숙을 했다.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느냐..."로 시작되는 최희준의 '하숙생'이 크게 히트할 무렵이다. 그때에도 조치원으로 향하는 청주 가로수 길은 청주시민의 나들이 길로 답답증을 풀어주는 포근한 쉼터였다. 한 번은 반 대항 교내마라톤이 열렸는데 최준상이라고 하는 친구가 우리 반 대표로 출전하겠다고 떼를 썼다. 그 친구의 달리기 솜씨가 검증되지 않아 다른 친구들은 시큰둥했지만 더 이상 준족이 없어 그를 반대표로 내보냈다. 운동장을 한 바퀴 돈 후 가로수 길을 따라 휴암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단축 코스였다. 준상이는 출발 전의 큰소리에 맞게 1등으로 씩씩하게 달려 나갔다. 학교 앞 가로수 길로 응원을 나간 우리 반 친구들은 "준상이가 일을 낼 것 같다"며 플라타너스 잎 새 같은 손을 모아 손 벽을 치며 응원을 했다. 준상이는 길가에 도열한 가로수의 사열을 받으며 둥근 숲을 헤치고 나갔다. 새 봄을 맞아 새 순을 내민 플라타너스에서는 알싸한 봄 향기가 길을 따라 번져나갔다. 준상이는 초
772 함(艦) 나와라/ 온 국민이 애타게 기다린다. 칠흑(漆黑)의 어두움도/ 서해(西海)의 그 어떤 급류(急流)도/ 당신들의 귀환을 막을 수 없다/ 작전지역(作戰地域)에 남아있는/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772 함 나와라/ 가스터어빈실 서승원 하사 대답하라/ 디젤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 그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 이 밤이 다가기 전에 귀대(歸隊)하라. …중략/ - '772함 수병(水兵)은 귀환(歸還)하라' 중에서 천안함의 함미가 침몰 20일 만에 인양됐다. 서해 백령도 해역은 통곡의 바다가 됐다. '바다를 지켜야만 조국이 있다'고 다짐했던 대한민국 해군 수병들은 그렇게 귀환했다. 온 국민의 무사귀환 염원도 아랑곳없었다. 천안함이 왜 침몰했는지 가려야 한다. 인양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난한 과제다. 진상조사의 결과에 따라 심대한 파장이 일 수 있다. 진상조사의 여정에서 숱한 의혹과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민·군합동조사단이 외부폭발 가능성이 높다고 공식 확인했다. 그동안 제기돼왔던 내부폭발이나 암초충돌 등의 근거가 없다는 게 합조단의 잠정 결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출발점이나 다름없다. 천안함의 진실을 찾기 위해 냉정은 필수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며 상대방을 욕하거나 성폭행과 같은 사건을 접할 때 '짐승 같은 놈'이니 '인면수심(人面獸心)'이니 하며 짐승을 빗대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비유가 과연 합당한가에 대해서 사람들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습관적으로 이 말을 사용한다. 따라서 '인면수심'같은 용어는 관용어이자 4자성어, 속담으로 아무런 저항감 없이 인용된다. 그런데 곰곰이 따져보면 이런 비유가 매우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비유가 인간은 선(善)하고 짐승은 악(惡)하다는 뜬금없는 바탕인식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왜 인간의 도리를 강변하고 정당화하는데 애꿎은 짐승을 동원하는 것일까. 짐승이 뭘 어쨌다는 걸까. 짐승은 인간이 생각하는 것 만치 악하지도 않고 패륜 행위를 일으키지도 않는다. 오히려 짐승은 사람보다 훨씬 순수하고 착하다. 짐승 중 가축은 인간을 삶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가축의 대표 격인 개(犬)는 집을 지켜주고 인명을 구조하며 공항 등지에서는 마약밀수 등을 알아내는데 요긴하게 써먹는다. 토사구팽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사람에게 충직하며 절대로 주인을 배반하지 않는다. 시계가 없던 시절, 닭은 새벽을 알려주고 계란과 고기를 인간에게 제공한다. 양(羊)은
정치선진화는 공천 개혁에서 시작된다. 비리전력자나 철새정치인은 공천에서 배제·배척해야 맞다. 계파 안배식 공천과 돈 공천의 고리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지당한 말씀이다. 제대로 안 지켜지니 문제다. 그나마 충북에선 작은 공천 개혁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옥천 이원면의 주민추천 군의원 후보 선출, 한나라당 청주시장 후보 단일화 등이 그렇다. 다행이다.6·2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당은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돌입했다. 시민사회는 '공천 개혁'을 화두로 내걸었다. 선거 때마다 있는 일이다. 하지만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정당정치의 변치 않는 구태 때문이다. 그래도 충북에선 고무적인 일이 생겼다. 하나는 한나라당 청주시장 후보 단일화다. 다른 하나는 옥천군 이원면 주민들의 군의원 후보 주민추천이다. 모두 작은 선거 혁명이다. 