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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석

충북중앙도서관 영양사

공무원 시험경쟁률이 점 점 더 치열해진다는 소식이다. 친구의 아들은 지금 7년 동안 공무원 시험에 목숨을 걸고 있다. 나이도 어느덧 서른이 훌쩍 넘겨 중반으로 치닫고 있으나 끝이 보이지 않으니 걱정이라는 친구의 힘없는 목소리가 안타까울 뿐이다. 2016년 서울시 9급 공무원 평균경쟁률은 84대 1이라고 한다. 충북 지방직 공무원 평균경쟁률 또한 만만치 않다. 희망을 잃고 흔들리며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취업문은 좁기만 하다. 꼭 공무원에 목숨 걸지 말고 딴 길을 찾아보라는 말을 차마 못하고 "이번에 되겠지 너무 걱정하지마라" 하고 위로를 했다.

헬조선 아라는 말이 있다. 지옥(Hell)과 조선(朝鮮)을 합성한 신조어로 말 그대로 '지옥 같은 대한민국'이란 뜻이라고 한다. 현실에 대한 청년층의 불안과 절망, 분노가 드러난 단어로 인터넷에서 시작되어 최근에는 언론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헬조선을 외치는 이유는 열정페이, 무급인턴, 비정규직 이라는 이름으로 젊은이들의 꿈을 좌절시키는 현실 때문일 것이다. 그뿐 아니라 청년 실업자와 신용불량자인 '청년실신' 이십대 태반이 백수인 '이태백'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한 젊은이들은 '삼포세대'에 살고 있다. 즉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 하거나 기약 없이 미루는 세대란다. 서글프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치열한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은 이제 마음 문을 닫고 혼자 고민하고 혼자만의 세계에서 마음에 상처가 덧나 사회 부적응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이 늘어가는 현실이다.

고단한 청년세대에게 위로의 처방을 내리는 마음치유 자판기인 '마음약방' 2호점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이다. 서울문화재단이 시행하는 삭막한 세상을 살아내고 있는 마음이 아픈 젊은이들을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치됐다. '마음약방'은 단돈 500원을 넣고 자신의 마음상태를 선택해 그에 맞는 처방을 제공받는 마음치유 자판기이란다. 서울시청 시민청에 있는 '마음약방' 1호점을 선두로 대학로 서울연극쎈터에 2호점이 문을 열었으며 대구에도 생겼다는 소식이다.

마음약방의 처방전에는 각자 증상에 따라 영화나, 연극, 도서목록 그리고 산책길을 추천해준단다. 또한 만들어 먹으면 기분이 나아지는 음식을 처방하고 이밖에도 비타민, 손난로, 구급밴드 등 위트 있는 물품이 들어 있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사회의 소통의 부재는 극에 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와 걱정 그리고 그나마 이렇게라도 그들을 잠시 위로 할 수 있는 문화적 콘텐즈가 생겼다는 것에 안도의 마음이다.

나의 청소년기에는 대가족에 대한 불만과 막막하기만 했던 미래와 죽고 싶도록 피하고 싶었던 가난한 현실 앞에 좌절과 절망의 젊은 날을 보냈다. 숨 막히도록 많은 형제들은 부담스럽고 거추장스러운 존재라고 생각 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칠남매가 살을 부비며 살았던 시절은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마음의 상처는 할머니의 따뜻한 입김과 어머니의 위로와 형제들의 보살핌으로 스스로 치유가 되었다.

나는 대가족속에서 배려와 양보를 배웠고 긍정의 마음을 키웠으며 걱정과 불안은 모두 함께 나누웠기에 부족하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을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젊은이들은 따뜻하고 위로 받을 수 있는 대가족의 울타리가 없으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 그리고 사람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성세대인 우리는 지금 부터라도 젊은이들 에게 먼저 다가가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결코 두렵고 힘들지 않다고 혼자 고민하지 말고 긍정의 마인드로 마음의 근력을 키우다 보면 세상은 아름다워 보일 거라고 말하고 싶다. 누구나 젊은 시절엔 앞이 보이지 않고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고 암울하게 살아가지만 지나고 보면 그 시절이 그립고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다. 힘들은 젊은이들이여! 잠시 쉬었다가 가자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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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