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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6.27 17:16:53
  • 최종수정2023.06.27 17:16:53

김윤선

안전보건공단 충북북부지사 차장

'난 소비로 가치를 나타낸다.' 수많은 대체재가 넘쳐나는 공급 과잉의 시대에 소비자는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과시소비'나 무조건 아끼는 '알뜰 소비'에서 벗어나, 구매결정 단계에서 기업이 사회적으로 어떤 윤리적인 행보를 보이는지 따져본다. 그리고 해당 기업이 추구하고자 하는 이념과 소비자의 가치관이 맞을 때 소비로 이어진다.

기왕이면 멸종 위기의 북극곰이 그려진 라벨을 통해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한다는 생수를 마신다.

이 시계를 사면 환경/보건/교육 관련 NGO 중 한 곳을 선택하여 1:1 기부로 이어진다는 판매자의 설명에 신용카드를 내민다.

유기동물 단체를 후원한다는 기업의 주얼리(Jewelry)를 구매해서 지인에게 선물하고, 지인은 자기 이름으로 후원이 이루어졌다는 카드를 선물과 함께 받고 마음이 뿌듯해진다.

구매자는 소비행위를 통해 기업과 자신을 동일화하고 결속력을 느끼며 충성고객으로 전환된다.

이제 더 이상 소비자들은 아무리 좋은 퀄리티(Quality)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도, 기업에 대한 신뢰를 잃거나 해당 기업의 이념이 자신과 맞지 않다고 생각되면 소비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치소비와 활발한 SNS가 일상이 된 시대에서 '안전'은 어떤 기업에게는 생각지 못한 기회로, 어떤 기업에게는 존폐가 달린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안전을 소홀히 한 기업이 치러야할 대가는 단순히 중대재해처벌법이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는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

안전보다 이윤만을 중시하다 이슈가 된 기업의 제품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에게 철저히 외면 받는다.

예방 가능한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사라지게 한 기업은 아무리 사과문을 발표하고 경영진이 언론 앞에 고개를 숙여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재발을 막겠다고 목청껏 외쳐도, 불매운동은 확산되고 매출은 장기간 회복되지 않는다.

이는 해당 기업 근로자의 소속감, 자긍심 또는 근로의욕과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자발적으로 불매해야할 브랜드 리스트를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하고 서로를 독려한다.

이를 통해 시간이 지나도 소비자들의 뇌리에 박힌 부정적인 이미지는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마치 주홍글씨가 가슴에 새겨진 것처럼 지워지지 않는 낙인 같기도, 형체 없이 따라다니는 망령 같기도 하다.

대·내외 경영여건은 빠르게 변화하고 끊임없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한다.

기업의 근본적인 목적은 그 자체의 생존이며, 이는 이윤을 포함한 가치의 창출로 뒷받침된다.

이 가치는 때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으로, 때로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경영으로 화두가 된다.

시기마다 이 가치를 표현하는 문구는 다르지만 결국 이 가치의 범주에 포함되는 가장 중요한 항목은 '안전'이다.

안전은 근로자의 권리이고, 사업주의 의무이며, 기업의 생존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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