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풍경 안춘화 충북시인협회 회원 이웃집 담벼락이 꼭 홀아비의 얼굴이다 햇살이 길어질수록 남루함이 드러나는데 어느 날 부터인가 그 표정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호기심은 주책없이 촉수를 올려가고 눈길은 그의 일상을 더듬는다 언뜻 스치는 붉은 치맛자락 환하게 켜지는 등불 더는 감출 수 없는지 풋, 터지는 웃음에 능소화 홀아비 가슴에 착착 안기고 담장 가득 출렁이는 붉은 웃음바다.
백련 계숙희 충북시인협회 회원 오랜만에 친구와 저녁 약속 조그만 연못에 하얀 연꽃 입술을 꼭 다물고 있다 백련은 기다림의 미학 첫 개화 후 다음 날 새벽 꽃잎이 벌어지기 전 채취 급속 냉동고에 진공포장 연지에 오롯이 다시 피어나 그 맛과 은은한 향이 퍼져 처마 끝 풍경 바람을 불러 종을 울린다
화선지 김경인 충북시인협회 부회장·충주지회장 세상을 다 담아내고 천지의 향내를 스며들게 하는지 품지 못할 것이 없는 엄마의 품이다 먹물을 소통하듯 포용하고 농담(膿淡)으로 우물처럼 깊게도 연기처럼 옅게 피어나게 하는지 오묘한 묵향에 취하고 화선지에 반한 날에 걸러야만 받아지는 나의 일면을 생각한다
장맛비와 잡초 수연 김성순 충북시인협회 회원 주룩주룩 비가 내린다 벌써 보름째 장맛비가 내린다 곱게 가꾼 꽃밭에도 막 자라기 시작한 콩밭에도 장맛비에 물외 크듯 한다더니 잡초는 신이 나서 하루 새에도 한 뼘씩이나 정말 잘 자란다 하지만 반갑지 않은 인연이라 어쩐다냐 잡초는 꺾여도 다시 살고 뽑아도 금세 난다 밟아도 밟아도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는 잡초는 불사조다 어디 나하고 전쟁 한번 붙어보자 장맛비도 그만 멈추어다오 오랄 땐 아니 오고 쉼 없이 그리 오면 없는 집 담장 무너지고 애써 지은 농사 망친다 기청제라도 올려야 하나 얄미운 장맛비야
미인 폭포 오만환 충북시인협회 이사 멋있는 남자를 기다리고 있어요 씩씩하고 친절한 태백 사투리 늙지 않아요 가진 것 없다고 앞에 없다고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미인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어요 소박한 기쁨 백두대간 오솔길 정말 시원합니다 에메랄드 눈부신 물보라 쏟아집니다
사랑은 石花/김상언 충북시인협회 회원 사랑은 기울어져 쓰러질 때 거치대가 되어주며 사랑은 허수아비처럼 바람에 휘날려도 자기의 몫을 다하여 사랑의 온도 유지되어야 아름다움이 눈에 보인다 사랑은 오색 무지개 사랑은 카멜레온
매미 이인애 한국신문예문학회 사무총장 7년 만에 빛 속으로 다가서는 처녀비행 원초적 칩이 깨어나 데드라인을 읽는다 대를 잇고픈 욕망으로 꿈틀대는 DNA 점점 줄어드는 가혹한 운명의 모래시계 벼락치기 사랑을 긴급 수배합니다~~ 본능과 생사의 기로에서 요동치는 절규 목청껏 임을 부르는 낯 뜨거운 세레나데 절절함이 폐부를 찌르고 하늘에 닿는다 환희의 키스 퍼부으며 뿌린 희망 한살이 바람으로 여름과 가을을 가르는 앵콜송
영월, 단종의 발자취를 그리다 백서 박관희 충북시인협회 부회장 어린 맘속 가는 길 힘들어 앉습니다 비바람 몰아쳐서 피할 곳 하릴없고 한 서린 언덕 한숨을 쉬며 갈 뿐입니다 해 지는 서산 노을 쳐다보면 볼수록 억장이 무너져서 더욱 붉게 타는데 두고 온 인왕산 중전 처자를 그립니다 소리 없이 굽이굽이 흐르는 물길 따라 한 구비 그리움을 또 한 구비 잇는 사연 막막한 언덕 좁은 길 따라 갈 뿐입니다 열세 살 어린 왕의 의연함을 키우지만 흐르는 강물 어디 뱃머리 닫는 청령포구 한 서린 울음보 터져 눈물 왈칵 쏟습니다 소나무 숲은 어금니를 깨문 고적한 붓 하나 둘 떠난 만고 충신을 호명하면서 청명한 낙향 절벽 위 이름을 새깁니다
기다림 박종원 충주 사람과詩 동인 염천으로 가는 길목 장맛비가 내린다 이런 날은 날 찾는 이 없어도 가슴에 피어나는 그립고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허름한 주막 앞에서 우산을 받쳐 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어야 할 것 같다 그 대상이 꽃이든 나비든
무더위 속의 산책 이의희 충북시인협회 사무차장 그늘이 넓어지는 시간 골목은 목이 쉬었는지 며칠 잠잠하다 고개를 빳빳하게 치켜든 백일홍이 여우 눈을 하고 언니가 흘리고 간 봉숭아물 손톱은 굼뜬 소나기를 부른다
[충북일보] 최근 청주시 미호강변에서 아주 기묘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새벽에 수백여 명의 인파가 강변 공원 앞에 줄을 서있는 낯선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젊게는 30대에서 많게는 70대 노인까지 행렬에 참여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아예 돗자리를 펴고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충북일보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이들은 미호강 파크골프장에서 '2025 생활스포츠지도자' 실기·구술 시험을 보러온 응시자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야심한 시간에 줄을 서고 있었을까. 그 이유는 파크골프 종목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식 시험장이 전국에서 청주 딱 한 곳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3천여 명의 응시자들이 서로 연습기회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한 응시자에게 왜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이냐고 묻자 "밤 11시부터 줄을 서도 새벽 5시 30분 파크골프장 개장시간에 대기번호 후순위를 받을 정도"라며 "줄을 서지 않으면 입장조차도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춘천에서 왔다는 또 다른 응시자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 하루 1번 겨우 연습하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전날부터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