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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5.07 15:18:05
  • 최종수정2019.05.07 15:18:05
ⓒ 온정 인스타그램
[충북일보] 첫맛은 눈으로, 끝 맛은 혀로 즐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화려한 모양새를 갖춘 달콤한 이 음식은 일본 전통 과자인 '화과자'다.

화과자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디저트 교육 스튜디오 '온정'은 남문로2가를 지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돌아볼 법한 예쁜 외관을 가졌다. 분홍색 간판과 빨간 테두리의 투명한 유리 속으로 보이는 것은 분홍색으로 덮인 벽과 원색의 테이블이다. 한편에 놓인 화과자와 양갱 역시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시선을 끈다.

작은 꽃과 잎으로 온통 뒤덮인 화과자가 있는가 하면 수십 개의 빗금으로 무늬를 대신한 것도 있다. 어떤 것은 그 자체로 꽃 같고 어떤 것은 과일의 모양을 닮았다.
환한 미소로 온정을 더 화사하게 밝히는 강도현 대표는 화과자의 모양에 반해 화과자를 시작하게 됐다. 과거 웨딩업계에서 일했던 그는 답례품 형식의 화과자를 통해 첫 화과자를 만났다.

귀한 손님에게 정성을 표현하기 적합한 화려한 모양에 먼저 눈길이 갔다. 쿠키나 떡과는 또 다른 달콤한 맛에도 마음을 빼앗겼다. 가끔 집으로 가져가면 딸보다 화과자를 더 반기는 아버지의 애정에 직접 만든 화과자를 대접하고 싶어졌다.

서울에서 공방을 다니며 직접 만들어 보니 점점 욕심이 생겼다. 손으로 직접 만드는 것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화과자와는 차원이 달랐다. 섬세한 손끝에서 나오는 모양과 맛은 다른 종류의 무엇이었다. 만들수록 완성도가 높아지는 화과자의 정직함에 계속 만들고 또 만들게 됐다. 배움을 위해 일본을 오가며 화과자에 대한 애정을 확인했다.

그사이 청주에서 다양한 디저트 가게들이 문을 열었지만 화과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홈 클래스로 공방을 운영하며 귀한 디저트로의 가능성을 확신한 도현씨는 접근성이 좋은 시내에서 '온정'을 시작했다.

도현씨의 예상은 적중했다. 특별한 선물을 찾던 이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온정'은 청주1호 화과자 전문점으로 입지를 굳혔다.
온정을 찾아오는 이들의 사연은 다양하다. 결혼을 약속한 예비 신랑 신부가 상견례 선물로 사용할 화과자를 직접 만들러 오기도 하고 차례상에 올릴 예쁜 화과자를 준비하러 오는 경우도 있다. 취미를 만들고 싶어 여러 공방을 찾아다니는 열혈 교육생이나 무언가를 만들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직장인들도 여럿이다.

원데이클래스로 시작해 몇 번이고 다시 찾아오는 이들도 있다. 가족들의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세상에 하나뿐인 선물을 만들어 건네고 싶어서다. 그렇게 여러 번 도현씨를 찾다 취미과정을 다 배우고도 정규과정까지 수강한 수강생도 있다.

'금손'이 아니라서 안될 것 같다며 시무룩하게 시작했다가도 그럴듯하게 완성된 작품에 자신감을 안고 돌아가는 이들이 대다수다. 키즈클래스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세상에 없는 창작물을 만들어 낸다. 화과자를 처음 접해본 어른들도 도현씨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빚어내곤 한다. 교육생들을 가르치지만 늘 그들을 통해 함께 배우게 되는 이유다.

같은 강낭콩 백앙금을 사용하지만 볶거나, 찌거나, 끓이는 과정을 통해 다른 맛으로 탄생한다. 어떤 것은 쫀득한 식감을 내고 입안에서 퍼지듯 녹아내리는 것도 있다. 지나치지 않은 기분 좋은 단맛에 누군가는 추억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추억을 만든다.

'온정'에 찾아온 이들이 가져가는 것은 단순히 예쁜 화과자가 아니다. 재료에 색을 입히고 무늬를 넣어가며 온정성을 담은 결과물이다. 주는 이의 손끝에서 시작돼 받는 이의 눈과 입으로 전해지는 세상에 하나뿐인 선물이 될 것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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