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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한우레스토랑 '수이재1928'

#한우레스토랑 #소고기 #수이재 #고옥 #한옥

  • 웹출고시간2019.10.22 16:06:59
  • 최종수정2019.10.22 16:06:59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소고기를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육회처럼 날 것 그대로 신선한 고기에 약간의 양념을 더해 음미하기도 하고 각 부위를 구워내거나 찜으로 먹기도 한다. 주재료가 되거나 다른 재료의 풍미를 살리는 역할을 내세워 국이나 탕으로도 먹는다.

같은 부위도 조리하는 방법에 따라 다른 맛을 내고 등급이나 숙성도에 따라서도 맛이 확연히 달라진다. 개인의 경험에 따라 소고기는 서로 다른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청주 강서동에 위치한 한우 레스토랑 '수이재1928'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새로움이다. 지금껏 맛본 것과는 다른 방식의 소고기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수이재1928 인스타그램
외곽 도로변에 위치한 한옥 마당으로 들어서면 전통적인 처마와 대들보를 그대로 살린 고혹적인 고옥이다. 그저 오래된 한옥이 아니라 제대로 지어진 전통 한옥이다. 1928년 지어졌던 한옥을 분해해 목재를 손질하고 전통 방식 그대로 재조립한 것이다. 경상도 어딘가에서 수십년을 지키다 이혜정 대표의 눈에 띈 고옥은 청주 강서동에서 다시 고운 자태를 갖췄다.

높은 천장 밑으로 갖춰진 십 여개의 목재테이블은 숯이 들어갈 공간을 품었다. 두 번 구운 숯으로 각 테이블에서 소고기를 바로 악혀 제공하기 위해서다. 몇 가지 코스로 구성된 메뉴를 선택하고 소고기를 만나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소고기가 나오기까지 비교적 낯선 음식들이 연이어 나온다. 아뮤즈부쉬(amuse-bouche), 샐러드, 에피타이저, 클렌저 등 이름부터 어려운 요리가 테이블에 놓인다. 친숙한 재료들이지만 새로운 모습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철 농산물을 가지고 요리하지만 여느 식당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반찬들은 아니다. 자리만 차지하는 구색 갖추기용 접시들은 과감히 없앴다. '먹을' 요리만 제대로 내려는 혜정씨의 의도다.

하나씩 상 위에 오를 때마다 손님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마중한다. 한 폭의 그림같은 담음새로 눈을 사로잡는 전채 요리는 오감을 충족시키며 식욕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재료의 선택과 손질부터 정성이 가득 담긴 각각의 요리들이 순서대로 입안을 가시고 고기를 맞이할 준비를 마친다.

부위별로 가지런히 등장하는 소고기는 30개월 미만의 한우 송아지다. 수의사인 혜정씨의 남편이 2대째 운영하는 목장에서 키워진 소가 대부분이다. 물량이 없을 때는 다른 곳에서 조달하기도 하지만 소고기의 품질은 반드시 지킨다.
좋은 조건에서 잘 키워진 어린 송아지는 빛깔부터 다르다. 먹기 좋게 구워진 소고기가 따뜻하게 데워진 개인 접시에 오르면 손님들은 그저 맛을 느끼면 된다. 고기 먹기를 마친 후에 제공되는 식사와 디저트까지 기품을 잃지 않는다. 한끼 제대로 대접받은 기분, 그야말로 고급스러운 코스 요리다.

종갓집 막내딸로 자란 혜정씨는 북적이는 손님으로 가득했던 집안 분위기에 익숙했다. 힘든 기색없이 정성을 다해 손님을 대접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당연하게 여겼다. 장이나 김치는 물론 집에서 직접 만든 모든 요리에 감주와 다과 등의 디저트까지 온 과정에 담긴 정성으로 맞이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손님을 대하는 혜정씨의 자세는 종갓집 주인과 다르지 않다. 내 집에 오는 모든 이들을 온전히 대접하는 것이 목표다. 좋은 날, 수이재(秀怡齋)를 선택한 이들이 마음속에 차오르는 기쁨을 만끽하고 나서길 바란다.
한옥에 대한 애정만큼 전통에 대한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2대 째 대물림한 목장을 운영하는 남편이 키운 송아지로 혜정씨가 전반적인 관리를 맡았고 아들은 요리를, 딸은 매장 서비스를 담당한다. 가족이 대를 이어 만들어가는 공간인 셈이다. 고객들의 빗발치는 요청에 소규모 돌잔치를 시작한 이유도 재미있다. 수이재에서 돌잔치를 했던 아기 주인공들이 추억을 되짚어 찾아올 수 있는 가게로 남을 작정이어서다. 미래의 고객들이 차곡차곡 늘고 있다. 새로운 세월이 수이재에 쌓이고 있는거다. 이제 막 90년을 넘긴 한옥의 정취는 앞으로 오랜 시간동안 고옥의 멋을 완성해 나갈 듯하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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