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박종학 충북시인협회 회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흐릿한 안갯속에서 길을 잃어버린다 엄청난 회오리 속에 내가 나를 찾는 힘든 과정이다 외로움도 내가 만들어낸 허상인 게다
직지의 선율 보연 박혜진 달빛 아래 흥덕사 기둥 솟아 맑은 향기 소리 고요 물든 직지는 역사의 불빛으로 춤추고 선조들 이름 하나하나 존경으로 뿌리내린 흥덕사 숲 바위 나무 돌 시간으로 담아낸 직지 민들레 피는 봄날 가을 밤은 추억으로 눈물 흘리고 흥덕사 직지에 나를 담아 세상 떠나가도 아름다움 머무는 마음 흥덕사의 사랑 영원하리라
장맛비 미송 송미숙 하늘이 검게 멍들고 장맛비는 쉼없이 땅을 두드린다 온 몸이 다 젖고 아파할 정도로 내 가슴도 그대향한 그리움으로 흠뻑 젖었으면 빗물일까 눈물일까 흔들림없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금속활자가 세상의 눈을 뜨게 하다 임준빈 직지사랑운동본부 충북시인협회 회원 14세기 지식, 정보 혁명을 일으킨 세계인류문화사에 정신세계의 꽃 금속활자본 직지(直指) 드디어 꽃잎을 터뜨렸다 사람들은 모르리 금속활자가 무슨 K-문화(culture)의 핵심이겠냐는 것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가 훈민정음이고 멋진 노래와 춤이 방탄 소년의 음악이고 윤여정의 오징어 게임 영화이고 의미 있고 혼이 담긴 악보가 아리랑이라는 사실을 그것은 금속활자가 피날레한 쾌거 빚어놓은 그들의 뿌리요, 잎새요, 꽃이라는 배경도 짐짓, 모르리 까마득히 모르리 노벨문학상 수상자*한강*을 낳은 기적의 기슭, 금속활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엄연한 현실도 그 출발점이 직지의 본향(本鄕) 청주목(淸州牧)이었어라 역사 앞에 신실한 고백이다 청주는, 충북도민은, 민족은 이름 없는 자의 이름으로 말 없는 자의 말로 세계만방에 고(告)하다.
수암골에는 이난희 충북시인협회 이사 싸늘한 달빛 찬바람뿐인 산 중턱 옹기종기 붙어 앉은 판자 마을에 환한 봄볕이 마법을 부렸다. 만화책에서 툭 튀어나온 아이들 연꽃 흐드러진 꽃밭 지나고 꽃단장한 연탄재 탑을 돌아서 한바탕 펼쳐지는 풍물놀이 한마당 마을 아래 버려졌던 땅엔 번쩍번쩍 카페촌이 들어서고 코흘리개들이 뛰놀던 고샅길은 유람객들로 발 디딜 틈 없는데 금이도 덕이도 떠난 판잣집 골방에는 전쟁 통에 고향 등지고 눌러앉아 잠 못 이뤄 뒤척이는 까만 눈동자만 모진 세월을 넘어가고 있었다.
가을아 가을아 권오중 충북시인협회 회원 가을아 가을아 하늘이 왜 그렇게 높고 파라니 그건 구름이 구름이 지평선 너머 바다로 소풍갔기 때문이란다 가을아 가을아 바람이 왜 그렇게 맑고 시원하니 그건 여름이 여름이 지평선 너머 먼 나라로 여행 갔기 때문이란다
꽃 2 박지현 충북시인협회 회원 만인의 연인이여 나무들의 오랜 벗이여 참담하고 슬프고 낙심에 빠진 이들의 태평양같이 넓은 고된 위로자구나 너로 인한 슬픔과 기쁨도 고통과 위안도 절망과 희망도 물같이 흐른 평화 연인의 사랑같이 더 깊고 오묘하구나 너의 세계는 신비한 묘약 만병통치약이구나 죽어가는 환자도 자살 직전 사람도 교도소 사형 선고받은 사람도 안온하고 평안한 미소 짓게 만드는 오 나의 내면 깊이 우러나는 생명의 떨림들
당신은 뉘신가요 전영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신문예문학회 지도위원 비무장지대에 해마다 홀로 피어 있는 그대는 뉘의 넋인가요 뼈 한 조각 군번 하나 찾지 못한 산화한 어느 병사인가요 그대를 기다리던 가족들은 이미 모두 세상을 떠났고 2~3세대들은 가물가물 잊히어 가는데 그대라도 이 자리를 지켜주니 고맙습니다 이름 모를 꽃이여
비봉산* 정상에서 갈빛 김명자 충북시인협회 제천·단양지회장 청풍호반에 붉은 해 솟아오르면 비봉산 자락에서 조잘대며 밤샘을 한 새들이 날개깃 털며 하늘로 날아오르고 한껏 물오른 오월 초록은 물 맑은 청풍호에서 유영한다 산 꿩 울음소리 우레와 같이 들려오고 솜사탕 같은 구름 떼 몽실몽실 피어오르면 목매기송아지 울음소리 꿈결처럼 들려오고 잔잔한 청풍호반에 황금빛 파도가 산처럼 밀려온다 심장 뛰는 소리 승전고처럼 들려온다 말갛게 물 젖은 해님이 배시시 웃음을 건네고 살금살금 다가오는 청풍호의 바람은 오늘 또 비봉산 정상에 혼을 심는다 영원히 머물고 싶은 지금, 이 순간! 그대와 나 가슴 뛰는 사랑을 뜨겁게 엮는다 대 우주의 파라다이스 제천! 비봉산 정상에서. *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호반에 둘러싸여 있는 산
청산경 67 - 노벨 문학상 김생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피어난 꽃이 즐거운가 피어난 꽃을 바라보는 내가 즐거운가 흘러가는 한 조각 구름이 한가로운가 흘러가는 한 조각 구름을 바라보는 내가 한가로운가 흘러가는 강물이 여유로 운가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는 내가 여유로운가 오늘도 햇살 낚시는 사랑을 꿰고 나를 낚고 있네
[충북일보] 최근 청주시 미호강변에서 아주 기묘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새벽에 수백여 명의 인파가 강변 공원 앞에 줄을 서있는 낯선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젊게는 30대에서 많게는 70대 노인까지 행렬에 참여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아예 돗자리를 펴고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충북일보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이들은 미호강 파크골프장에서 '2025 생활스포츠지도자' 실기·구술 시험을 보러온 응시자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야심한 시간에 줄을 서고 있었을까. 그 이유는 파크골프 종목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식 시험장이 전국에서 청주 딱 한 곳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3천여 명의 응시자들이 서로 연습기회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한 응시자에게 왜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이냐고 묻자 "밤 11시부터 줄을 서도 새벽 5시 30분 파크골프장 개장시간에 대기번호 후순위를 받을 정도"라며 "줄을 서지 않으면 입장조차도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춘천에서 왔다는 또 다른 응시자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 하루 1번 겨우 연습하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전날부터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