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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2.12 16:46:37
  • 최종수정2019.02.12 16:46:37

최종웅

소설가

경찰 하면 떠오르는 게 정복 입은 모습이다. 모든 경찰이 정복을 입고 근무하는 것은 공권력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정복을 입지 않는 경찰도 있다. 그게 바로 정보경찰이다.

정보경찰은 호칭도 다르다. 모든 경찰을 경위 경감 등 계급으로 부르거나 서장 과장 등 직책으로 호칭하지만 정보경찰만은 그렇지 않다.

직장에 가는 것을  회사 간다고 하고, 직원들끼리 사장이나 부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왜 그런 걸까· 정보활동은 신분을 감춰야하기 때문이다. 정보를 훔치러 온다는 사실을 알면 누군들 좋아하겠는가·

그런데도 경찰은 위험지역을 순찰하듯 각급 기관‧단체나 문제 인물을 사찰해왔던 게 관행이었다.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무슨 일이 없느냐고 물었다. 심지어 언제까지 이런 정보를 알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것을 정보활동이라고 할 수는 없다.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정보를 수색하는 것이고 압수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게 통했다. 말을 듣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했기 때문이다.

국민을 보호해야할 경찰이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한 것이다.

이런 식의 정보활동은 민주화가 될수록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맨 먼저 수난을 당한 게 국정원이었고, 두 번째가 기무사였다.

문제는 국가정보도 수사기능처럼 체계화되어있다는 사실이다.

국정원이 국가안보에 관한 정보를 전담하는 국가정보기관이라면 안보지원사는 군사정보를 중점적으로 수집하는 군사정보기관이다.

당연히 경찰은 치안정보를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치안정보기관이다.

국정원과 기무사가 무차별적인 정보활동으로 철퇴를 맞았지만 경찰은 구태의연한 활동을 계속한다는 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었나 보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발족한 경찰개혁위원회가 정보경찰의 정치개입 및 사찰 가능성을 차단해야한다며 경찰청에 정보활동 개혁방안을 마련토록 권고했다.

마침내 그 결과가 지난 26일 발표되었다. 경찰청이 정보활동 범위와 기본원칙, 정보수집 활동 유의사항 등을 담은 내부 훈령 '정보경찰 활동규칙'을 제정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새 규칙은 활동 범위가 무분별하게 확장될 수 있는 경찰 정보활동 범위를 구체적으로 분류해 명시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찰의 정보활동 범위를 범죄정보,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정보, 국가 중요시설과 주요 인사의 안전에 관한 정보, 집회와 시위에 관한 정보,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등에 관한 정보, 신원조사 및 사실 확인에 관한 정보, 그밖에 공공 안녕에 대한 정보 등이다.

워낙 정보활동 범위가 방대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무엇이 달라졌는지 잘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분명히 달라진 게 몇 가지 있다. 하나는 언론·교육·종교나 시민단체, 기업, 정당 등 민간에 대한 상시 출입을 금지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제 때부터 이어져온 관행이지만 앞으론 상당 부분 금지된다는 의미다.

당연히 출입처를 배정하는 식의 정보 담당관제도 폐지될 테고, 정보활동을 빙자한 각종 문제도 사라질 전망이다.

두 번째는 정치 관여를 목적으로 한 정보수집 등 정치개입도 금지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경찰이 민생치안보다 정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요인이 있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지만 앞으론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비노출 간접 활동으로 전환하면 정보 인력과 예산이 엄청나게 더 들 테고, 그것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이 경찰 인사권을 쥐고 있는데 어떻게 정권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점도 문제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지 않으면 언제든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보경찰이 기관‧단체를 순회하면서 수집하는 정보체제를 비노출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협조자 부식 등에 소요되는 추가 인력과 예산부터 확보해야 할 것이다.

특히 경찰 인사권을 대통령이 독점하는 체제도 고쳐야만 경찰이 치안정보에 치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대책을 보완하지 않으면 말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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