지난 주 김동기 청주시장 예비후보가 전격 사퇴했다. 남상우 시장에게 세웠던 날카로운 대립각도 풀었다. 자신이 소속된 당의 후보 단일화를 위해서다. 곧바로 남 시장은 한나라당 청주시장 단일후보가 됐다. 김 예비후보는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대리전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는 현 상황을 질타했다. 그리고 무분별한 경선의 낭비와 후유증을 지적했다. 속내야 어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의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세계 1차대전이 끝난 후 영국 시인 T.S.엘리엇이 쓴 그 유명한 시 '황무지(The Waste Land)'의 일절이다. 누구나 봄이 오면 "약동의 계절이니, 희망의 계절이니"하며 찬사를 늘어놓기 마련인데 엘리엇은 이를 거꾸로 해석했다. 4월은 새 생명이 움트는 계절임에도 생뚱맞게 '가장 잔인한 달'로 표현했다. 봄에 대한, 시에 대한 접근방식이 아주 다르다. 나의 마음이 저기압이라서 그런 걸까. 나는 그런 사실을 20년 전, D아파트로 이사를 하면서 경험했다. D아파트에는 꽃나무가 많다. 목련, 라일락, 넝쿨장미 등이 계절을 이어달리며 피고 진다. 봄의 전령사인 산수유가 피고 나면 개나리가 화답을 하고 이내 백목련이 청초하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꽃망울을 터트린다. 뜨락에서 꽃대를 뽑아 올리며 꽃잎을 여는 백목련은 고고한 충북선비 같기도 하고, 한복을 잘 차려 입은 조선 여인 같기도 하다. 아마도 그 고품격의 꽃망울에 감동해 충북의 꽃으로 정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산수유와 백목련은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을
학점 인플레이션(grade inflation)대학이 취업준비의 전당으로 변한지는 오래다. 그러나 대학가에 몰아친 취업 한파의 끝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대졸 취업준비자들은 스펙(spec) 쌓기에 열중하고 있다. 취업재수는 일반화됐다. 대학가의 학점 인플레이션(grade inflation)도 극심해지고 있다. 전 과목 A+ 만점을 받고도 취업이 어렵다. 대학은 학칙을 어기면서까지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후한 학점도 포퓰리즘이다대학생 수가 300만 명을 넘었다. 20년 전에 비해 두 배다. 대학설립 요건이 많이 완화되고 정원이 크게 늘어난 데서 기인한다. 학력이 곧 자신의 가치수준이란 잘못된 인식도 크게 작용했다. 대학생 수의 증가는 곧 취업 전선에 양극화를 불러왔다. 대졸자들의 고학력 우월감은 여전하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만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는 매년 졸업자 중 극히 일부다. 중소기업을 기피하다 보니 대졸자들의 청년 백수 전락은 당연한 순서다. 심각한 사회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학점 인플레이션은 학점을 더 이상 객관적 자료로 활용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4년제 대학 졸업생 10명 중
김수환 추기경과 더불어 이 시대 지성과 양심의 표상이었던 법정 스님이 입적한 후, 그가 남긴 수필집 '무소유'가 화두로 등장하며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 법정 스님은 유언을 통해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으려 한다"며 자신의 저서에 대한 절판을 부탁했다. 출판사들은 찍어내기가 무섭게 팔리는 보증된 베스트셀러임에도 유언을 따라 흥행카드를 접기로 합의했다. 어느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한 네티즌이 '무소유'를 올려놓았는데 낙찰가가 무려 21억1천만 원까지 치솟았다. 물론 구입 의향이 없는 황당한 이야기였지만 이를 통해 '무소유' 신드롬이 삼투압처럼 번져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소유'를 '소유'하자는 독서 열풍이 봄의 문턱에서 일고 있으니 아무튼 반가운 현상이다. 다만 이 책이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이기심으로 가득 찬 현대인의 마음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길 바란다. 실제로 이 책은 초판본의 경우 30~50만 원 선에, 헌 책방에서는 5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에서도 로빈슨 크루소우 초판본 등은 수천달러를 호가한다. 무소유(simatiga)란 말 그대로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것을 뜻한다. 가진 것이 없으면 번뇌도
