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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웅

소설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것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문제는 부동산 정책 실패는 민생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어서 대통령의 사과 한마디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아야만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판단할 수 있다. 우선 부동산 정책 실패로 피해를 본 주민의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부터 따져보자.

대한민국은 17개 시·도로 구성되어 있다. 17개 시·도는 각기 위치가 다르지만 같은 국가라는 통일성을 유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청주에서 사과 한 개에 천원이라고 치면 서울에서도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는 게 경제정책이다.

만약 청주에서 천원하는 사과가 서울에선 만원이라면 가격 차이가 너무 커서 같은 경제권이라고 할 수 없다. 최대한 균형을 맞추는 게 경제정책이다.

부동산 정책도 균형성을 유지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으로 과밀화된 수도권에 사람이 더 몰렸다면 균형 발전에 역행한 것이고,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격차가 더 벌어졌으면 부의 불균형을 심화시킨 것이다.

문제는 대통령이 집권한 4년 동안 수도권에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고, 지방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는 사실이다. 이 뿐만도 아니다. 무주택자들이 집을 사는데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게 바로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불만이 들끓었던 이유이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원인이다.

서민들의 피해가 얼마나 극심한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5년 전 서울에 사는 한 남자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받고 홀로 사실 아버지가 걱정되어 서울 집을 팔아 청주로 이사했다.

지난 5년 동안 노부(老父)를 봉양하느라 집값에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요즘 서울과 청주의 집값 차이를 알고는 이사를 잘 못함으로써 10억을 날렸다고 한탄한다.

5년 전에 판 서울 아파트 값은 2배로 폭등했는데 청주 아파트값은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5년 전에 청주 아파트를 팔아서 서울로 이사한 사람의 예를 들어보자.

청주의 30평 아파트를 팔아서 서울에 25평 아파트를 간신히 구입했는데 그 아파트값이 2배로 폭등함으로써 벼락부자가 된 것이다.

만약 부동산 정책을 잘 했더라면 서울과 청주의 아파트 가격 차이를 더 줄였을 것이고, 벼락부자나 벼락거지를 만들진 않았을 것이다. 부동산 정책이 실패함으로써 부의 양극화가 심해진 것이다.

이보다 심각한 문제도 있다. 바로 집 없는 사람들이 집을 장만하는 게 더 어려워졌다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열심히 일해서 저축하면 시간이 문제이지 집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은 있었다.

요즘엔 아무리 노력해도 집을 살 수 없다는 절망감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피해가 이렇게 극심한데 어떻게 대통령의 사과 한마디로 끝낼 수 있나.

그렇다면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하나. 서울과 지방의 집값 차이를 줄이는 정책을 써야하고, 무주택자들이 집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수단이 세금이고 금융이다.

부동산으로 벼락부자가 된 서울사람들에겐 중과(重課)해서 부동산으로 벼락거지가 된 지방 사람을 도와야 한다. 이보다 급한 일은 무주택자들이 집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문 정권은 불로소득으로 벼락부자가 된 수도권 주민들에게 중과는커녕 세금을 깎아주는 문제로 당정청 간에 옥신각신하고 있다. 부동산으로 벼락부자가 된 수도권 사람들이 먹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려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부동산으로 벼락거지가 된 지방 사람에겐 세금을 경감해줘야 하는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어놓고 오히려 대폭 인상함으로써 지방거지의 돈을 뜯어서 서울부자에게 나눠준다는 불만이 확산할 수밖에 없다.

왜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짓을 할까? 순전히 선거 때문이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진 이유가 세금을 올렸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다음 대선에서는 세금을 깎아주는 전략으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계산을 하는 것이라고 의심하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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