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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한반도 기상(氣象)이 아주 흐리다.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북한의 말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군사 도발이 걱정될 정도다. 기상시계가 거꾸로 돌고 있다. 약속과 위반이 반복되고 있다.

*** 약속 위반 악순환 끝내야

지리산을 다시 찾는다. 하지만 여느 때 산행과 다르다. 빨치산 루트를 걷는다. 서암정사를 거쳐 벽송사로 들어선다. 비 그친 천년고찰이 고요하다. 그 옛날 인민군 야전병원을 떠올린다. 토벌군의 무차별 공격이 가해진다. 목장승의 전설이 길게 흐른다. 벽송능선을 걷는다. 6·25전쟁 전후 빨치산들이 오간 통로다. 물론 지금 그 흔적은 없다. 그 많던 비트도 사라지고 없다. 빨치산과 토벌대간 피로 얼룩진 상처만 남아 있다. 어느새 늙은 소나무가 슬픈 역사를 품에 안는다.

짧은 시간 많은 게 변했다. 북한이 남북 간 모든 통신을 일방적으로 끊었다. 남북연락사무소뿐만이 아니다. 동·서해 군 통신선, 통신시험시설, 정상 간 핫라인까지다. 한반도 비핵화 백지화도 암시했다. 군사적 무력도발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언사는 작심한 듯하다. 지난 4일 대북전단 비난성명 발표 뒤 대남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초강경 담화를 3건이나 잇따라 쏟아냈다. 돌발적인 독설의 목적과 의도를 확연히 드러냈다. 휘둘릴 이유는 당연히 없다.

북미관계가 최근 악화됐다. 북한은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남측으로 책임 전가가 가장 쉬운 선택이었다. 북한의 태도 변화는 늘 비슷한 흐름이었다. 준비된 전략적 시간표였다. 기습으로 허점을 찌르곤 했다. 대개는 윽박지름이었다. 북한은 군사합의 파기를 거론했다. 예상했지만 심상찮다. 대미 협상력 극대화가 가장 큰 목적일 수 있다. 물론 내부 단속용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개적 도발 의지 표명은 분명하다. 조만간 무슨 변고가 있을 듯하다. 매우 유감스럽고 위험하다.

그러나 남과 북 한 겨레의 소망은 같다. 어떤 상황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 북한은 남북 간 기존 합의부터 준수해야 한다. 추가적인 도발과 위기고조 행태는 서로에게 해가 될 뿐이다. 남한 정부의 끝없는 자제도 별 도움이 될 수 없다. 정부는 북한과 충돌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자제가 능사도 아니다. 자칫 굴욕적 자세는 국민 자존심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 때론 단호함이 해결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물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세상사는 무수한 약속으로 이뤄지고 진행된다. 동시에 수많은 위반으로 점철된다. 약속은 위반을 낳고 위반은 다시 약속을 낳는다. 궁극적으로 위반은 또 안정을 갈구하게 된다. 약속을 희망하게 된다. 북한이 지금 그런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국가든 개인이든 모순적 숙명에 직면하곤 한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모순을 반복할 수는 없다.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 힘들지만 약속을 포기하면 안 된다. 그래야 남북이 서로 번영의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올해가 한국전쟁 70주년이다. 70년 전 비극과 분단의 현실을 그려본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이 불안하다. 이념의 그늘 때문인가. 체제의 불안감 때문인가.

*** 새 역사는 자기반성으로

"나는 다 잘했고, 너는 다 잘못했다"는 심보론 안 된다. 그 어떤 역사도 만들어낼 수 없다. 겉으로는 전쟁의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쌍방이 이득을 취하며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적대적 공존의 묘미다. 북한은 지금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 남한 탓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자세론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 나를 돌아보는 자성(自省)부터 해야 한다. 자성 없이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 남한을 탓하고, 미국을 탓해 얻을 건 없다.

자본주의는 왜 망하지 않았을까. 변했기 때문이다. 한 국가나 한 개인을 평가하는 기준은 많다. 책임의 전가(轉嫁)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비교적 명확하다. 주로 '이기적' '방어적' 단어를 써 평가한다. '비루한'도 자주 보인다. 남 탓 이면에 '남' 이상의 허물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바뀌어야 한다. 맑은 햇살을 보려면 폭풍우도 견뎌야 한다. 중요한 건 자정 능력이다. 새 역사는 자기반성으로 시작한다. 다시 인내의 시간이다. 벽송사 미인송이 도인송에 인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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