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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6.17 17:55:07
  • 최종수정2018.06.17 17:55:32

시간의 변화에 따라 풍경의 깊이가 달라진다. 해안 절벽을 따라 천연목재 데크길이 이어진다. 백수해안의 독특한 절경이 집약돼 펼쳐진다. 칠산바다의 드넓은 풍경이 제대로 드러난다. 자연과 인공의 힘이 합쳐진 건강길이다. 바람 맞은 노을길에서 솔향기와 굴비 냄새가 난다.

ⓒ 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2018년 6월19일 오전 10시 전남 영광 백수해안노을길을 찾는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 회원들의 입가에 함박웃음이 돈다. 바다로 내려가는 길이 해안 절벽 끝에 다다른다. 길 곳곳에 조망대가 여럿이다. 여기에 오르면 데크길과 갯벌, 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노을길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길이 아니다. 사람의 힘으로 애써 만든 데크길이다. 해안도로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생태탐방로도 겸하고 있다. 그다지 길지 않다. 걷다 보면 수많은 풍경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모자바위

가장 먼저 모자바위와 거북바위가 보인다. 멀리 칠산도와 안마도, 송이도 등도 다가온다. 곳곳에 산책길과 주차장, 전망대가 있다.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기본 배경이다. 상쾌한 공기와 맑은 햇살마저 덤이다.

오늘 들머리는 해안도로 옆 노을전시관이다. 바다를 정면으로 데크가 정갈하고 깨끗하다. 단아한 느낌까지 든다. 갯내음과 솔향이 해안 가까이서 몸을 섞는다. 그늘로 찾아와 시원한 바람이 된다. 눈과 귀가 저절로 맑아진다.
회원들이 해안절벽을 따라 만들어진 데크 위를 걷는다. 유월 훈풍이 살갑게 얼굴을 때린다. 상쾌한 공기가 한 가득 밀려온다. 맑은 하늘 아래 백수해안 노을길이 드러난다. 길옆으로 환하게 핀 진분홍빛 송엽국이 유난하다.

바람 맞은 회원들이 데크 숲속을 요리조리 뚫고 간다. 칠산바다가 아름다움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유월 하늘 아래 선명하게 펼친다. 시간 변화에 해안 풍경이 달라진다. 태양의 세례로 점점 더 발랄해진다.

몇몇 회원들이 나무 계단을 따라 해안 끝에 다다른다. 느릿하게 걸어가 바다와 마주한다. 막 깨어난 바다가 수줍게 인사한다. 여름 냄새가 물씬 묻어나온다. 평탄한 모래톱이 개펄 위로 뚜렷이 나타난다. 썰물에 드러내고 밀물에 감춘다.

노을전시관앞에서 본 칠산바다

거북바위, 모자바위가 차례로 보인다. 슬픈 이야기를 간직한 채 서 있다. 시간을 박제한 듯 바다 풍경이 느리게 펼쳐진다. 개펄에 어느새 물이 들어찬다. 길게 늘어진 어망에 생명이 깃든다. 변함없이 활기찬 생명의 터다.

한낮 태양의 정열이 또 다시 풍경을 바꾼다. 바다에 빛이 들어 더 아름답게 흐른다. 못다 진 해당화가 파란 바다를 그리워한다. 진분홍빛 첫사랑을 추억한다. 감수성 예민한 회원 하나가 허전함을 시나브로 고백한다.

회원들이 해안 쪽 바위 안쪽 길로 발길을 옮긴다. 서해안의 아름다움이 시원하게 드러난다. 노을길의 바람이 온 몸에 스며든다. 깊숙이 들이마시고 길게 내뱉는다. 짭짤한 천일염 숙성 굴비 맛을 느낀다. 바위 하나가 밀려난다.

백수해안 등대

회원들이 '건강365계단'에 다다른다. 칠산정에도 오른다. 계단길을 요리조리 잘도 올라간다. 칠산정 아래 풍경이 지금까지 모든 걸 압도한다. 가파른 산비탈과 바위 사이로 놓인 길도 유려하다. 곡선을 그리며 요리저리 굽이친다.

바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걷는다. 푸른 바다와 함께 그림 같은 풍경을 빚어낸다. 아무 곳이나 멈춰 서면 절경이다. 아무데나 서도 그곳이 바로 풍경 감상 포인트다. 사진을 찍으면 그대로 작품이 된다.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해변에 붉은 빛이 돈다. 바닷물이 온통 붉은빛으로 물들어 간다. 석양이 물드는 시간에는 어디든 명품이다. 맑은 날이면 칠산도와 송이도가 보인다. 칠산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안마도까지 들어온다.

