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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세월호 참사 7주기 닷새 앞이다.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을 찾는다. 2014년 4월16일, 그 잔인한 날을 떠올린다. 봄꽃이 유혹하는 계절에 가슴이 저리다.

*** 잔인한 4월 다시 없어야

2021년 4월 10일 팽목항에 바람이 분다. 항만 배후지 개발공사가 한창이다. 새 연안여객선터미널 신축공사로 복잡하다. 무엇보다 팽목항의 이름이 바뀌었다. 공식적인 행정 명칭은 진도항이다. 이제 옛 팽목항이라고 해야 맞다.

내가 찾던 날 팽목항은 조용했다. 예상과 달리 한산했다. 파도 소리마저 잠잠했다. 4월의 진도 팽목항 가는 길엔 노란 유채꽃이 만발했다. 7년 전 이렇게 화사한 계절에 아이들은 제주로 추억여행을 떠났다. 세월호 갑판 위에서 밤하늘에 폭죽을 쏘며 놀았다. 폭죽은 화려한 벚꽃처럼 하늘에 퍼졌다. 그리고 영원한 꽃과 별이 됐다.

팽목항 등대길에 사람이 별로 없다. 눈에 띄는 건 10여명의 추모객이 전부다. 함께 한 가족들과 기다림의 의자에 앉아본다. 기억의 타일에 붙여진 참사의 현장 위치도도 쳐다본다. 말없이 상념에 잠긴다. 희생자들과 유가족에게 위로를 보낸다. 입술을 굳게 다물고 먼 바다를 응시한다. 다른 추모객들도 비슷한 행동을 한다.

팽목항에 추모 발길이 끊긴지는 오래라고 한다. 점점 찾는 이들 없는 격리공간의 모습이다. 기약 없는 일상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더 황량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노란 리본들이 방파제를 덮는다. 혼령처럼 바람에 나부낀다. 고통으로 몸부림치기도 한다. 희생자의 명복을 빌듯 휘날린다.

일곱 번의 4월이 지난다. 쓰라린 기억을 고이 안은 봄이 팽목항을 다시 찾는다. 밤낮으로 들리던 통곡소리는 이미 잦아들었다. 목탁 소리도 찬송가도 없다. 자원봉사단체의 천막도 없어진 지 오래다. 단지 노란 깃발과 리본들만 나부끼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되살려 주고 있다. 하늘이 두 쪽 나던 그날을 알려주고 있다.

팽목항은 사고 해역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 항구다. 사고 당시 구조된 생존자와 부상자를 받았다. 싸늘하게 식은 희생자들도 안아줬다. 세월호가 가져다준 슬픔을 고스란히 감내했다. 오늘도 슬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결코 잊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팽목항의 슬픔은 현재 진행형이다. 여전히 아픔을 감수하는 항구다.

팽목항은 진도 앞바다에서 살아난 아이들을 가장 먼저 보듬었다. 아이를 잃은 부모들을 위로했다. 그리고 죽어서 돌아온 아이들까지 품었다. 그렇게 7년이 지났다. 별이 된 아이들은 진도 앞바다에 총총히 떠 있다. 꽃이 된 아이들은 진도의 유채꽃으로 폈다. 엄마 꿈속에 별이 되고 꽃이 됐다. 나도 모르게 가슴이 저려와 아프다.

바람이 분다. 색 바랜 노란 리본이 격렬하게 흔들린다. 그날을 기억하며 슬퍼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세월호의 진실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맹골수도 물안개 속에 잠겨 있다. 팽목항은 물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고 있다. 어린 학생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다. 팽목항이 어느덧 7년째 슬픔의 봄을 마주하고 있다.

*** 세월호 진실을 기록해야

세월호의 비극은 불가항력의 자연재해가 아니다. 사람이 생산한 위험에 의한 인재에 가깝다. 그러나 참사 7년이 다 돼 가도록 정확한 참사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국회의 세월호 참사 관심도 떨어져 난관이 예상된다.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것 같아 두렵기까지 하다. 유가족과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역사는 심판이다. 과거의 역사는 현재가 심판한다. 현재는 미래가 심판하는 이치다. 개인은 사회의 심판을 받는다. 국가는 세계사의 심판을 받는다. 생각이 사실을 이길 수 없다. 책상이 현장을 누를 수 없어야 한다. 진실이 감춰져선 안 된다. 진실의 외면은 추락이다.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언제 어디서 세월호 참사 같은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자칫 세월호의 진실을 송두리째 잃어버릴 수도 있다. 국회는 소리치는 거짓보다 꺾이지 않는 진실을 찾아내야 한다. 세월호 참사 원인이 왜곡돼선 안 된다. 역사는 진실을 기록해야 한다. 다시 잔인한 4월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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