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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6.13 17:33:50
  • 최종수정2023.06.13 17:33:50
[충북일보]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참모라 한다면 누구나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창업한 장량(張良)을 꼽는다. '사기'의 저자 사마천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를 요(堯)·순(舜)과 한무제를, 참모로서는 장량을 꼽을 정도로 장량은 고대 중국역사를 통틀어 세상이 인정한 최고의 참모다. 장량(호 자방(子房))은 한초 소하·한신과 함께 한나라 개국공신의 일등공신으로 '한초삼걸'(漢初三傑)로 불릴정도로 추앙을 받았다. 뛰어난 재략가이인 그를 놓고 중국인들은 '모성(謀聖)'으로 높여 부르고 있다. 중국에 장량이 있다면 조선에는 정도전이 있었다.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창업한 일등 개국공신이다. 나라를 여는데 그치지 않고 그는 500년 조선왕조의 틀을 다졌다. 조선조의 국가경영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고, 제도로서 정착시킨 주인공이다. 한마디로 조선의 설계자인 셈이다. 뛰어난 참모인 장량과 정도전은 공통점도 있고 다른점도 있다. 한 나라를 창업한 개국공신이라는 점과 뛰어난 지략의 소유자였다는 점은 공통분모다. 하지만 이들의 끝은 달랐다. 장량은 노년을 유방을 처음 만난 유현이라는 지역의 유후가 돼 조용히 지냈다. 유방의 조강지처 '여태후'의 피바람을 예견한 그는 권력의 핵심에서 벗어나 한가한 지방 수령으로 낙향한 반면 정도전은 조선 건국 후 급격한 개혁을 밀어붙이고 세자 이방석을 지지하면서 많은 정적들을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후일 태종 이방원과 가장 큰 대립각을 세웠고, 결국 1차 왕자의난 당시 이방원의 칼을 맞고 죽었다. 여하튼 당대의 최고의 지략가인 두 사람은 유방과 이성계라는 리더를 만나 새로운 천하를 만들었다.

누가 옳고 그르냐는 문제를 떠나 이런 역사적 사실을 접하면서 리더와 참모의 합(合)에 대해 새삼 주목하게 된다.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도 그를 제대로 뒷받침 할 수 있는 참모를 못만난다면 별볼일 없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역사는 일깨워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리더의 용인술과 참모의 처세술은 서로의 입장에서 보는 관점의 차일뿐 지향점은 사실 같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인지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가 시작되면서 자치단체장마다 훌륭한 참모를 구하는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리더의 마음을 헤아려 전략을 마련하고,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꿰뚫어 자신에게 알려주고 그에 대한 지혜까지 제공해 줄 수 있는 '능력자'를 고르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전문적인 행정용어로는 정무직이라 한다. 국가 또는지방자치단체의공무원의 종류 중 선거에 의하여 취임하거나 임명에 있어서 국회 또는지방의회의 동의를 요하는 공무원과 국무위원,차관등 정치적인 직종에 속하는 공무원을 일컬으며 특수경력직공무원에 속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정무특별보좌관, 정책보좌관 등의 이름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이들도 엄연히 공무원이지만 기존 공무원 조직과는 좀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공무원들은 수직적인 체계속에 자신이 맡고 있는 일을 처리하고 책임도 정해진 범위에서 지는 반면 정무직 공무원의 업무범위는 '제로 '에서부터 시작해 무한대다. 당연히 책임도 한정돼 있지 않다. 때문에 특정업무에 국한돼 있기 보다는 업무 전반에 걸친 이해력을 갖춰야 하고, 그에 따른 정확한 판단력도 갖춰야 한다. 그래서 '장자방'이나 '정도전' 같은 혜안과 감각을 필요로 한다. 최근 충북도와 세종시, 진천군 등 충청권 지방자치단체에서 정무라인의 인적쇄신을 단행했거나 추진중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성공한 지방정부를 만들기 위한 해당 지자체 리더의 고뇌의 끝에서 이뤄지는 작업들이다. 사람만 바뀌었을 뿐 변화된게 없다면 아니함만 못하다. 그런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리더나 참모나 서로를 파트너로서 인정하고 정확한 '팀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이 바뀌면 누구나 기대를 한다. 그것이 인지상정이다.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정무라인은 조직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고, 나아가 지방정부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해 나가는데 가교역할을 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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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기업 돋보기 5.장부식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

[충북일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 있다. 국내 시장에 '콜라겐'이라는 이름 조차 생소하던 시절 장부식(60)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는 콜라겐에 푹 빠져버렸다. 장 대표가 처음 콜라겐을 접하게 된 건 첫 직장이었던 경기화학의 신사업 파견을 통해서였다. 국내에 생소한 사업분야였던 만큼 일본의 선진기업에 방문하게 된 장 대표는 콜라겐 제조과정을 보고 '푹 빠져버렸다'고 이야기한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에게 해당 분야의 첨단 기술이자 생명공학이 접목된 콜라겐 기술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분야였다. 회사에 기술 혁신을 위한 보고서를 일주일에 5건 이상 작성할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던 장 대표는 "당시 선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일본 기업으로 선진 견학을 갔다. 정작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공장 견학만 하루에 한 번 시켜주고 일본어로만 이야기하니 잘 알아듣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견학 때 눈으로 감각적인 치수로 재고 기억해 화장실에 앉아서 그 기억을 다시 복기했다"며 "나갈 때 짐 검사로 뺏길까봐 원문을 모두 쪼개서 가져왔다"고 회상했다. 어렵게 가져온 만큼 성과는 성공적이었다. 견학 다녀온 지 2~3개월만에 기존 한 달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