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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특집 충북일보클린마운틴 -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트레킹(3)

3. 제티오구스와 스카즈카, 이시쿨

  • 웹출고시간2023.07.09 17:41:45
  • 최종수정2023.07.09 17:44:56
ⓒ 함우석 주필
스카즈카가 소설 속 어린왕자를 부른다. 사막의 계곡 사이로 난 흙길로 들어간다. 갑자기 눈앞에 기막힌 풍광이 나타난다. 여기저기 튀어나온 이색풍광이 놀랍다. 눈은 커지고 말문이 막히며 감동 상태다. 심장이 벌렁거리며 온몸이·곧 정지된다. 이시쿨 호수의 첫 느낌은 아름다움이다. 젤 먼저 멀고 먼 수평선이 눈에 들어온다. 호수 면이 아침햇살을 받아서 반짝인다. 잔잔한 파도를 만들며 아름답게 빛난다. 호수 저 멀리 천산이 하얀 눈을 이고 간다. 천산과 어우러진 호수 풍경이 기막히다.
[충북일보] 헤밍웨이가 극찬한 중앙아시아로 간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서 여행을 시작한다. 이어 키르기스스탄 여러 곳을 탐방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맛본다. 허나 처음 간 지역에선 누구나 긴장한다. 여행을 많이 해본 베테랑도 다르지 않다. 처음 여행지에선 그저 초보자일 뿐이다. 그래도 낯선 곳에서 느끼는 떨림이 좋다. 내 여행의 시작과 끝은 비교적 단순하다. 시작은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공항이다. 마무리는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다.

브로큰 하트 바위

ⓒ 함우석 주필
◇7마리 황소바위, 제티오구스

이틀간 트레킹을 마치고 산장을 나선다. 내려갈 때는 두 다리 대신 사륜구동이다. 산악용으로 개조한 러시아제 차량이다. 길은 돌덩이와 진흙 구덩이 오프로드다. 발아래로는 천 길 같은 낭떠러지가 있다. 험한 산 비탈길을 정말 내려갈 수 있을까. 걱정은 그저 탑승자만의 우려일 뿐이다. 늙은 러시아제가 롤러코스터 타듯 간다.

카라콜 시내 호텔에서 짐을 찾아 떠난다. 알틴알라샨서 제티오구스로 곧장 간다. 스카즈카 협곡에서 90㎞ 떨어져 있다. 두 조각난 심장 모양의 큰 바위가 보인다. 생긴 모양새대로 이름도 브로큰 하트다. 곧이어 기묘한 바위 덩어리가 나타난다. 일곱 마리 황소가 모여 서 있는 모양이다. 제티오구스라 불리는 붉은 바위산이다.

이시쿨 일출

ⓒ 함우석 주필
건너편 언덕에서 바라보니 더 실감난다. 마을 너머 붉은 바위 봉우리가 우람하다. 더 가까이 올라가서 보니 정말 대단하다. 사진 감상 때와 실물 느낌이 사뭇 다르다. 붉은 사암이 마을 쪽을 병풍처럼 감싼다. 언덕에서 발밑으로 내려 보니 오묘하다. 마을 전역이 사방팔방 붉은 바위들이다. 도대체 누가 요 모양을 만들어놓았을까.

제티오구스는 일곱 마리 황소를 뜻한다. 제티가 일곱, 오구스가 황소를 의미한다. 주위 산들도 온통 붉은 주름을 하고 있다. 시루떡을 비스듬히 뉘어놓은 형상이다. 거대한 검붉은 모래바위가 흐르듯 선다. 밑으론 가느다란 계곡이 느리게 지난다. 저 멀리 흰 눈 이고 선 뾰족한 산이 보인다. 제티오구스 마을이 푸른 나무에 덮인다.

이시쿨 호숫가 마을 보콘바에보로 간다. 언덕에서 내려와 다시 호숫가로 향한다. 이시쿨 호수가 끝없이 이어달리기를 한다. 말만 호수 일뿐이지 망망대해나 똑같다. 최대 지름 180km로 수평선이 바다 같다. 천산산맥서 흘러드는 물줄기가 80개다. 차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협곡으로 간다. 멀리 구름 위로 설산이 가깝게 다가온다.

스카즈카 마을 추장의자

ⓒ 함우석 주필
◇동화협곡, 스카즈카

점심을 먹고 스카즈카 협곡으로 옮긴다. 뜬금없는 도로이정표를 따라 들어간다. 붉은 사암 형상에 연방 탄성이 올라온다. 천체망원경 속 화성과 토성의 표면 같다. 검붉은 풍경이 외계의 행성처럼 낯설다. 산줄기 사이로 마른 강줄기가 뻗어간다. 하늘 떠도는 뭉게구름마저 야성적이다. 햇살 받은 산맥은 장엄하면서도 멋지다.

모양이 재미있어 동화 협곡으로 불린다. 긴 세월 풍파로 조각된 붉은 사암지대다. 미국의 브라이스 캐년을 많이도 닮았다. 물론 크기나 규모 면에선 비교가 어렵다. 근데 탐방로 시작부터 위험이 도사린다. 협곡 길은 생각보다 가파르고 미끄럽다. 곳곳이 곧 부서질 것처럼 모래가 흐른다. 안전하게 서서 사진 찍기엔 부담스럽다.

매표소는 허름하고 안내판도 별로 없다. 탐방로 곳곳에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다. 손대지 않은 원래의 자연 모습 그대로다. 미끄러운 사암지대 높은 곳은 위험하다. 그래도 인위적 시설을 찾아보기 어렵다. 흔한 안전용 줄조차도 스카즈카엔 없다. 시설이라면 계곡 입구 화장실이 전부다. 너무나 아름답고 이색적인 여행지다.

