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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범덕

미래과학연구원 고문

지난 5월 6일, 그러니까 어린이날 대체공휴일에 아들이 마련해준 넷플릭스로 오펜하이머란 영화를 보았습니다.

화제작이었지만, 러닝타임이 3시간이 넘고 난해하다는 평이 있어 주저하다 못 보았는데요, 올해 아카데미 영화상을 7개나 받게 되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날 손녀딸과 어린이회관이랑 어린이박물관을 다녀와서인지 피로감도 있어 집에서 편하게 봤습니다. 결론은 오랜만에 보는 명작이었습니다. 물론 제 생각입니다.

20세기 천재물리학자로 원자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의 전기영화지만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은 이 영화가 원자탄을 만든 '맨해튼프로젝트'와 2차대전 후 미소갈등의 냉전시대 '안보청문회'라는 법정드라마 영화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유태인 천재과학자로서 오펜하이머를 그리고 부인과 애인, 동생부부, 동료교수들을 배경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동시에 당시 첨단과학인 양자물리학이라는 학문적 분야와 차별없고 자유로운 사상을 가진 젊은 지식인으로서 노조와 공산주의를 이해하려는 인간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니까 천재인 인간의 면모, 아주 깊은 전문이론 그리고 치열한 이념논쟁까지 다루니 러닝타임 3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그는 대단한 천재입니다. 그러면서 나약한 인간이더군요. 네덜란드에 가서 양자물리학을 강의하는데 6주일 익힌 네덜란드어로 강의를 한다든지, 생물학자인 애인과 인도 힌두교 경전인 바가바드기타에 있는 경귀를 산스크리트어로 낭송하는 장면은 이 사람의 천재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줍니다.

생물학자이며 공산주의자인 애인에게는 두 번에 걸친 결혼요청에도 거절당하고, 두 번의 결혼경력이 있는 식물학자인 캐서린과 만나 결혼을 합니다. 그가 왜 이런 선택을 하는지는 잘 나와있진 않지만 자기 분야에 관해서 의미 있는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캐서린 : 제게 양자역학을 설명해 보세요. 어렵던데….

오펜하이머 : 그래요. 이 유리잔도, 이 술도, 우리 몸도 거의 대부분 텅 빈 공간이에요. 미세한 에너지 파동들이 서로 얽혀있는 것이에요.

캐서린 : 무엇에 의해서요?

오펜하이머 :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강해서 우리 인간들로 하여금 물질이 단단하다고 확신하게 만들지요. 이렇게 손을 잡아도 제 손이 당신 손을 통과하지 못하고 멈추게 만들지요.

이 캐서린도 공산당에 입당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오펜하이머는 이데올로기에 대해 자유로우면서도 정작 공산당 입당은 하지 않고, 또 자신은 공산주의자라고 하지 않습니다. 다만 연구원들의 권리를 위한 노조활동은 적극 옹호하고 참여하였습니다. 결국 이러한 활동과 친지들이 공산당원이라는 사실로 냉전시대 불어온 매카시즘에 의해 안보청문회에 서고, 소련의 간첩 아니냐는 추궁을 받습니다. 이 과정이 영화의 중요한 테마입니다.

물론 그에 대한 애국심을 확인하면서 청문회는 끝이 나고, 그는 트루먼 대통령에게 맨해튼프로젝트를 계속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그는 유태인을 학살한 히틀러가 원자탄을 만들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프로젝트를 맡았지만, 히틀러가 없어진 이상 더 이상의 원자탄제조는 인류생존을 위협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프로젝트 중단을 요청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현재 그의 바람대로 핵의 위협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인류는 핵의 위협 속에 있습니다. 특히 북핵이라는 실질적 위협아래 있는 우리로서는 더 생생한 현실입니다.

당시 막스 보른과 아인슈타인과 같은 선배학자들이 그에게 경고하는 말도 나옵니다. 그래서 그는 말합니다.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Now I am became death, the destroyer of world.)"

아직 안 보신 분들은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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