바다 거북이가 산으로 가려 한다. 아이를 품은 어머니 모습의 바위도 있다. 저물어가는 아름다움을 떠올린다. 쓸모 잃은 것의 쓸쓸함을 헤아린다. 초여름 모든 게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아름다운 시간이 길게 흐른다.

백수해안 노을길 범종.

바다에 딱 붙은 길이 유연하게 굽이친다. 해안을 따라 곡선이 참 예쁘다. 무작정 걷기만 해도 그냥 상쾌해진다. 이른 아침 숲속이 청량하고 시원하다. 맑고 순결한 기운이 하루 종일 흐른다. 해안 데크길에 송엽국이 핀다.

탁 트인 갯벌과 데크길 대형 소나무가 풍경 둘을 만든다. 자연이 길을 풍요롭게 만든다. 길옆이 온통 초록색 크레파스 세상이다. 태양의 정열에 더 환하게 모습을 바꾼다. 마음 깊은 위로가 그곳에 있다.

흙탕물이 드넓은 갯벌을 채운다. 내리쬐는 볕에 출렁인다. 여름이 시간을 정리하며 지는 아름다움을 천천히 준비한다. 한복판을 건널 준비를 한다. 초여름 햇살이 노랗게 반짝거린다. 생각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

바다는 순간순간 변화를 가꾼다. 새롭게 물결을 치며 상황을 바꾼다. 새로운 물결이 새 자리를 차지한다. 안주 아닌 도전을 항상 가르친다. 우리 곁에서 끝없이 교훈을 준다. 회원들의 유쾌한 수다가 이어진다.

처음 제자리 노을전시관 앞에 다시 선다.

불갑사 전경

취재후기 - 불갑사(佛甲寺)를 찾아서

다시금 물이 차오른다. 빠지는 시간에 비해 들어차는 시간이 꽤 빠르다. 선명하게 새겨놓은 모든 자취가 사라진다. 조용히 눈을 감고 지나온 시간을 관조한다.

불갑사로 향한다. 버스 밖 풍경은 여전히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다. 아름다운 영광의 풍경을 천지신명으로 알린다. 법성포를 지나 불갑사에 다다른다. 94차 충북일보클린마운틴 일정이 불갑사에서 마무리 된다.

이즈음 꽃무릇(일명 상사화)은 물론 없다. 피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초록 잎만 삐죽삐죽 보인다. 불갑사 가는 길은 붉은 빛 대신 초록빛이 온통 지배한다. 붉은 빛은 그저 저 멀리 불갑사 전각의 단청에서 빛날 뿐이다.

불갑사 경내를 둘러본다. 유서 깊은 고찰이다. 전남 영광군 모악산을 배경으로 터를 잡고 있다. 백제에 불교를 전파한 마라난타가 침류왕 1년 창건했다. 절집의 처음 이름은 제불사(諸佛寺)였다. 불갑사는 훗날 불리게 된 이름이다.

절집 이름이 부처 불(佛), 첫째 갑(甲)이다. 그만큼 으뜸이란 뜻이다. 불갑사의 문화 재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대웅전(보물 제830호)다. 단청을 하지 않아서 더 고풍스럽게 보인다. 처마 조각과 연꽃 문양의 문살이 유명하다.

불갑사는 오랜 기간 동안 여러 번의 중창을 거쳤다. 1680년 중건한 뒤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국전쟁(6·25전쟁) 때는 산내의 여러 암자 등이 불타버렸다. 아직도 복원되지 못하고 터만 남은 곳도 있다.

불갑사 입구부터 불갑사 경내까지 이르는 길은 고즈넉하다. 그늘진 산책코스를 따라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걷다 보면 찾아온 여름을 느낄 수 있다. 붉은 융단 펼치는 꽃무릇의 풍경도 즐겁지만 초록의 맛도 적잖이 괜찮다.

물론 꽃무릇이 피기 전 누리는 호사다. 너무 일러 꽃무릇은 아직 피지 않았다. 길을 걷다 보면 쏟아지는 여름을 느낄 수 있다. 그 속에 나를 던져놓고 오랫동안 서 있을 수 있다. 마음에 고요와 희열이 깃드는 시간이다.

유월 한낮 불갑사 가는 길은 한적하다. 피안으로 드는 숲길이다. 꽃무릇 고독과 정열을 함께 생각한다. 가장 뜨거운 날 피어남을 떠올린다. 수행의 고통을 재본다. 깨달음과 피안이 교차한다. 넓은 세계가 여러 가지로 진동한다.

불갑사에 꽃무릇이 필 날을 기다린다. 만수사화(曼殊沙華)가 닿길 소망한다. 클마 회원들과 인연을 생각한다. 삶에 정답은 없다. 소란한 마음을 내려놓는다. 만다라꽃, 마하만다라꽃, 만수사꽃, 마하만수사꽃들이 비 오듯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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