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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7.23 14:03:02
  • 최종수정2019.07.23 14:03:02
[충북일보] 흔히 보리밥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몇 가지 푸성귀와 찌개, 고추장을 넣어 쓱쓱 비벼 먹는 간단한 끼니다.

'청주에서 엄마가 제일 행복한 식당'이라는 문구를 곳곳에 담아둔 '대산보리밥'의 보리밥은 조금 다르다. 메뉴는 된장 보리밥과 청국장 보리밥으로 단출하지만 상차림을 받아보면 결코 단출하지 않다. 2인분 이상 주문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피자나 고등어구이를 제쳐두더라도 단순히 보리밥이라고 부르기에는 한정식에 가까운, 다양한 찬들이 식탁을 채운다.
ⓒ #대산보리밥
1인분씩 담겨나오는 비빔용 나물은 계절에 따라 변하는 제철 채소들로 구성된다. 콩나물, 숙주, 상추, 치커리 외에도 무생채와 당근, 김 가루 등으로 색의 조화도 챙겼다.

잡채와 샐러드, 수육을 보고 눈을 돌리면 소쿠리에 담긴 여러 반찬도 시선을 끈다. 쌀과 귀리를 일정량 섞은 찰보리 밥은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입소문이 난 지 오래다.

십수 개의 테이블마다 올라와 있는 약고추장과 참기름도 추억을 담았다. 옛 기름병에 담긴 참기름은 방앗간에서 직접 짜오는 것으로 향과 맛이 짙고 이문규 대표가 고기를 볶아 직접 만드는 약고추장은 많이 넣어도 짜거나 맵지 않은 감칠맛을 자랑한다. 중학생 이전의 아이들에게는 일정량의 밥이 제공돼 메뉴를 더 시킬 필요도 없다.

서비스조차 화끈하다. 임산부나 군인들에게는 고등어를 서비스로 제공하고 손님들이 스스로 즐길 수 있는 후식 메뉴만도 10여 가지에 이른다.

미숫가루와 오렌지 슬러시부터 원두커피, 커피믹스, 보리 강정, 건빵, 뻥튀기, 강냉이, 건강 차 등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후식 메뉴는 대산보리밥을 찾는 또 다른 이유다. 식사에 후식까지 풍성하게 차려내고 얼마의 시간 동안 대산보리밥을 즐기든 아무도 관여하지 않는다.

장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대산보리밥이 얼마나 손님을 신경 쓰는지 알 수 있다. 문규씨는 분명 한두번 장사해본 솜씨가 아니다. 가게를 둘러보면 문 앞에 크게 붙여둔 포스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한 장의 도식이 담긴 포스터에는 대산보리밥 주인장의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창업과 폐업 이야기가 간단하게 쓰였다. 문규씨는 중학교 때부터 요리하고 싶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한정식, 양식 전문점을 두루 거쳐 호주 요리학교까지 다녀온 그가 몇 번의 창업과 폐업을 반복했는지 그려져 있다.

요리에 대한 열정만으로 어린 나이에 시작했던 파스타 전문점을 몇 달 만에 닫고 이후 네댓 번의 창업과 각각의 사정으로 인한 폐업을 반복했다. 그간의 실패와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단단히 준비해 대산보리밥의 문을 열었다. 숨조차 쉬기 어려웠던 폐업의 아픔들은 메뉴와 서비스에 녹여낼 소중한 자산이 됐다.

대산보리밥은 아침체조와 명상으로 문을 연다. 무거운 주방 재료를 다루는 직원들이 종종 허리나 손목 등을 다치는 일이 발생해서다. 출근하자마자 간단한 체조를 시작한 뒤 주방에서의 사고가 눈에 띄게 줄었다.
가경동에 있던 가게를 죽림동으로 확장 이전하면서 달라진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앞으로의 신메뉴 개발 토대가 될 두부 건강연구소와 발효과학연구소가 가게 한편에 생겼다. 이곳에서 밤낮으로 콩을 갈아가며 두부와 청국장을 연구해 최적의 비율과 메뉴를 찾는 중이다. 또 하나는 봉사 영역의 확대다. 기존 흥덕구에서 운영하던 어르신들 음식 대접을 서원구 어르신들까지 확대했다. 한 달에 세 번 어르신들을 가게로 모신다.

문규씨는 대산보리밥이 편안한 밥집이 되길 원한다. 특정 계층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세대나 성별에 제한 없이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한 끼 식사다. 큰 산처럼 모두를 품고자 대산(大山)이라는 이름을 썼다. 늘 고민하고 연구하는 문규씨의 마음이 식탁 위에 그대로 펼쳐진다. 대산보리밥을 나서며 '모처럼 밥 다운 밥을 먹었다'는 평을 남기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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