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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코로나19의 공격이 여전히 강하다. 강력한 방역에도 사라지지도, 떠나지도 않는다. 그래도 봄날은 어김없다. 청주에도 여지없이 봄이 온다. 무심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진다.

*** 약자 위한 배려가 답이다

어느새 4월이다. 코로나19 발병 후 맞는 두 번째 봄이다. 하늘은 맑은데 마음이 탁하다. 봄바람은 부는데 숨이 막힌다. 밖은 따뜻한데 몸이 움츠러든다. 좋은 사람이 많은데 만나기가 두렵다. 봄이 왔다고 온 게 아니다. 맘으로만 느끼는 봄이다. 몸으로 만나지 못하는 봄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산과 들에 향기로운 꽃들이 다투어 핀다. 매화 지고 나니 산 위엔 생강나무꽃이 지천이다. 산 아래는 산수유꽃으로 노랗다. 개나리 진달래 자랑질이 한창이더니 어느새 벚꽃마저 진다. 이즈음 산중엔 현호색이, 아파트 계단엔 영산홍이 꽃망울을 터트린다. 산과 들은 점점 연녹색으로 바뀐다. 하지만 여느 해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코로나19 비상사태가 봄 풍속도마저 바꿨다. 공무원들이 꽃밭에서 사람들을 쫓아낸다. 꽃은 바이러스가 아닐진대 멀리 해야 한다.

해가 바뀌고 다시 봄이다. 꽃과 나무들이 겨울의 칙칙함을 털어낸다. 온갖 생명들이 여기저기서 맥동한다. 산 아래에서 꼭대기까지 조금씩 변한다. 새로 피어난 연초록 나뭇잎이 차츰 부드러운 파스텔톤으로 바뀐다. 바라만 봐도 싱그러운 풍경이다. 연분홍 산벚꽃이 수줍은 듯 미모를 뽐낸다.·하지만 들녘은 평소 보던 들이 아니다. 축제까지 없으니 봄꽃 구경이 더 어렵다. 집에 틀어박혀 꽃 지기만 기다린다. 봄을 잃어버린 슬픈 계절이다.

힘든 시간이다. 더 힘든 건 마음의 우울이다. '코로나 블루(Corona Blue)'다. 사회적 불평등도 심화된다. 바이러스가 사람을 가리는 건 아니다. 빈부귀천 따라 옮겨가지도 않는다. 그런데 차별이 생긴다. 역병의 모든 악영향이 사회적 약자에게 몰려간다. 무슨 만유인력의 법칙처럼 작용한다. 이미 존재하는 세상의 불평등·차별 구조와 다르지 않다. 코로나19의 전파 과정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슬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약자를 위한 위로와 배려, 이타(利他)가 절실하다.

4월 7일, 하루 뒤면 재·보궐선거일이다. 타인과 약자를 배려하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 4월의 꽃들이 아름다운 까닭은 항상적이다. 환골탈태의 기적 때문이다. 열매 맺으려는 꽃잎은 떨어져야 한다. 싹 틔우려는 씨앗은 파묻혀야 한다. 꽃은 운명처럼 탄생과 죽음을 한 몸에 지니고 산다. 새로 태어나려면 일단 죽어야 하는 숙명을 지녔다. '필사즉생(必死卽生) 필생즉사(必生卽死)'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이 명구를 좌우명으로 삼았다. 전쟁터에서 죽었지만 역사 속에 길이 살아남았다.

자연 속의 삼라만상이 재생하는 4월이다. 바이러스와 꼬박 1년을 살았다. 배려와 이타가 절실한 시간이다. 약자에 대한 관심과 상생이 사회를 건강하게 한다. 건강한 공동체 만들기는 결국 함께 하기다. 남과 나를 위한 자리이타(自利利他)다. 근본적인 사회적 백신이다. 무엇보다 고통 받는 이들의 코로나 블루 치료제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는 가' 생각해야 한다.

*** 남과 나를 위한 자리이타

방심은 금물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연일 전해지는 코로나19 소식이 우울감을 더한다. 자칫 4월이 정말 잔인한 달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언제나 강하다. 뜨거운 열기로 신록의 봄을 맞고 있다. 코로나 블루의 봄을 희망의 봄으로 승화하고 있다. 평소처럼 봄을 맞으려 준비 중이다.

코앞의 재보궐선거로 더 잔인한 4월이다. 앞으로 4월은 그저 매년 반복되는 평범한 달이어야 한다. 재보궐선거 달이 아닌 벚꽃 구경하는 달이어야 한다. 본인의 책무를 제대로 인식하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더 청량한 후보가 누구인지 골라야 한다. 탐욕과 미혹(迷惑)이란 또 다른 바이러스 보균자를 뽑아선 안 된다.

봄이 실종된 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계절의 봄은 변치 않고 찾아오고 꽃은 만개한다. 꽃 천지 속에서 새로운 생명들의 행진이 이어진다. 꽃은 자기를 위해 향기를 퍼뜨리지 않는다. 이번 선거에서 꽃의 영혼을 가진 당선자들이 많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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