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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9.17 15:15:07
  • 최종수정2023.09.17 15:15:07

이재영

증평군수

증평군에 있는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는 분교가 아니라 본교와 독립돼 본교의 장이 시행하는 지도와 감독 아래 본교에서 행하는 교육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담당하는 학교이다.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한 중요한 대학교다. 대학교 캠퍼스에서는 불어오는 바람마저도 싱그럽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 나무 아래 벤치는 증평의 교육환경에 대한 고민이 생길 때마다 자주 들리는 곳이다. 대학 교육 정책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까· 그에 대한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증평읍 용강리 주민들이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내 머릿속이 더 분주하다. 한국교통대학교와 충북대학교가 공동으로 교육부 핵심사업인 글로컬대학 30에 지난 6월 예비 지정돼 현재 본 지정을 위해 대응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무리 현란한 말로 포장을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교통대 증평캠퍼스는 그 시작이 간호학과다. 그것도 1914년대부터 지역의 보건을 이끌어 온 역사인 것이다.

이후 분리와 변경, 승격 등의 과정을 거쳐 2001년 청주시에서 증평군으로 청주과학대학 캠퍼스를 이전했다. 청주시에서 증평군으로 이전할 당시 캠퍼스 부지 마련을 위해 용강리 주민들은 삶의 터전인 논과 밭, 조상을 모셨던 산지 등 모든 것을 다 내주었다.

지금 생각해도 쉽게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그 시절 논과 밭은 자식과도 같은 의미였을 터인데 어떻게 마을 주민들은 한마음 한뜻이 되었던 것일까.

용강리 주민에 따르면 증평 지역에 대학 캠퍼스가 있어야 한다는 신념과 또 그 곳에서 공부할 대학생들을 위해 제 피와 살 같은 삶의 터전을 내어줘야 하는 애끓는 마음을 누르며 동참했다고 한다.

이렇듯 엄청난 스토리가 있는 학교가 단순히 정책 편의에 의한 논리에 따라 통합되고 학과가 나눠지는 등의 곡절을 겪었다. 순수하게 배움을 갈망하는 학생들이나 대학교를 품고 있는 지역의 의견은 배제된 채 대학의 발전이라는 타이틀로 이제까지 모든 일들이 진행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평군민들은 증평캠퍼스 대학생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숙소, 식당, 편의시설 등 교육 환경을 만들어 갔고 대학생들은 그 마음을 아는 듯이 열심히 공부하며 밝은 웃음을 주민들에게 선사했다. 증평캠퍼스 축제에 주민들도 함께하고 졸업한 학생들이 취업을 하면 첫 월급을 들고 하숙했던 집을 찾아와 정을 나누기도 한다.

대학구조개혁이 있었던 2015년에는 대학본부에서 증평캠퍼스의 학과를 충주로 이전하고 최종 폐쇄를 추진한 사건이 있었다. 이에 증평캠퍼스 조직 구성원들과 대학생들이 학내분규를 일으킬 정도로 극렬히 반대했고 2016년 3월부터는 증평군 주민들도 증평캠퍼스 폐쇄 저지를 위해 증평캠퍼스 조직 구성원들, 대학생들과 함께 폐쇄 반대 서명, 집회, 협상 등 행동에 나서기 시작해 결국 2016년 8월 당시 총장으로부터 증평캠퍼스 존치 확정과 활성화 적극 추진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영어학과, 사회복지학과, 국제통상학과 등이 소리 소문도 없이 다른 지역으로 이과(移科)하였다. 그러기에 지금 추진되고 있는 글로컬대학 30은 지역을 다시 어수선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충북대와 교통대에서는 명분을 쌓으면서 안심시키고 있으나 검색사이트 내용에 따르면 '한국교통대와 충북대학교가 공동으로 글로컬대학 30 사업에 참여, 현재 예비지정이 된 상태로 본지정이 결정될 경우 증평캠퍼스의 모든 학과는 청주와 충주로 이전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라고 단정 짓고 있다.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날리 없다'는 의미심장한 격언을 떠올리게 하는 이러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교통대와 충북대가 통합하고자 하는 것을 바라보는 증평지역 주민들은 간절한 바람이 생겼다. 증평캠퍼스를 역사와 스토리가 있는 간호학과를 중심으로 한 보건계열 특화학교 즉 생명과학분야의 중점대학으로 육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약대와 의대, 식품계열과 복지계열이 학과를 증평으로 배치하고 생명과학 분야의 중심이 되는 증평캠퍼스가 돼야 한다. 충분히 경쟁력 있고 가능한 이야기다. 증평캠퍼스 주변으로 증평 스마트복합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지식산업센터와 그린바이오벤처캠퍼스, 농산물가공센터 등을 구축해 바이오 클러스터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준비를 이미 시작했다. 이는 오래전에 청주과학대학이 증평으로 온 것이 우연이 아니라 미래의 산업적 구도를 읽은 결과기에 이번 통합논의가 지금껏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증평캠퍼스가 이원화 캠퍼스로서 확실하게 경쟁력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강력하게 희망한다.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의 깊은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고, 증평군민들과 함께 있는 지금과 앞으로 함께 할 미래 창조 가치를 알아보는 혜안(慧眼)을 가져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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