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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금천동 '바지카페'

#바지사장 #반바지사장 #팥빙수 #잉어빵 #버터바

  • 웹출고시간2023.11.21 10:46:16
  • 최종수정2023.11.21 10:46:16

바지사장을 자처하는 김준오(사진 뒤) 대표와 겨울이라 긴바지로 갈아입은 반바지사장 양민준 씨.

[충북일보] 보통의 경우 '바지사장'은 그다지 좋은 의미는 아니다.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명의만 빌려준 경우나 실제 운영자가 아닌 경우를 일컫기 때문이다.

바지카페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실제 운영자가 바지사장과 반바지사장이다. 바지사장 김준오 대표와 반바지사장이라고 칭하는 양민준 씨가 함께 시작했다. 준오 씨는 군 제대 후 아버지의 권유로 캠핑장에서 일했다. 오토캠핑장을 관리하는 역할로 자주 마주치는 단골 캠퍼들과 자연스레 친분이 생겼다. 실운영자는 아버지였기에 농담처럼 바지사장이라고 칭하고 소통하다 보니 별명처럼 친숙해졌다. 캠핑장이 자리를 잡으며 일을 돕기 위해 들어선 친구 민준 씨는 바지사장에 조금 못 미치는 반바지사장을 자처했다.
준오 씨는 7년쯤 캠핑장을 관리하며 군 시절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던 꿈을 구체화 시켰다. 취미와 특기를 한 공간에 구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설계한 것이 자신만의 카페다. 캠핑장에서 커피를 익히고 그림과 음악, 사진, 소품 수집 등 취미로 즐기던 모든 것을 바지카페에 담았다.

바지카페의 곳곳은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채워져 있다. 신발, 책, 액자, 피규어 등 선반마다 다르게 구성한 인테리어가 막힘 없는 공간이 나눠진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더는 남은 자리가 없는 준오씨의 집에서 카페로 쫓겨난 소품도 다수다. 포스터와 메뉴 등 직접 디자인한 인쇄물들도 감각적이다.

이 공간을 찾아온 이들은 분위기를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준오 씨의 취미도 체험해 불 수 있다. 벽면에 기대어둔 기타는 가장 많은 손님들이 활용하는 아이템 중 하나다. 손님의 취향에 따라 같은 기타에서 전혀 다른 선율이 흘러나온다. 관심을 갖는 이들은 버튼을 조작하며 음악을 틀어보는 디제잉기계와 곳곳에 놓인 카메라 등도 취미를 가늠케 한다.
낮 12시부터 새벽 3시까지 열린 시간도 이채롭다. 캠핑장에서 일하며 밤낮없이 관리에 신경쓰다 보니 자연스레 밤잠이 줄어 카페까지 이어졌다. 처음에는 새벽 6시까지도 열려있었지만 조금 줄인 시간이 3시다.

골목에서 은은한 빛을 발하는 밤의 바지카페는 낮과는 다른 가게처럼 느껴지게 한다. 조명과 음악으로 분위기를 바꾼 공간에서는 와인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조용히 앉아 책을 읽으며 밤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사계절 인기 있는 메뉴는 팥빙수다. 캠핑장에서 부수적인 수입 창출을 위해 고안한 바지사장표 팥빙수는 캠핑장을 빙수 맛집으로 소문나게 한 일등공신이다. 눈꽃 빙수에 특제 소스를 부어 고소하고 달콤한 맛을 완성한 빙수는 바지카페에서도 대표 메뉴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더운 여름은 물론 계절이 바뀌어도 하루에 일정한 양이 나가는 효자 메뉴다. 4인이 먹어도 충분한 넉넉한 양과 푸짐한 토핑이 먹어본 이들을 다시 찾아오게 만든다.
ⓒ 바지카페 인스타그램
다양한 디저트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수제 버터바다. 재료를 아끼지 않은 묵직한 풍미는 포만감과 입안의 즐거움을 넘치게 안긴다. 말차, 황치즈, 초코, 얼그레이 등 선택의 폭도 넓다. 쌀쌀해진 계절 새롭게 시도한 붕어빵은 골목대장으로 자리잡았다. 인근 아파트와 주택가가 많은데도 겨울 대표 메뉴가 없는 것이 아쉬워 반바지사장이 전담하게 된 붕어빵은 수시로 드나드는 손님 행렬에 열기가 식을 틈이 없다. 팥 이외에도 고구마와 슈크림으로 채워진 붕어빵은 남녀노소 만족하는 간식이다. 되도록 따뜻하게 갈 수 있게 갓 구운 붕어빵을 최대한 늦게 담는 정성으로 배달 주문에서도 빠지지 않는 추가 메뉴가 됐다.
바지사장과 반바지사장의 바지카페는 곳곳에 숨겨진 재치가 있다. 운영하는 이들의 재미와 만족을 위해 수시로 움직이는 공간의 변화를 손님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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