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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충북엔 이해찬·박지원이 없나

최종웅의 세상타령

  • 웹출고시간2018.11.20 17:35:47
  • 최종수정2018.11.20 17:35:47

최종웅

소설가

 이낙연 총리가 세종역 신설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는 소식이다.

 이 말을 듣고 충북이 환호했을 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낙연 총리는 천안에서 분기하는 호남고속철 직선화 사업의 타당성 조사도 할 의향이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평택~오송 간 복복선 타당성 조사가 상당히 진행돼 호남선 직선화 타당성 조사도 함께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 가능성도 검토해 보겠다는 말까지 덧붙였다는 것이다.

 이런 소식을 들으면서 세종역 문제는 발등의 불은 껐지만 호남선 직선화 사업은 실무적으로 착수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호남선 직선화가 착수된다면 충북이 가장 우려하는 오송역의 위상약화도 본격화되는 것이다.

 오송역은 두 가지 의미 때문에 사수해야만 한다. 하나는 국내 유일의 분기역이라는 점이다.

 호남선 직선화는 오송의 분기역 기능을 천안에 빼앗긴다는 의미다. 요즘 이시종 지사가 강조하는 강호축도 오송이 분기역이라는 데서 비롯됐다. 만약 오송이 분기역 기능을 상실한다면 강호축을 주장할 필요도 없고, 수송능력이 남아도는 충북선을 고속화할 이유도 없다.

 오송이 분기역 기능을 상실하는 것으로 끝나지도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천안에서 분기하는 직선로선이 세종을 지나가는데 역을 설치하자는 소리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 행정수도에 역이 없을 수 있느냐는 주장을 억제할 방법도 없다.

 결국 오송역은 행정수도 관문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세종역 문제는 끝이 난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잠복했을 뿐이다.

 이렇게 상황이 급변한 것은 이해찬 대표의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종역 설치가 불가하다는 공약을 하고 당선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세종역을 공론화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지나가는 말처럼 세종역 문제를 던져놓고 호남이 들고 일어나도록 부채질을 한 것은 8선 의원이나 할 수 있는 정치력이다.

 세종시에 이해찬 의원이 있다면 호남엔 박지원 의원 등이 있다.

 천안과의 격전 끝에 오송 분기역을 쟁취했고,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도저히 불가능한 문제를 검토단계까지 끌어올린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 배경에는 호남에서 야당활동을 하는 바른미래당과 평화민주당 의원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을 누르고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 숨어있다.

 결국 호남고속철 직선화 문제는 세종, 충남북, 호남의 총선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불씨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충북은 무슨 일부터 해야 할까? 무엇보다 호남선 직선화의 폐해가 어떤 것인지를 파악해 저지운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총리 면담은 물론 대통령의 공약이행도 촉구해야할 것이다.

 충북에도 이해찬 대표나 박지원 의원과 같은 정치인이 있어야만 역량을 결집해 중앙 정치권을 움직일 수 있다.

 문제는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인물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이다.

 마땅히 이시종 지사가 총대를 메어야 하겠지만 당내 위상 등 정치역량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오송 문제의 당사자인 한범덕 시장은 정치력으로 안 되면 온몸을 던져서라도 막아내야 할 위치지만 '묵언 수행 중'이라는 소릴 듣는다.

 오송이 지역구인 도종환 장관은 지역 문제보다는 문체부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변재일 오제세 등 청주 출신 의원도 있지만 민주당 소속이라서인지 문제 제기조차 삼가는 분위기다.

 지역 민주당이 이해찬 대표 등을 의식해 강력한 투쟁을 삼간다면 청주 유일의 야당 중진인 정우택 의원이라도 나서야할 텐데, 지역구 문제가 아닌 탓인지 강한 책임감을 느끼지는 않는 것 같다.

 궁여지책으로 노영민 주중대사를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현실성이 없다.

 어느 것도 승산이 없다는 결론이다. 오송역 뿐만 아니라 청주공항도 관문 역할을 상실할 조짐이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민선 정치인이 정당보다는 지역을 더 의식하도록 정치풍토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

 선거에 떨어져 정치생명을 잃느니 지역 발전에 집중하는 풍토를 조성해야만 이해찬과 박지원 같은 정치인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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