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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1.06 17:45:37
  • 최종수정2018.11.06 21:17:38

최종웅

소설가

 세종역 문제가 절망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해찬 의원이 민주당 대표가 되자마자 세종역 문제를 제기할 때까지만 해도 단순히 세종과 충북의 대결로 알았다.

 그때 이해찬 대표가 던진 생뚱한 말 한마디가 의미심장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요즘서야 깨닫는다.

 사실 다른 곳은 몰라도 충북에서만은 세종역을 거론하지 않을 것으로 알았다. 세종역이 충청권의 상생을 깨는 원인이라는 이시종 지사의 건의를 받고 왜 충북만 반대하느냐고 발끈했다.

 이 말을 들은 도민은 세종역을 지지하는 곳이 세종시 말고 어디 있느냐고 묻고 싶었다. 집권당 대표가 상황파악도 못하고 지역구 챙기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돌이켜 보면 그게 호남에서 문제가 곧 터질 것이라는 사실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조금 있으면 호남에서 벌떼처럼 들고 일어날 것인데 왜 충북만 반대하느냐는 비아냥거림이었다.

 이 무렵 생뚱한 말을 한 사람이 또 있었다. 양승조 충남지사였다. 세종역에 공감한다는 취지였다. 도대체 충남지사가 무슨 이득이 있기에 이런 말을 하느냐고 궁금해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다 천안 분기역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문제를 풀 자신이 있었다. 왜냐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선 직전 청주에 와서 충청권 단체가 합의하지 않으면 세종역을 신설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했는데 설마 방치하겠느냐는 믿음이었다.

 문제가 생겼다. 호남권 의원이 하나둘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종역 뿐만 아니라 호남고속철을 천안에서 분기해 직선화하자는 것이었다. 거리도 19㎞나 단축되고 세종역도 경유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란 논리였다. 세종역을 신설하자는 분위기에 편승해 아예 직선 철로를 깔자는 주장이다.

 이때서야 우린 왜 충북만 반대하느냐고 반박하던 이해찬 대표의 진의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양승조 충남지사가 무슨 이유로 공주시의 반대를 무릅쓰고 세종역을 지지했는지도 알 수 있었다,

 세종역 문제에 호남이 끼어들었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통제권을 벗어났다는 뜻이다. 충청권 단체 간에 합의가 안 되면 세종역을 신설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호남 의원이 천안 분기역을 주장하는 것을 반대할 수 없다는 논리다.

 시월의 마지막 밤에 낙엽 떨어지 듯 쓸쓸한 소식이 날아든 것이다.

 국회에서 호남권 의원이 총망라한 가운데 간담회를 했다. 천안에서 분기하는 직선고속철을 새로 만들어 세종 공주 익산을 연결하자고 결의했다. 이 자리에는 호남 출신 거물들이 모두 참석했다. 일과성 행사로 끝날 것 같지가 않다는 뜻이다.

 가까운 거릴 두고 멀리 돌아가는 길을 직선화하자는 것인데 누가 반대할 수 있겠나? 더구나 호남이 어떤 지역인가? 영호남이라고 했다. 서슬 퍼런 군사정권 시절에도 기가 죽지 않았던 곳이다. 문재인 정권도 뿌리가 호남이다. 그들이 뭉쳐서 직선 전철을 주장하는데 어떻게 반대하겠는가.

 단지 경제성 문제만 남아 있다. 그것은 어떤 공식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가변성이 있다.

 이런 상상을 하면서 오송역을 떠올리면 허허벌판에 덩그렇게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새만금에 국제공항을 만들겠다는 말을 김현미 국토부 장관, 이해찬 대표 등이 잇따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청주공항마저 행정수도 관문 역할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청주에서 보면 새만금이 멀어보여도 대전에서 보면 지척이다. 더구나 대전 사람이 제주나 일본 등을 갈 때는 훨씬 가깝다.

 결국 충북은 행정수도를 유치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했지만 아무것도 얻는 게 없다는 결론이다. 한마디로 큰일 난 것이다. 당연히 비상상황임을 인식하고 총력 극복태세로 전환해야 한다.

 그런데도 다급해 보이지가 않았다. 국토부 장관이 국정감사장에서 현재로서는 검토계획이 없다는 말만 인용하다가 뒤늦게 이시종 지사가 SNS에 불만을 토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오송을 지키지 못하면 청주공항도 잃게 된다. 사즉생의 각오로 배수의 진을 치지 않으면 아무도 우릴 구해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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