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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9.17 18:12:38
  • 최종수정2019.09.17 18:12:38

최종웅

소설가

어느 조직이든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있다.

이것은 생명체가 죽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속성과도 비슷한 것이다.

특히 검찰은 일반 조직과 다른 특성이 있다.

바로 수사권과 기소권 등 특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검찰에게만 특별히 부여한 권력이지만 조직이나 개인을 위해서도 얼마든지 남용할 수 있다.

만약 검찰이 수사권이나 기소권 등을 조직보호를 위해서 남용한다면 검찰은 통제 불능의 괴물이 될 것이다.

그래서 검찰의 문민 통제가 법제화된 것이다.

사회정의를 위해서 부여한 특권이 조직이나 개인을 보호하는데 남용할 수 없도록 안전장치를 강구한 것이다.

그게 바로 대통령이 검찰 인사권을 갖는 것이고, 법무장관이 수사를 지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무리 안전장치를 했더라도 검찰도 사람이 움직이는 조직인지라 그 권한을 남용할 소지도 있는 게 사실이다.

검사하면 무소불위의 권력처럼 보였던 이유다. 그래서 검찰개혁이란 문제가 대두되었던 것이다.

특히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시대에 접어들면서 검찰개혁은 시대적인 과제가 되었고, 이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아직 우린 검찰개혁을 완성하지 못한 채 정치 공방만 계속하고 있다.

기이한 현상은 검찰권을 쥐고 있는 여당은 검찰개혁을 주장하고, 그 피해자인 야당은 오히려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상적이라면 검찰권으로 적폐 청산을 해온 여당이 검찰 개혁이나 공수처 설치를 반대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한 후 쑥대밭이 될 정도로 피해를 본 야당이 검찰 개혁이나 공수처 설치를 주장해야 맞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진영 논리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진보 진영에서 추진하니까 보수 야당에서는 무조건 반대하는 것일 수도 있다.

특히 여당이 검찰개혁 문제를 국회의원 선거법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개정하는 것과 연계시킨 전략에 야당이 말려든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튼 진통 끝에 검찰개혁안은 국회에서 신속처리 안건으로 채택되어 표결만 남겨놓은 상태다.

역대 정권이 검찰개혁을 부르짖었지만 지금처럼 구체적으로 진전을 이룬 적은 없었다.

이제 시간만 지나면 검경이 수사와 기소를 분담하고, 권력기관을 수사할 수 있는 공수처가 설치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이런 시기에 느닷없이 조국 문제가 터진 것이다. 조국 문제는 사실상 사법개혁 문제와는 관련이 없는 사안이다.

조국이란 형법 학자가 사법개혁을 주장해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등용되었지만 조국 말고는 이런 일을 할 수가 없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사법개혁 문제는 청와대 법무부 등 행정부 손을 떠나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진짜 필요한 사람은 야당을 설득해서 입법할 수 있는 정치력이 있는 인물이다.

야당에서 죽기 살기로 반대하는 조국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하면서 검찰개혁을 마무리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마치 낚시꾼에게 고기를 잡아오라고 시키면서 산에다 갔다가 놓은 것과 같은 것이다.

이보다 큰 문제는 조국을 반대하는 검찰 논리가 조직보호 형식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사실 검찰이 문재인 정권을 위해서 적폐청산에 전력을 다한 것도 정권에 잘 보여서 검찰개혁 의지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검찰이 조국을 수사한다는 핑계로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세력을 보복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특히 야권이 검찰의 조국 일가를 수사하는데 찬성하는 입장에서 활동하다가 보면 자칫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세력을 보복하는 것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사실 이런 등등의 문제는 다 문 대통령이 원인을 제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권력기관 개편을 마무리하라고 하면서 정치권이 가장 싫어하는 조국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했기 때문에 파생되는 문제들이다.

최순실 문제가 박근혜 정권이 몰락하는 원인을 제공했듯이 조국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집착이 네임덕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역사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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