유르트 내 공기순환문

ⓒ 함우석 주필
미지의 계곡 사이로 난 산길에 들어선다. 갑자기 눈앞에 기막힌 풍광이 나타난다. 기대감이 오십에서 백 이상으로 오른다. 눈은 커지고 말문이 막히며 감동 상태다. 심장이 벌렁거리며 온몸이·곧 정지된다.·갑자기 툭 튀어나온 이색풍경에 놀란다. 높은 봉우리서 바라본 풍광이 기막히다. 스카즈카가 소설 속 어린왕자를 부른다.

화살표 방향으로 비포장 길을 따라간다. 좁은 협곡 안에서 별 세계가 펼쳐진다. 태초 원시 지구·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협곡은 전체적으로 적색이 주를 이룬다. 자세히 보면 알록달록 색들이 박혀 있다. 흙 속에 든 광물질이 내는 색이라고 한다. 붉은색은·철 성분 산화로 드러난 색이다. 신이 만든 조각 전시장이란 말이 맞는다.

짧게 트레킹 마치고 협곡을 빠져 나온다. 차가 아직도 이시쿨 주변을 길게 달린다. 호수 옆으로 산 쪽의 사막화가 심각하다. 짓다 만 주변 미완성 건물은 볼썽사납다. 달리고 달려 보콘자에보르에 도착한다. 보기 드믄 유르트 게스트 하우스다. 유르트 안에서 경험하지 못한 향이 난다. 숙소 화장실과 샤워장은 기대 이상이다.

북쪽으론 이시쿨 호수가 가까이 있다. 남쪽으로는 천산산맥이 펼쳐져 아름답다. 해질 때와 해뜰 때가 아름다운 마을이다. 이 곳 유르트 숙소서 투숙키로 결정한다. 여주인은 친절하고 기품을 갖추고 있다. 아직 어린 12살 10살 자매가 엄마를 돕는다. 서너 살 쯤 돼 보이는 막내딸이 더 귀엽다. 이런 풍경이 오래도록 유지됐으면 한다.

이시쿨 토템 석물

ⓒ 함우석 주필
쪽빛 바다호수, 이시쿨이시쿨과 직접 대면은 정말 감동적이다. 멀리 만년설산 천산이 하얗게 다가온다. 바로 앞엔 바다 같은 쪽빛의 호수가 있다. 천산 위에선 태양이 화산처럼 타오른다. 호수에 다른 하나의 태양이 이글거린다. 붉은 얼굴 두 개가 신비롭게 잘 어울린다. 하늘에 하나 호수에 하나가 붉게 빛난다. 영화 속의 먼 외계행성에 서 있는 듯하다.

이시쿨 여행은 다양한 체험을 하게 한다. 유르트 숙박은 천산의 기를 받는 기회다. 차를 마시며 보는 별보기는 낭만적이다. 호수 따라 드라이브도 환상적 경험이다. 한쪽에선 에메랄드빛 호수가 반짝인다. 다른 한쪽에선 만년설의 천산이 빛난다. 해질 무렵 호수에 물든 석양은 장관이다. 평생 잊지 못할 멋진 추억을 만들어준다.

이시쿨은 보석보다 귀한 자연선물이다. 매년 200만 명 이상이 이 일대를 찾는다. 산 위서 보는 이식쿨은 아주 고즈넉하다. 석양이 구름 뒤로 숨는 모습이 신비롭다. 석양으로 천산 하늘이 황홀하게 물든다. 이식쿨서 본 천산 저녁 조망은 일품이다. 별이 총총한 밤하늘 보며 여행을 즐긴다. 한 밤의 키르기스스탄 민요가 구성지다.

아름다운 휴식, 이시쿨의 밤이 깊어간다. 밤공기를 맞으면 유목민의 맛을 더한다. 새하얀 유르트가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우리가 묵은 곳은 현지 체험형 유르트다. 이국에서 먹은 라면 맛이 아주 특별하다. 동연 아우가 제공한 라면 맛이 오래간다. 고마움이 늘 마음 한 구석에 남을 것 같다. 보콘자에보르 유르트서 하루가 지난다.

바람소리에 잠을 깨 문밖을 내다본다. 새벽에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생경하다. 듣고 있노라면 빗소리가 연상될 정도다. 바람 소리 때문에 꽤나 춥다고 느껴진다.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호수 쪽으로 뻗어 있는 작은 길을 걷는다. 물빛은 맑고 짙푸른 쪽색으로 투명하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아침 해를 맞는다.·

천산의 만년설이 녹아 이시쿨에 닿는다. 수백 물줄기 모아져 바다호수를 만든다. 눈이 볼 수 있는 한 시야를 멀리 펼쳐본다. 호수 동쪽 저편에서 붉은 태양이 솟는다. 잉걸불 같은 태양이 일망무제로 빛난다. 수평선 위로 떠오른 불덩이가 아찔하다. 설국의 아름다움을 장엄하게 드러낸다. 여태껏 봐왔던 다른 일출보다 뛰어나다.

이시쿨 아침의 첫 느낌은 아름다움이다. 젤 먼저 호수의 수평선이 눈에 들어온다. 호수 면이 아침햇살을 받아서 반짝인다. 잔잔한 파도를 만들며 아름답게 빛난다. 아침 윤슬을 보면서 모래사장에 앉는다. 한동안 이식쿨 호수와 눈 덮인 산을 본다. 보고 있노라니 떠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경이로운 자연과 한 시간이 벌써 그립다. <계속>

글 싣는 순서

1. 알마티 차른계곡
2. 알틴아라샨과 아라쿨패스
3. 제티오구스와 스카즈카
4. 송쿨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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