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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청주 삼겹살 거리 상인회 총무

위생관리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지난 주 위생교육을 받았다. 음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매년 한 차례 3시간씩 위생교육을 받는데 식품위생관리법의 중요한 변경 사항이라든가, 식중독 관리 및 예방법 등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요식적인 교육 과정 외에 자영업자들이 이런 교육을 통해 중요한 정보를 얻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동종 업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비교 점검하는 것이라든가, 향후 운영방향 등에 관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 등을 접해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위생교육장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었다. 자영업을 시작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사계(斯界)에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교육장에서 만난 몇몇 사람들과 공통적으로 나눈 얘기는 요즘 어떠냐·는 것이었다. 이번 달 매출은 줄지 않았냐· 얼마나 줄었냐· 인건비를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 여름 비수기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나 등등. 자신의 매출이 줄었으니 남에게 물어보는 것이고,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모르니 답답해서 그냥 던져보는 질문들이다. 물론 특별한 답변을 기대하고 묻는 건 아니다. 위생 취약시기에 실시된 위생교육장이 점점 속으로는 위기 성토장이 되고 말았다.

이날 강사로 나온 어느 대학 경영학 교수는 자영업자들의 속사정을 비교적 잘 알고 있었다. 국내외 경기의 전반적인 흐름을 나름대로 분석해 설명해 준 뒤 특히 음식점 자영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설득력 있는 전망을 했다. 금리인하를 비롯한 전 세계적인 저금리 추세로 이자수익은 줄어들고 물가는 오르니 소비심리가 위축됐다. 일본의 엔화약세에 따른 국내 경기의 악영향이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하며 우리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에 따른 가계 가처분 소득의 감소가 결국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는 경제 싸이클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참석한 자영업자들은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폐업이 속출하면서 자영업자 비중이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4월 취업자 중 자영업자는 571만 6천 명으로 전체 취업자 2천 510만 3천 명의 22.8%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4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83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국내 자영업자 수는 1983년 4월 509만 7천 명으로 전체 취업자 34.2%를 차지한 후 점차 줄다가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하향세가 급속하게 진행돼 22% 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OECD 선진국에 비해 자영업자가 월등히 많은 산업구조를 감안하면 오히려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자영업자들이 폐업 뒤 취업을 한 것이 아니라 생존경쟁에서 도태됐다는 점이다. 사회 저소득층이나 극빈층으로 전락할 개연성이 많다는 것이다. 더구나 앞으로 이런 자영업자 감소 추세는 더 가파르게 이어질 거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내가 운영하는 식당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난 4월에 비해 5월의 매출이 20% 이상 줄어들었다. 보통 5월에는 다양한 가정의 달 행사로 가계지출이 느는 바람에 외식 비중이 줄어든다는 원인분석을 하는 경우가 많아 그런대로 위안을 삼기도 하지만 문제는 6월부터 3개월 정도 비수기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인건비를 줄이지 않고는 손익분기점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홀 아주머니 한 분이 얼마 전 창업을 하며 그만두는 바람에 다행히 인건비 부담이 다소 줄어든 상황이긴 하지만.

강의가 끝날 무렵 그 교수가 웃으며 내린 결론이 비수처럼 가슴에 파고 들어왔다. 국내 거의 모든 자영업은 포화상태이며 특히 음식업은 극 포화상태다. 결국 경쟁력을 갖춘 업소만 살아남게 마련이다. 경쟁력은 각자 확보하기 나름이다. 불경기 속에서도 속으로 웃으며 영업하는 식당도 분명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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