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별 이임선 충북시인협회 이사 국제펜 충북지역위원회 회장 허공에 날려 보낸 편지가 그리움 되어 호수에 담긴 걸까? 켜켜이 쌓았던 시간은 추억의 이름표를 달고 수면 위 저마다 그림이 되었다 하늘엔 별빛이 수를 놓는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말로 다 할 수 없는 사연을 몸짓으로 나누는 형형색색 단풍의 춤사위 야윈 두 팔로 보듬는 별빛 바람 앞에 잠언 하는 그대 이름은 만추의 이별
물 흐르듯이 오무임 충북시인협회 이사 겨울 마음에도 흐르는 물 따뜻하고 조용히 흐르는 물 미사 시간에 가만히 전해온다, 속삭이듯 알려주는 맑고 정하게 흐르는 물 얼음이 녹듯이 마음에 쌓인 찌꺼기들도 사르르 녹아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정화되리라.
고추소박이를 담그며 이의희 충북시인협회 이사 고추소박이를 담그려면 쪽 곧은 놈으로 골라 배를 쫙 가르고 속은 아낌없이 탈탈 털어내고 부추며 양파를 아낌없이 고춧가루에 버무려 꼭꼭 눌러 채운다 여기에서 맛은 정해지지 않는다 아무리 잘 맞춘 간이라도 익는 과정에서 그 맛이 달라진다 알싸하고 톡 쏘는 깊은 맛, 나는 속을 비운다 털어낸 속이 헛헛하다 나이만 하나둘 채워본다 가을 익어갈 때쯤 노을이 빈 들판에서 깰 때쯤 뚜껑을 열고 음미해 본다 음… 풋맛이다
들국화 ㅤㅤ ㅤㅤ ㅤㅤ 장병학 ㅤㅤ ㅤㅤ ㅤㅤ 한국아동문학회 중앙위원장 ㅤㅤ ㅤㅤ ㅤㅤ 충북시인협회 회원 아무도 찾지 않는 한적한 산골 길가 일년내 수줍음 떨면서도 따스한 햇살을 먹고 자랐어요.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아침 이슬도 흠뻑 마시며 나 홀로 성큼성큼 자라 향기 뿜으며 자랐어요. 온 세상 어둠이 묻어나면 귀뚜라미 소리 감상하며 남몰래 흘린 눈물방울 한두 번이 아니라고. 외롭게 자란 나를 찾아준 분이 언니 곁으로 달려와 언니 방에서 함께 오손도손 들국화 향기를 피우고 싶네요.
잃어버린세계 ㅤㅤ ㅤㅤ ㅤㅤ ㅤㅤ 율촌 우용민 ㅤㅤ ㅤㅤ ㅤㅤ ㅤㅤ 충북시인협회 회원 거리는 빈 거리이다 거리는 비어 있다 물방울이 분수 되어온 세상 검은 하늘에 별이 없다 꿈이 없는 세상 아파트는 꿈꾸고 있다 노예로 만든 세상은 너와 나 어디에도 쉴 곳이 없다 짓눌린 등태기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다 하얀 세상은 지나갔다 청순한 입술은 죽어간다 구더기가 들끓는 들녘의 으악새 오염으로 파괴된 세상은 미래도 기약할 수 없다 너와 나 순수한 세상 만들 수 있을까
청산경 2 햇살복음 3장 7절 ㅤㅤ ㅤㅤ ㅤㅤ ㅤㅤ 김생수 ㅤㅤ ㅤㅤ ㅤㅤ ㅤㅤ 충북시인협회 회원 지렁이 꿰인 낚싯바늘에 기겁을 한 붕어는 돌아서 가다가 바로 다 잊는단다 그래서 죽을 뻔한 낚싯바늘 같은 건 기억에 없어 생의 밑밥에 다시 돌아온다는데 햇살 미끼를 꿴 하늘의 낚싯바늘에 늘 혼쭐이 나는 나는 하나도 잊지 못하는데도 또다시 오늘을 맞는다 바람과 안개와 이슬이 매달린 살과 뼈들의 떡밥에 골몰한다 하늘가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은 태양이 햇살을 꿰고 오늘도 나를 낚고 있다
어디에 담아 가시려구요 김상언 충북시인협회 회원 나중에 쓰신다구요 지금도 안 쓰면서 나중에는 어떻게 쓰시나요.? 지금 쓰세요. 지금도 늦었는데 이제 내 몸은? 서서히 저물어 가는데도 나를 위하여 투자하지 않으면 누굴 위해 쓰신다구요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어찌 남을 사랑할 수 있나요 쓸 기회는 점점 멀리 달아나 버리는데? 있으면 지금 쓰세요 손은 펴고 있는데 어디에 담아 가시려구요.
팽이 권오중 충북시인협회 이사 팽이채로 맞아야 사는 고달픈 삶이다 매를 맞으면 살고 멎으면 죽는다 천둥·번개 견뎌야 튼튼한 나무가 되고 추위 겪은 난초가 향그런 꽃을 피운다 고난과 질책의 회초리는 인생을 살리고 칭찬의 회초리는 삶을 꽃피운다 팽이채는 팽이를 살리는 생명줄이고 회초리는 사람을 살리는 묘약이다
된장찌개 미정 최병채 충북시인협회 회원 어둑한 늦가을 저녁 어머니는 저녁 준비를 서두른다 한 솥엔 밥을짓고 한솥엔 쌀뜨물에 된장을 풀고 된서리 맡기 전 따온 애호박! 무딘 칼로 숭덩숭덩 어린 호박잎 뜯어 넣고 한솥 가득 끓인다 된장찌개 바글바글 끓어갈 무렵 허기진 이웃들 구수한 된장 냄새에 하나둘 어느덧 멍석 한가득 모였다 막걸리 두어 잔에 취기 오른 어르신들 노랫가락 흥겨운데 빨랫줄에 매어 단 삼십 촉 백열등도 흔들흔들 장단을 맞춘다 어둑어둑 깊어가는 늦가을 저녁 오늘따라 어머니의 된장찌개가 마냥 그리워진다 어머니가 보고싶다
더불어 사는 행복 보연 박혜진 충북시인협회 회원 혼자 가는 길 성찰의 시간. 둘이 가는 길 인내와 배려의 시간. 혼자라서 자기 철학으로 길을 만들어 가고 둘이라서 조율과 화합으로 하나의 방향으로 만들어 가고 혼자도 행복하고 둘이도 행복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 속 다양한 개인의 행복 지수.
[충북일보] 최근 청주시 미호강변에서 아주 기묘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새벽에 수백여 명의 인파가 강변 공원 앞에 줄을 서있는 낯선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젊게는 30대에서 많게는 70대 노인까지 행렬에 참여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아예 돗자리를 펴고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충북일보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이들은 미호강 파크골프장에서 '2025 생활스포츠지도자' 실기·구술 시험을 보러온 응시자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야심한 시간에 줄을 서고 있었을까. 그 이유는 파크골프 종목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식 시험장이 전국에서 청주 딱 한 곳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3천여 명의 응시자들이 서로 연습기회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한 응시자에게 왜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이냐고 묻자 "밤 11시부터 줄을 서도 새벽 5시 30분 파크골프장 개장시간에 대기번호 후순위를 받을 정도"라며 "줄을 서지 않으면 입장조차도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춘천에서 왔다는 또 다른 응시자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 하루 1번 겨우 연습하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전날부터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