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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2.07 16:25:3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우리나라에 서양력인 양력이 처음 도입된 해는 1895년(고종 32)이다. 고종은 양력 도입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 연호를 '건양(建陽)'으로 정할 정도였다. 건양은 글자 그대로 '양력을 세웠다'는 뜻이다. 이처럼 고종이 양력 도입에 적극성을 보인 것은 외국과의 조약체결 때문이었다.

주변 나라는 모두 양력을 쓰는데 비해 조선만 유독 음력을 사용하면서 적지 않은 불편을 겪었다. 따라서 당시 조선은 음력 표기를 한 후 그 아래에 '양력 몇년 몇월 몇일'을 병기해야 했다.

오스트리아와 통상조약을 체결한 구한말 인물은 권재형이라는 인물이다. 그는 조약문 맨 끝에 '대조선국 개국 501년 5월 29일'이라고 쓰고, 다시 '양력 1892년 6월 23일'이라고 병기했다.

구한말 최고의 지식인이었던 지석영도 양력 시행을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양력 도입은 처음부터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지석영(池錫永·1855~1935)은 종두법을 발견하는 등 당시로서는 최고의 지식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양력 도입을 강하게 반대했다. 이유는 한 나라 안에 '정월(正月)'이 두 개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종묘, 사직, 전각에 지내는 제사와 경사스러운 명절, 기원절에 대해 음력을 쓰는 것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을 정월로 삼기 때문이며, 행정의 조서, 칙서 및 각 항목의 중앙과 지방에 보내는 공문에서 양력을 쓰는 것은 양력 1월 1일을 한 해의 정월로 삼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정월이 두 개인 것이니, 어찌 한 나라 안에 두 가지 정월을 쓸 수 있겠습니까.'-<고종실록>

그는 음력만을 사용해도 불편하지 않은 예산과 외교 분야의 이유를 사례를 들어 조목조목 설명했다.

'예산을 가지고 말한다면, 평년을 12달로 나눈 것이고 윤달이 있는 경우 13달로 하면 예산에 털끝만치도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외교문건을 가지고 말하자면, 큰 글자로 음력 정월 하루 날을 쓰고 옆에 양력 몇 월 몇 일이라고 써놓으면…'-<고종실록>

지석영의 상소문은 "삼가 바라건대, 성명(聖明)께서는 과단성 있게 결단하시어 양력 사용을 없애고 전적으로 음력을 사용하게 해서 정월을 완전히 하고 나라의 체모를 높이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으로 끝난다.

그러나 고종은 지석영의 상소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후대 임금인 순종대에 이르러서는 신년 하례식의 일종인 원단조하(元旦朝賀)를 음력이 아닌 양력 1월 1일에 하는 데까지 발전했다. 이를 건의한 인물이 아이러니하게도 이완용이었다.

'내각 총리대신 이완용이 아뢰기를, "국가의 정삭(正朔)은 이미 태양력을 준수하여 쓰고 있습니다. 원단에 조하하는 예식을 거행해야 하니, 음력 원단과 동지에 조하하는 의식은 이제부터 하지 않는 것으로 마련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순종실록>

그러나 양력에 대한 거부감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1937년 12월 12일자 동아일보에는 '양력과세를 장려'란 제목으로 우리고장 보은군과 관련된 기사가 실려있다. 슬로건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생활개선은 양력 실행으로부터 △양력 실행은 정월 행사로부터 △선조의 차사(제사 지칭)도 양력 초하루날에 △세배와 유희오락도 또한 이때에'라는 내용이 실려 있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지석영은 우리고장 제천 덕산이 처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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