6·2 지방선거가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비후보자들이 얼굴 알리기에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유권자들은 시큰둥하다. 그동안 지방정부를 책임진 단체장과 의회의원들에 대한 실망 때문이다.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라고 한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생활고는 어제나 그제나 변함이 없다. 오늘도 답보상태다. ***재정자립도를 높여야 하기에우리나라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53.6%다. 충북은 30%대다. 일부 기초단체의 경우 자체 재정으로 직원들 월급 주기도 버겁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광역·기초 지자체의 빚(지방채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2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타당성이나 수익성을 별로 고려하지 않는 지자체 사업의 특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충북도는 지난해 1천801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청주시는 350억원에 이른다. 다른 기초단체들도 3곳을 제외하곤 대부분 130억~15억에 이른다. 누계로는 엄청나다. 충북도 3천728억원, 청주시 1천340억원, 충주시 559억원에 달한다. 다른 곳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지자체들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중앙정부의 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빛바랜 명함첩을 들춰본다. 그리운 사람들의 이름이 거기에서 튀어 오른다. 3분의1쯤은 기억이 나고 나머지 분들은 상당히 미안하지만 기억에서 지워졌거나 기억의 저편에서 가물거린다. 망각의 강이라고 하는 레테의 강을 건넌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마도 기억의 용량이 모자라는 모양이다. 누렇게 바랜 명함의 주인공이 문득 생각나 안부도 물을 겸, 전화를 해 본다. 10중 8, 9는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거나 "지금 거신 전화는 결번입니다"라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명함은 자기를 소개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명함은 생활의 필수품이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명함을 주고받는 일이 매일 되풀이 된다. 상대방이 명함을 건네는데 받기만 하고 자기 명함을 주지 않으면 상당한 결례가 된다. 비즈니스맨에게 있어서 명함은 세일즈의 큰 도구가 된다. 어떻게 본인과 상품을 알려야 하나 고심을 하고 그 고심의 흔적은 명함에 남게 된다. 명함이 톡톡 튀지 않으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금세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온갖 아이디어를 동원하여 명함을 만들고 있다. 직장의 마크를 넣는 것은 기본이다. 대개의 직장에서는 CIP(이미지 통일)작업을 하여 명함을 새기는 추세다. 오래 기억되기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여름철 폭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웠다. 17일 시에 따르면 올 여름 청주지역 무심천 범람에 대비해 시민들의 통행을 자동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 이 자동차단시설은 갑작스러운 폭우나 장마기간 무심천의 수위가 위험수준에 달했을 때 시민들의 세월교 보행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설로, 시는 지난해 운천동 세월교 1곳에 양방향으로 이 시설을 설치해 시범운영했다. 시는 이달 내로 무심천 19곳 세월교 전체에 자동차단시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단시설 1기를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은 1천만원 수준으로, 모두 38개 시설에 3억8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금까지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 직원들이 세월교를 일일이 방문해 차단선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원격으로 작동하는 이 시설을 무심천 전 구역에 설치해 재난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이 시설은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예산투입 대비 사업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함께 시는 재난 예보·경보시설도 개선한다. 시는 노후화된 예보·경보시설을 점검해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재난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총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