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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2.26 14:31:40
  • 최종수정2019.02.26 14:31:40
[충북일보] #커피맛집 #느린커피 #지연식드립 #예술공간 #방앗간아니고방앝간

방앗간이 방'앝'간으로 변했다. 방앗간이 30여 년 동안 지켰던 자리를 '예술(art)'이 담긴 카페로 재탄생 시킨 건 유용성 지휘자와 정지현 작가 부부다.
안덕벌 예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온 '드로잉 하우스' 레지던시 작가로 참여하고 있는 정 작가는 30여 년 골목을 지켜온 방앗간이 문 닫자 그 공간이 아쉬웠다. 안덕벌의 작은 역사가 담긴 방앗간을 살려 작업장으로 활용하고 싶었다. 2017년 공간을 완성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 동안 주민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작은 골목이었지만 주민들이 애용하는 길목이었다. 골목을 지나는 이들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문을 열고 들여다 봤다.

이 방앗간은 단순히 곡식을 찧거나 빻는 곳이 아니라 별일이 없어도 늘 드나드는 주민들의 사랑방이었다. 개인적으로만 쓰면 안 될 것 같았다. 작업실에 공공성을 더하기로 했다. 자연스레 예술을 알릴 기회이기도 했다.

유 지휘자는 오랜 세월 빠져있던 커피를 떠올렸다. 보이차의 매력에 젖어있던 그에게 커피의 신세계를 알게 한 곳은 천안의 한 커피전문점이다. 지연식 추출법을 사용한 드립 커피는 첫 모금에 꽃향기가 터졌다. 일주일에 3번씩 들러 커피를 마셨다. 어깨너머로 본 추출방식을 집에서 따라 해본 것이 7년이 넘었다.

카페를 준비하면서 제대로 배움을 청했다. 지인들 사이에서는 인정받던 커피였지만 배우고 나니 또 달랐다. 7년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결정적인 한 방이 있었다. 한 끗 차이를 넘어서자 그 맛이 완성됐다.

취향에 맞는 커피를 위해 로스팅도 직접 한다. 미술가 아내가 꼼꼼하게 색감을 체크하고 음악인 남편이 리듬감 있게 원두를 볶는다. 온전히 지연식 추출에 적합한 향과 맛을 만든다. 로스팅의 정석을 따라가지 않았다. 그들만의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카페방앝간만의 로스팅이다.

핸드드립의 특성상 기다림이 필요하다. 주문이 들어오면 원두를 갈고 커피를 추출한다. 진득하기까지 한 느낌의 커피를 내리는 동안 유 지휘자의 표정은 사뭇 심각하다. '커피 빵(원두와 물이 만나면 부풀어 오르는 현상)'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커피 빵의 반응을 보며 쪼르륵 쪼르륵 물을 흘린다.
ⓒ 카페방앝간 인스타그램
지연식 추출은 일반적인 핸드드립보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다. 만드는 이와 주문한 이가 함께 기다려 한잔의 커피를 만난다. 커피는 마시는 사람의 입에서 완성된다. 입안의 모든 감각으로 맛을 느끼고 코끝에서 향을 터뜨리면 된다. 한 모금 마시고 입가에 미소가 퍼지면 비로소 유 지휘자가 정성껏 내린 커피의 완성이다.

유 지휘자는 상상챔버국악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를 맡고 있다. 거문고로 음악을 시작해 지금도 끊임없이 배우면서 창작활동을 병행한다. 지휘를 시작한 지도 10주년이 됐다.

음악인인 그에게 커피는 또 하나의 예술이다. 커피를 내리는 과정은 다양한 악기 연주자들과 호흡하고 조율하며 하나의 음악을 완성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원두를 제대로 볶아내고 갈아 적정한 양의 물과 시간을 활용해 맛있는 한잔이 나오기까지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 없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카페방앝간에서 우연히 만나 커피 한잔을 나누다 친구가 되는 과정은 유 지휘자가 가장 좋아하는 광경이다. 커피의 힘에 놀라고 때때로 음악적 영감을 얻기도 한다.

안덕벌 동네 예술가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 유 지휘자는 안덕벌이 가진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번화가와는 거리가 먼 이곳이 예술생태로 거듭나도록 애쓰고 있다. 카페방앝간을 비롯한 곳곳에서 비정기적 공연과 전시가 이어지고 수준 높은 벽화에는 작가들의 솜씨가 담겼다.

이들은 더 많은 식문화가 안덕벌에서 꽃 피우길 바란다. 일단 무언가를 먹으러 안덕벌로 들어서면 쉽사리 헤어나올 수 없는 예술의 거리를 만들 셈이다. 카페방앝간의 예술가 부부를 비롯한 안덕벌의 숨은 예술가들이 먹거리와 마실 거리 이상의 즐거움을 준비하고 있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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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이시종 충북도지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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