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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6.11 17:51:10
  • 최종수정2019.06.11 17:51:10

최종웅

소설가

노인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내는 뉴스를 자주 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게 죽는 데는 순서가 없다는 말이다.

이 말은 사람이 출생하면 나이에 따라 순서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 순서는 일정한 원칙이 있으니까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4살이 되면 유치원에, 8살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식으로 교육을 받는다.

어느 정도 교육을 받으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도 생긴다.

그래서 투표권도 주고 피선거권도 갖게 된다. 더러 성장이 빠른 사람도 있고 더딘 사람도 있지만 그건 일부에 불과하다.

문제는 죽는 것이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2세이고 여자가 남자보다 7살 정도 더 산다는 따위의 통계도 있다.

그것은 통계일 뿐이고 특정인이 얼마를 살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게 노인 정책을  수립하는데 가장 큰 문제다.

김형석 박사는 100세인데도 전국 각지를 다니면서 강의를 하지만 어떤 사람은 환갑도 못살고 죽기도 한다.

그러니 몇 살부터 무슨 일은 할 수가 없다고 정할 수가 없다.

요즘 노인이 교통사고를 자주 내는 것을 보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전국 지자체들이 면허반납을 유도하는 경쟁을 하고 있다.

어떤 곳에선 65세만 되어도 면허반납을 유도하며 10만원을 주는가 하면, 전주시에서는 70세 이상 노인이 면허를 반납하면 5년간 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는 카드를 준다. 

노인 입장에선 솔깃할 수도 있다. 승용차를 굴리려면 한 달에 적어도 4,50만원은 드는데, 이 돈을  절감할 수 있는데다 시내버스까지 무료로 탈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그렇다고 당장 면허를 반납하겠다고 나서는 노인은 많지 않다. 그 이유도 간단하다.

삶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청주시 금천동에 사는 한 노인이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생활을 상상해 보자.

가경동 버스터미널까지 승용차로는 30분이면 충분하지만 시내버스는 한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

가경동은 배차 간격이 잦아서 기다리는 시간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보통 한두 시간씩 기다려야 하고, 하루에 두서너 번뿐이 없는 노선도 많다.

날씨가 좋은 계절엔  한두 시간 기다리는 것도 고통스럽지 않다.

사람 구경도 하고 풍물도 감상하면 여행 다니는 기분일 수도 있다.

문제는 엄동설한이다. 단 십 분도 견디기가 어려울 만큼 삭풍이 몰아친다.

이런 곳에서 몇 시간씩 떨어야 한다면 그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고통이다.

노인이 선뜻 면허를 반납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런 생각을 하면 서운한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차별을 받는 기분 때문이다. 어린이가 부러워서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이 보호를 받는 것은 아직 성장을 덜해서 사리분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선 노인도 마찬가지다. 단지 덜 성장한 것과 노쇠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전국 어딜 가더라도 스쿨존이 있고, 이곳에서는 어린이가 절대 보호받는다.

특히 부러운 것은 어린이 보호차량이다. 노란색으로 통일된 어린이 차량에는 경광등이 번쩍이고 일단정지라는 돌출 경고문까지 있다.

아무리 바빠도 양보할 수밖에 없다. 먼저 가라고 양보하면서 노인도 마땅히 저런 정도의 보호는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인이 서운해 하는 두 번째 요인은 텅텅 비어있는 장애인 주차장을 볼 때다.

노인이 가장 곤란해 하는 건 주차 문제다.

비좁은 주차장은 늘 만원이고, 간신히 주차한다고 해도 째깍째깍 돈이 돌아가는 소리 때문에 불법주차를 하다가 사고를 내기 일쑤다.

기능에 장애가 있는 것은 노인도 마찬가지이니 마땅히 장애인처럼 보호받아야 하는 게 아닌가.

면허를 반납하라고 재촉만 할 게 아니라 노인이 마음 놓고 운전할 수 있도록 교통표지판을 크게 하는 등 보호대책부터 확대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했는데도 적응하지 못하는 노인에게 면허를 반납하도록 유도하고, 차 없는 삶도 안락하게 보호해 주는 방향으로 노인 문제는 접근해야할 것이다.

세상살이는 나이에 따라 순서가 있어도 죽는 데는 순서가 없기 때문이다. 누구도 늙지 않을 수가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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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김진현 ㈜금진 대표이사

[충북일보] 독일의 생리학자 프리드리히 골츠의 실험에서 유래한 '삶은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이라는 법칙이 있다. 끓는 물에 집어넣은 개구리는 바로 뛰쳐나오지만, 물을 서서히 데우는 찬물에 들어간 개구리는 온도 변화를 인지하지 못해 결국 죽는다는 뜻이다. 올해 창업 20주년을 맞은 벽지·장판지 제조업체 ㈜금진의 김진현 대표이사는 현재 국내 중소기업을 이에 비유했다. 서서히 악화되는 경기를 알아채지 못한다면 결국 도산에 직면한다는 경고다.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지난해 중기부의 '존경받는 기업인 10인'에 선정된 김 대표를 만나 현재 중소기업이 처한 상황을 들었다. ◇청주에 자리 잡은 계기는 "부천에서 8남매 중 7째 아들로 태어났다. 공부를 하고 있으면 선친께서는 농사일을 시키지 않으셨다.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되고 싶었다. 슈바이처를 존경했고 봉사활동을 좋아했다. 인천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인하대학교가 어디에 있는 지도 몰랐다. 의대에 원서를 넣었지만 떨어졌고, 평소 수학과 화학 과목에 소질이 있는 것을 알고 계셨던 담임선생님께서 인하대에 원서를 써 넣어 주셨다. 인하대 화공과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뒤에도 의대 진학에 대한 미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