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충북일보]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수치로도 확연히 드러난다.·시대의 변화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탓도 있다. 하지만 교권 추락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학교 현장에 대한 진단이 급하다.

*** 교권침해부터 없어야 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달 '2022년 교권 보호 및 교직상담활동'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건수가 520건이다. 2016년(572건) 이후 가장 많다. 절반 가까운 241건이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신고였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의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1만1천37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8명이 최근 1년 새 사직·이직을 고민했다고 한다. 최근 5년 새 10명 중 3명은 교권침해로 정신과 치료·상담까지 받았다고 한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체벌이 전면 금지되면서 수업권 침해도 심해졌다. 정당한 생활지도까지 위협받고 있다.

사회적 담론의 첫 번째는 교육이다. 경제 분야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비단 오늘의 문제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은 내일의 지표다. 그런데 교육의 현실은 정말 참담하다. 교권은 날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학생 지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학생들에게 바른 인성을 교육하라는 사회적 요구는 거세다. 올바른 사람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교단은 이미 붕괴 상태다. 위축된 분위기 때문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젊은 교사들까지 교단을 떠나고 있다. 근속 연수 5년 미만 교사 퇴직이 1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체 교사의 퇴직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권은희 국회의원이 최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전국 국공립 초중고 퇴직교원 현황부터 살펴보자. 지난해 3월부터 올 4월 말까지 퇴직한 근속 연수 5년 미만의 저연차 교사가 589명이다. 전년(2021년 3월~2022년 2월) 303명과 비교하면 2배 가깝다. 2017~2023년 동안 가장 많은 수치다. 근속 기간과 상관없이 퇴직한 전체 교사도 6년 전에 비해 43% 정도 늘었다. 정년을 채우지 않고 떠나는 명예퇴직자도 많다. 충북의 명예퇴직 인원을 연도별로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2017년 112명, 2018년 169명, 2019년 239명, 2020년 256명, 2021년 263명, 2022년 313명 등 매년 증가 추세다.

모두 교육환경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게 하는 수치다.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교육환경은 미래를 어둡게 할 수밖에 없다. 교권침해 정도가 심각하다는 의견이 70%나 된다. 교권침해를 당한 교사가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교육현장의 씁쓰레한 현실이다. 교사들의 잦은 이직은 학교 현장에 치명적이다. 학생들의 교육력 약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교권보호와 관련한 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교사 정원 확보 등 교육 여건 개선에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교사는 백년대계의 초석을 다지고 실현하는 사람이다. 사회적 존경심을 보내고 교권을 보호하는 건 당연하다.

조기퇴직이든 명예퇴직이든 교사 퇴직 증가는 바람직하지 않다. 우선 수급 공백과 기간제 교사 양산을 초래하게 된다. 교단의 열정 낙하, 사기 저하, 교육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교권침해가 늘어나면 교사의 권위와 사기가 떨어진다. 일차적인 피해자는 교사 자신이다. 결과적으론 학생과 학부모다. 교육 당국이 보다 심각하게 들여다 봐야할 대목이다.

*** 교단 향한 시선 따뜻해져야

교사의 조기퇴직은 붕괴된 교권에 절망하는 반응이다. 더 이상 버틸 힘을 잃었다는 방증이다. 일시적이 아니란 게 심각하다. 신규교사 충원으로 별 문제 없을 거란 생각은 오판이다. 원대한 꿈을 품고 교단에 선 젊은 교사들이 머잖아 같은 고민할 수 있다. 그 땐 답이 없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최근 발표 자료를 보면 심각하다. 2005년 초·중등학교 교사 명예퇴직자 수는 879명이었다. 하지만 2021년에는 6천594명으로 7.5배로 증가했다.

교권 추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정인의 힘으로 회복할 수도 없다. 사회 전체의 힘이 필요하다. 존중과 배려, 사랑이 있어야 한다. 교사가 교단을 떠나는 건 물고기가 물 밖으로 나가는 것과 같다. 먼저 교단을 향한 시선이 따뜻해져야 한다. 그래야 교사들이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다. 학부모가 교사를 믿고 응원해 주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 믿을 수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기업 돋보기 5.장부식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

[충북일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 있다. 국내 시장에 '콜라겐'이라는 이름 조차 생소하던 시절 장부식(60)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는 콜라겐에 푹 빠져버렸다. 장 대표가 처음 콜라겐을 접하게 된 건 첫 직장이었던 경기화학의 신사업 파견을 통해서였다. 국내에 생소한 사업분야였던 만큼 일본의 선진기업에 방문하게 된 장 대표는 콜라겐 제조과정을 보고 '푹 빠져버렸다'고 이야기한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에게 해당 분야의 첨단 기술이자 생명공학이 접목된 콜라겐 기술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분야였다. 회사에 기술 혁신을 위한 보고서를 일주일에 5건 이상 작성할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던 장 대표는 "당시 선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일본 기업으로 선진 견학을 갔다. 정작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공장 견학만 하루에 한 번 시켜주고 일본어로만 이야기하니 잘 알아듣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견학 때 눈으로 감각적인 치수로 재고 기억해 화장실에 앉아서 그 기억을 다시 복기했다"며 "나갈 때 짐 검사로 뺏길까봐 원문을 모두 쪼개서 가져왔다"고 회상했다. 어렵게 가져온 만큼 성과는 성공적이었다. 견학 다녀온 지 2~3개월만에 기존 한 달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